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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4.06.28 16:29
조회
1,580

취운장을 담담히 읽었습니다.

최정인 작가가 소설 취운장에서 보이려 한 것은 슬픔입니다.

슬픔을 도구로 삼아 자신이 말하고픈 바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슬픔은 익숙하지 않은 감정입니다. 분노가 오히려 살갑습니다.

서로를 갈구하는 사랑임에도 이루어질 듯 이루어지지 않는 것에서 감정이 복받칩니다.

무엇이 더 서로에게 행복한 일인지 모르고 배려를 이유로 회피하는 모습엔

그 멍청한 행동들에 분노가 먼저 오르고, 가라앉을 즈음이면 슬픔이 차오릅니다.

분노가 알맞지 않기에 더더욱 슬픕니다.

취운장 2권말에서 생사의 고비를 맞은 것은 한 여인이 아니라 작가였습니다.

자칫 늦었다면 칼 들고 작가와 생사의 혈투를 벌였을 지도 모릅니다.

최정인 작가는 곳곳에서 주인공 운에게 시비를 겁니다. 독자를 분노케 합니다.

정확히는 작가가 아니지만 작가에게 사주를 받은 자들이 운을 괴롭힙니다.

그렇습니다. 엽기적인 시선입니다. 작가가 저의 감정을 쉴 세 없이 몰아치려 하니

자연스레 꼬운 시선이 나오고 있습니다.

운의 그 무위가 아니었다면 자칫 호된 일을 당하기 쉬워 위태위태한 일들이 벌어집니다.

비록 위험치 않다 해도 거슬린 말들로 운을 몰아세울 때는 명치가 야금야금 타들어 갑니다.

작가는 은근히 속삭입니다. 그 분노를 세상에 풀어 버리라고 말입니다. 살기가 돕니다.

자칫 넘어갔다면 운과 함께 온 강호를 피바다로 물들이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바야흐로 3권 초입입니다. 작가는 비밀을 밝혀 주인공을 세상에 매이게 만듭니다.

사문에 대한 비밀은 사실 비밀이라 할 것도 없습니다. 결국 시간이 문제였을 뿐.

이제 홀로 청정하려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되었습니다.

이게 어떤 의미를 갖는 지 당신은 아십니까?

모르신다면 경기도 과천에 있는 취운장(☎031-***-****)에 전화해서 숙박예약을 해보십시오.

그럼 한 예쁜 목소리의 사환이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현재 슬픔과 분노와 원한님께서 단체로 예약 대기 중입니다.”

분노해 다그치면 움츠러든 목소리로 한마디 추가합니다.

“죄송하지만, 행복님은 곧 떠나실 예정입니다. 이 후 예약은 없으실 거랍니다.”

  하지만 두려워할 건 없습니다. 이 후 새로운 시작이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넘어졌다면 일어나면 되는 겁니다. 생기는 감정 하나하나가 이야기에 몰입할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그리고 고난이 클수록 행복이 크다는 것을 안다면 오히려 즐거움에

부르르 떨 수도 있습니다. 취운장은 그런 작품입니다.

(그래, 어느덧 해탈한 듯 합니다)

만약 당신이 3권말까지 읽었다 한다면 전 어깨를 두드려 줄 겁니다.

저도 당신도, 모두 뒤에 언덕을 두고 있으니 이제 편하게 걸어갈 일만 남았습니다.

잘 해봐야 이제까지보다 나쁘겠습니까?

이제 4권을 기다리며 전 잠시 대나무 숲에 들어가렵니다. 쫓아오지 마세요.

조용히 저 혼자 할 일이 있습니다.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터벅터벅...

....

...

..

.

(후 이쯤되면 아무도 듣지 않겠지?)

“chuiwoon-jang' That ticks me off!”

<<후기(epilogue):    

Then a strange sound                     그런데 산에서

came from the hills.                      이상한 소리가 들려 왔습니다.

Whenever the wind was blowing,         바람이 불 때마다,

"'chuiwoon-jang' That ticks me off!       "취운장, 정말 열 받게 하네.

Woo~~~~~~~~ Ah ah ah..."            우~~ 아아아"

was heard from the bamboo trees.       하는 소리가 대나무 숲에서 들려왔습니다.

This rumour started to spread.           이 소문이 점점 퍼졌습니다.

The Writer was upset to hear that.       이 소문을 들은 소설가는 화가 났습니다.

"Cut down all the bamboo trees,"          대나무들을 몽땅 베어라

ordered the writer.                        소설가가 명령하였습니다.

So all the bamboo trees                   그래서 대나무들은 모두

were cut down.                           잘리고 말았습니다.

There were no more strange sounds      그 후엔 산에서 더 이상

coming from the hills.                     그 소리가 나지 않았습니다.         >>

전 정말 담담히 읽었습니다.


Comment ' 9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6.28 16:31
    No. 1

    -_-;;;;;;;;;
    인위인위님의 공력이 날이 갈수록 깊어지는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용마
    작성일
    04.06.28 16:54
    No. 2
  • 작성자
    Lv.53 박람강기
    작성일
    04.06.28 18:53
    No. 3

    감상신공의 한 경지를 추구하시는 모양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돈오공
    작성일
    04.06.28 19:53
    No. 4

    허어! 정말 감상글의 또 다른 경지를 보는 듯한.....
    요즘 아예 작정을 하신 것 같습니다 그려~ <ㅇ.ㅇ>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4 ArRrRr
    작성일
    04.06.28 22:01
    No. 5

    정말 잘 쓰시네요.
    꼭 ~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도마옥지
    작성일
    04.06.28 22:57
    No. 6

    감상 잘 보았습니다..^^
    작가의 시비가 독자를 분노케 한다는데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7 無何有
    작성일
    04.06.29 13:57
    No. 7

    epilogue 2

    After WinnyWinny is gone, a sprout grew out among a cut-off bamboo.
    인위인위님이 사라진 후 잘린 대나무 사이에서 새싹들이 돋아 났습니다.

    Each time it was blowing, a sprout whispered to each other. " Are you sure that all is over ?" "Is it true that you have a downward slope only ?"
    바람이 불때마다 새싹들은 작은 소리로 속삭였습니다. "정말로 모든것이 끝났다고 생각해?" " 당신에겐 내리막길 만이 남아 있을까?"

    On a sprout whispering, Choi Jung-inn who is hidden behind the clouds smilled wickedly and showed his face in a certain time.
    새싹들이 속삭일 때마다 구름 뒤에 숨은 최정인이 사악한 미소를 지으면서 얼굴을 드러내곤 했습니다.


    - 원, 맞게 쓰기나 한건지....인위인위님의 평에 충격 받은 기념으로 적어 봤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둔저
    작성일
    04.06.29 14:21
    No. 8

    갑자기 영어들이 난무..-_-;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4 벽암
    작성일
    04.06.29 15:51
    No. 9

    WinnyWinny - 이거 이상한디용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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