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천유
작품명 : 독보지존
출판사 : 로크미디어
백천유라는 작가가 있습니다. 첫번째 작품인 '악마전기'라는 책으로 무협의 안티히어로의 새양상을 만들어 큰 호평을 받았지요. 처녀작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의 필력과 질을 보여주셔서 많은 분들을 팬으로 만드셨죠. 저 역시 '악마전기'를 재밌게 본 사람이라 지금도 백천유 작가의 이름을 보고 선뜻 손이 갔습니다.^^ (새우깡과는 비교가 안되는 끌림이 있었죠)
사실 백천유 작가님의 두번째 책인 '혈루무정'은 독자의 입장에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습니다. 그건 작가님에 대한 아쉬움이라기보다는 출판사와 현시장에 대한 아쉬움이었습니다. 혈루무정의 표지는..... 솔직히 지금 생각해봐도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죠. 로크라는 거대 출판사에서 얼마나 일을 대충하면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지금 생각해도 충격입니다. 1,2권을 봤을 때 제 눈이 이상하지 의심할 지경이었죠. 거기에 조그종결까지 겹치며 정말 안따가웠습니다. 6권이라는 짧은 권수로 완결되기에는 너무 안타까운 이야기였으니까요.
암튼 혈루무정의 이야기는 여기가지 하고 새 작품 '독보지존'으로 본격적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저만 그런지 모르겠는데 백천유 작가님의 작품을 보면 제일 먼저 주인공의 성격이나 성향이 먼저 보입니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 추현은 적화린처럼 완전한 악마성을 가진 자도 아니고 공손탁처럼 명망있는 신진고수도 아닙니다. 고아라는 신분에 여러 아이들을 친동생처럼 돌보며 위로는 건달패에 시달리는 한 마디로 사회의 가장 약자 중 하나입니다. 재밌는 것은 주인공을 그렇게 괴롭히던 건달패도 막상 지나가던 무림인의 사소한 시비에 병신이 되는 약자이고 그 때문에 무공을 익히고자 하는 점입니다. 추현의 세계에서 강자는 약자를 그 약자는 그보다 더한 약자를 통해야 살 수 있는 세계입니다. 어쩌면 강호의 본질이 약육강식이랄 수도 있겠네요. 주인공이 무공을 얻게 되는 과정도 참 기구합니다. 어릴 적부터 먹고살기 위해 배운 안마술이 있습니다. 기락이라는 건데 이건 기존의 안마술과는 전혀 다른 신세계의 안마술입니다.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모든 여성의 꿈!!!! '초단기 완벽 다이어트'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튼 살도 없습니다! 요요도 없어요! 그저 주물럭 거리면서 뚱뚱한 자의 생기를 흡수하면 추현은 생기를 받을 수 있고 받은 사람은 살까지 빠지는 겁니다! 이건 현대사회에서 최고의 돈버는 방법인데 추현이는 세상을 잘못 태어났군요. ㅜㅜ( 아 지금 태어났으면 못 배웠겠네요.)
하지만 복이 화가 된다고 특이한 안마술 때문에 마교의 무공을 배운 것으로 오해받고 무림맹에 의해 지하뇌옥에 갇히게 됩니다. 그리고 거기서 같은 처지의 죄수들에게 무공을 전수 받게 됩니다. 죄수들의 무공은 무슨 천하제일의 무공이나 산을 날리는 무공이 아니라 그들이 살아온 삶의 흔적과 노력, 한이 담긴 무공입니다. 전 개인적으로 100년 전 부터 내려온 천하제일의 무공이니 하는 걸 싫어합니다. 자신이 살아온 인생관과 피와 담이 담겨야 진짜 무공이라고 할 수 있는 거겠죠. 추현은 무공과 함께 무림맹에 대한 죄수들의 한과 분노도 배우게 됩니다. 그리고 추현의 강호출동은 한 순전한 소년이 한 사람의 무사로 성장하는 과정이 리얼리티 있게 나타납니다. 때로는 삼류들의 독에 당하기도 하면서 경험을 통해 한 사람의 무사가 되어 헤어진 동생들을 찾고 강호의 음모와 엮이며 독보지존을 향해 가는 이야기^^ 여러분들도 추현과 함께 강호를 독보해보지 않으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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