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다수
작품명 : 다수
출판사 : 다수
세상에는 많은 명작이 있지만 빛을 보는 것은 얼마 되지 못합니다.
제가 적어놓은 글들이 그렇다고 할 수 있겠네요.
1. 결보 - 이상성격강호
제목과 뒷표지 내용이 안티(...)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제목은 보시다시피 이게 뭥미? 하는 수준의 제목이고
뒷표지 내용은 이전 세계에서는 서울대 법대+정신 차려 보니 하북팽가의 자손이라는 대략적인 먼치킨 공식과 근접합니다.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작명센스 덕분에
양판소를 좋아하는 사람은 제목을 보고 안 고르고
양판소를 싫어하는 사람은 뒷내용을 보고 고르지 않습니다.
어쩄든, 겉에 보이는 것은 이렇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정말!! 정말 굉장합니다. 일반적인 소설과는 궤를 달리하지요.
판타지 쫌 읽었다 하는 독자라면, 심하게 주인공을 굴린다.. 하는 소설일지라도 적과 싸울 때 주인공이 죽을까봐 조마조마해하진 않습니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달랐습니다.
저 같은 경우엔 진짜 주인공이 죽을까봐 조마조마했었습니다.
주인공이 적과 싸우면서 그야말로 처절하게 탈탈탈 털리다가 마지막에 간신히 이기는... 그런 싸움.... 스포가 될까봐 말을 더 못하겠는데 정말 격투씬이 박진감 넘치고 손에 땀을 쥐게 합니다.
그리고 또 하나 더.
잘 만든 히로인 한 명 열 히로인 부럽지 않다...라는 말이 실감이 날 정도입니다. 세월의 돌을 생각해 보시면 좋을 듯 하네요. 세월의 돌의히로인인 유리카 매력적인 이유는 전민희 작가가 글을 잘 살렸기 때문이죠? 이 글도 마찬가지입니다. 작가분이 글을 잘 살렸기 때문에 하나뿐인 히로인이라도 빛을 발하는 겁니다. 자극적인 소재만을 찾아 열 명, 스무 명씩 히로인을 만들지 않습니다.
히로인도 정말 개념 히로인입니다. 마치 어린아이처럼 주인공이 돌봐 줘야 되고 주인공이 없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머리는 면사를 쓰기 위해 있는건지 아니면 생각을 하라고 있는 건지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히로인이 아닙니다.
능동적으로 생각하고, 능동적으로 판단하는 그런 히로인입니다.
또하나 더
이야기의 전개를 보면 물 흐르듯이 그냥 흘러갑니다.
'어? 나라면 이렇게 했을 텐데?'
이런 의혹이 없습니다.
'그 상황에서라면 나라도 그렇게 했겠다'라고 독자들이 생각하게 할 만큼 상황 전개 능력이 탁월합니다. 그리고 현대의 지식을 무분별하게 사용하지 않습니다. 안 사용한다는건 아니지만 지킬 건 지킨다 라는 쪽이죠.
그리고
소름 끼치는 심리 묘사
책을 읽으며 주인공의 생각, 그 주변 인물의 생각이 서술되어 나오는데 하나같이 악역이면 악역답게 심리 묘사를 해서 정말 감탄을 넘어서 소름이 끼칠 지경입니다.
극 중에 정체를 숨기면서(부인에게까지 비밀로 했습니다) 암약하는 최종보스가 나오는데 자기 부하들과 무림을 어떻게 요리할까 토의를 마치고 부인과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소름이 끼쳤습니다, 위선자의 끝을 봤다고나 할까요....
마지막으로
흔하디 흔한 소재를 썼는데도 전혀 어색하거나 뻔하지 않습니다.
어디선가 한 번 봤을만한 점들의 적절한 사용과 작가분의 독특한 생각이 어우러져서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낸다고나 할까요..?
실제로 이 소설을 보면 몇몇 애니나 만화책에서 볼 만한 설정들이 꽤나 나옵니다.
히로인은 몸이 허약하고(그렇다고 미소녀는 아니지만..ㅋ 미녀에 가깝죠?) 주인공은 정체를 숨기고 다니고 주인공과 같이 다니던 일행 중에 정체를 숨긴 전대의 고수가 있고 주인공은 악기를 잘 다뤄서 현대의 곡들을 이쪽 세계에 풀어 놓고 현대의 지식을 이용하여 적을 물리치는 등등......
다 어디서 봤을만한 설정인데 전혀 어색하거나 진부하지 않습니다.
2008년도 그 즈음에 봤었던 책인데 정말 인상깊게 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소장하고 있지요.
이 분의 다른 작품으로는 대역무사가 있습니다.
그 책은 읽어보지 않아서 패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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