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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한 번의 키스

작성자
Lv.69 사자인
작성
12.01.21 21:03
조회
2,407

작가명 : 푸른빗자루

작품명 : 단 한 번의 키스

출판사 : 조아라

  제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소설 중에 보고 눈물을 흘린 작품이 딱 두 작품이 있습니다. 하나는 조창인 님의 ‘가시고기’이고, 다른 하나는 푸른빗자루 님의 ‘단 한 번의 키스’입니다. 아니, 어쩌면 눈시울이 붉어지게 만든 작품들이 아마 더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울음을 감추려고 끅끅 거리며 간신히 입을 가리고 눈물 닦아 내기에 바쁘게 만든 작품은 제 인생에 단연코 이 두 작품 뿐이었습니다.

  ‘팬픽’이라는, 선뜻 손이 가기 힘든 장르에서 꽃 핀 이 ‘단 한 번의 키스’라는 작품은 ‘소녀시대’라는 걸그룹과 만나 언뜻 가벼운 인상을 줍니다. 에이, 팬픽이 거기서 거기지. 소녀시대? 아홉 명이랑 짝짜꿍 하는 소설인가?.... 흔히 팬픽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선입견과 소녀시대라는, 팬픽에 흔히 쓰이는 걸그룹이라는 소재는 괜찮은 작품을 찾아 읽으려는 사람들에게는 별반 흥미를 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저 또한 팬픽에 대한 인상이 별로 좋지 않았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얼마 전 감상란에 올라온 감상글을 보고, 또 그 밑에 달린 호의적인 댓글들을 보면서도 정말 괜찮은 작품일까 하는 의심이 있었습니다. 하도 칭찬일색이라 한번 속는 셈 치고 그 글에 클릭을 하고서.. 그야말로 쉬지 않고 다음편을 읽고, 다음편을 읽었습니다.

  걸그룹의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오랫동안 노력해온 것에 보상받지 못했다는 좌절감으로 지친 소녀의 시점으로 시작되는 ‘단한키’는 가상의 인물인 ‘송희만’이라는 가수로 연결되며 정말 있을 법한 에피소드들을 보여줍니다. 실제로 있었던 사실들에 입각해 재구성되는 에피소드들에 소녀시대의 각각의 사연이 녹아들며, 보는 내내 ‘아, 진짜 있었던 일이 아닐까?’하는 의심까지도 갖게 만듭니다.

  무엇보다도, ‘단한키’의 주인공인 송희만의 존재는 이제껏 보지 못했던 주인공상을 보여줍니다. 처절하리만치 어두운 과거로 인해 스스로를 세상과 단절시켜버리고 위태위태한 삶을 사는 주인공.. 어떻게 보면 주인공에 가장 어울리지 않는 캐릭터인데도 끌리는 강한 매력이 있습니다.

  한 명의 매니저와 한 명의 코디의 도움으로 어둠 속에서 가까스로 발매한 ‘소망’이라는 타이틀의 앨범과.. 이후 다시 어둠 속에서 누구에게도 반응하지 않고 폐인처럼 살아가는 주인공.. 그리고 아이러니하게도 이 앨범을 듣고 좌절을 딛고 회생하여 주인공의 열정적인 팬이 되어 팬사이트 ‘소망500’의 회원이 된 사람들..

  송희만과 소녀시대와 소망500.. 그리고 각각의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어우러지며 때로는 유쾌하고 때로는 진지하고 때로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냅니다.

  ‘팬픽’이라는 장르에 담긴 선입견을 깨트려 준 ‘단 한 번의 키스’.... 일독을 권합니다.


Comment ' 3

  • 작성자
    Personacon sard
    작성일
    12.01.21 21:50
    No. 1

    소시빠들이 넘쳐나는 조아라 팬픽들은 제게 그 선입견을 너무나 확고하게 심어버렸습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 있더라도 팬픽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색안경을 끼게 되네요... 과연 이 글을 쓰신 분에 말씀처럼 선입견을 깨줄지...

    아무튼 좋은 감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0 조경래
    작성일
    12.01.22 01:12
    No. 2

    팬픽이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장점을 살리고 현대의 고심점들을 잘 접목한 수작입니다. 정성을 들이지 않고는 절대 나올 수 없는 글이지요. 팬픽에 대한 안좋은 선입견을 깨는 '작품'이라고 감히 말씀드립니다. 아니 오히려 이 소설 때문에 팬이 되시는 분들도 있으실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벽암(碧巖)
    작성일
    12.01.22 13:31
    No. 3

    소시팬픽이 저아랫동네에서 난무하던 시절에 저도 정말 욕 많이 했죠. 그러다가 뭣때문에 이난리냐 싶어 읽어나보자 해서 인기있는거 하나하나 읽어봤습니다. 결과는 역시 휴지 더미들이더군요.
    그러나 그중 하나 My Way라는 글을 읽고는 정말 감탄을 했습니다. 잘썼더군요. 물론 재미도 있었습니다. 그글 읽고 소시 동영상도 찾아 봤을정도였으니까요. 그전에는 소시 관심도 없었고 그냥 떼거지로 나온 몸매좋은 애들정도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ㅎ
    그뒤에도 팬픽이 올라오면 혹시나 싶어 꾸준히 봤습니다만 역시나 연예인들에게 환상을 품은 자위물뿐이었습니다. 그러던중 덜컥 걸린게 단한번의 키스였습니다. 읽다가 보면 많은 설명으로 인해 좀 장황하게 느껴질때도 있었지만 이 모든걸 감수하게하는 매력적인 글입니다. 한마디로 감동이 살아있는 글이랄까요?
    이 두작품은 팬픽이라도 읽어보시면 왠만한 글보다는 훨씬 좋다는걸 알수있으실겁니다. 팬픽이라는 장르가 진흙과 쓰레기 구덩이이지만 이 두작품은 거기에 피어난 연꽂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작품이라는 단어가 아깝지 않은 글이죠. 일독을 권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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