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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무사 - 나와 그의 이야기

작성자
견인불발
작성
04.06.10 18:27
조회
842

1. 나의 이야기

충청도 시골마을에서  중학교를 다니다가 충주시에 있는  인문계 고등학교로

진학을 한 제게 '도서대여점'이라는 개념은 환상이었습니다.

학교도서관은 빈약했고 경쟁이 심했습니다. 그리고 시립도서관은 너무 멀었

습니다.  읽고 싶은 책을 돈만내면 빌려준다는 것은 촌놈이던 제게 너무나도

환상이었지요.

(만화방은 이름만 들어봤습니다. 거기는 대학들어와서 처음 가봤지요.)

그리고 거기에서 '대도오'를 만났습니다.  제가 접한 첫 무협이었습니다. 그

곳에서 사람의 의지력에 감탄을 하게 만든 '독보건곤'도 여타의 추리소설보

다 더 뛰어난 '영웅독보행'도 만났더랬습니다.

돌이켜보면 주말을 기해 책을 잔뜩 쌓아놓고 밤새 무협을 읽으며 느꼈던 희

열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2. 그의 이야기

얼마전에 '현당'이라는 녀석을 만났습니다. 전날 마신 술이 덜깨 골골하며

방안을 뒹굴거리다가 읽으려고  침대 머리맡에 두고 잔 '그림자무사'가 씨

익 웃고있길래 아무 생각없이 책을 펼쳤습니다.

참 재미있는 녀석입니다. 저처럼 잘생겼... 쿨럭~ 안하던 거짓말을 하려니

기침이... 쳇~ 저처럼 음흉하다고 해야 맞겠군요.

음흉함이야 저와 비슷합니다만, 독특하게도 녀석은 얼굴까지 잘생겼습니다.

게다가 인복도 있지요.  사형수에서 남궁세가의 소가주로 한방에 인생 로또

를 터뜨리고  게다가  과거 그의 조직원들은 시간이 흘러도  그를 잊지 못합

니다. 부럽게도 치밀하기까지 합니다.

읽는 내내 덤벙대는  나 자신과  녀석을 하나씩 비교해 가면서, 유쾌하게 진

행되는 글의 마력에 흠뻑 빠져 들었습니다.

그건 정말 마력입니다.

그리고 우리네와는 조금 다를 법한  딴세상 이야기 같다는 생각이 나이를

먹고 세파에 찌들면서 조금씩 느껴졌는데 '무협'안에도 사람이 살고 있다

는 아주 단순한 이야기를 담담하게 펼치는 그 글에 녹아버렸습니다.

정말이에요. 녹아버렸어요. 손가락이 녹아버려서 자판치기도 힘들다구요.

3. 너도 똑같은 놈이군

'이성을 볼 때 어디를 제일 먼저 봐요?' 라는  질문에 한동안 꽤 깊게 생각해

본적이 있습니다. 전 선입견이 심해서 첫인상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뭐 첫

인상이라고 해봤자 별거 있나요.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혹성탈출틱한 외모보다는 월하의 미녀까지는 안바

래도 뭔가 독특한 매력을 풍기는 사람이 좋습니다.

근데 이 현당이라는 놈도 마찬가지란 겁니다.  기껏 탈출해놓고도 모용미를

본 순간 그 짧은 자유를 뒤로하고 남궁세가로 돌아갑니다.

나중에 본 바로는 탈출 가능성이 극히 희박하다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일단

은 모용미가 아름다웠기 때문일듯합니다.

쳇! 나같으면!!

돌아갑니다. 죽기전에 화려한 로맨스라도 한번 해보고 죽어야지요. 여자 손

한번 못 잡아보고 죽으면 몽달귀신 됩니다. 무섭죠? 어흥!

현당은 뭐 녀석의 행태로 보건대 몽달귀신의 위험은 극히 확률이 적긴 하겠

지만서도 장가는 들어야지요.  보니까 아직 화끈한 로맨스도 못해본것 같은

디, 건곤건의 유이건처럼  가슴시린  사랑은 아니더라도 밍숭맹숭한 싸랑이

아니라 한마리 불나방이 되어 불타는 싸랑은 해봐야 할것 아닙니까.

자...  이녀석 불타는 싸랑을 하기위해서인지  아니면 살기위한 방편의 하나

인지는 여러분 판단에 맡기고요, 전 누이좋고 매부좋고 꿩먹고 알먹고 님도

보고 뽕도따고 현당도 살아남고 로맨스도 하고 라는게 녀석의 심정이었으리

라고 강력히 주장합니다.

무슨 말이냐구요?

20세기 희대의 액션스타 복수혈전의 명배우 이경규씨가 그랬잖습니까.

'별들에게 물어봐~'

4. 성장 그후의 이야기

사람을 느끼고 사람을 알아가고 그리고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는 그가 3권이

후에 어떻게 성장해서 다가올지 기대하고 있습니다.

20세기 희대의 섹시 미녀가수 신신애양이 '세상은 요지경'이라고 말했던 것

처럼 그를 둘러싼 요지경 세상을 어떻게 헤쳐나올지 또 앞의 난관과 다가올

좌절을 어떻게 극복할지 셀레는 마음으로 기다립니다.

오랜만에 과거의 가슴설렘을 다시 맛본 지금 책방으로 달려가야겠습니다.

혹시 아나요?

'신간'이라는 활자를 뒤집어 쓰고 있는 무공비급이라도 있을지요.

5. 덧붙여서...

유쾌하게 즐겁게... 읽은것 만큼  그렇게 유쾌하게 즐겁게 조악한 글솜씨로

써보고자 했습니다.

혹여 등장하는 장난스런 말투에 기분 상하신분이나 계실런지 걱정이군요.

더운 날입니다. 모두들 빠삐코 하나씩 드시고 힘내세요~

홍성흔 만큼 튼튼하게 화이팅!!


Comment ' 3

  • 작성자
    Lv.15 노레이션
    작성일
    04.06.10 20:57
    No. 1

    ㅎㅎ 기분이 상하다니요.
    오히려 기분이 유쾌해지는 감상문입니당^^
    좋은 감상문을 읽게 해 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움...부러워라;;; 저도 이렇게 유쾌한 감상문을 쓰고 싶어요~
    튼튼하게 감상문 하나 더!! 올려 주셔요 ^___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야옹
    작성일
    04.06.10 22:36
    No. 2

    빠삐코라니...갑자기 그리워 지네요..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검무혼
    작성일
    04.06.11 03:22
    No. 3

    감상문 잘쓰시네요 ^-^;; 각 취향 차이지만... 저는 왠지 살짝 껄끄러웟어요;; 그 모라그래야 되나.. 순진한 약혼녀가 나중에 즐기다니 -_-;; 황당하면서 약간 어이없네요;; 정말 주인공의 대단한 머리는 굉장히 놀랬다고 볼수 밖에 없네요;; 근데.. 주인공이 정말 천하의 난봉꾼이란게 문제네요;; 처음엔 문체가 마음에 들어서 파바박 2권까지 봣는데.. 아직 무협을 아주 많이 접한건 아니라 그런지 몰라도.. 진정한 결투씬과 박투씬! 화끈한게 좋네요 ^-^;;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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