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던전의 신
작가 : 화풍객
출판사 :
포탈 : http://novel.munpia.com/44643
이 작품의 제목은 식상함의 상징입니다. [던전], 그리고 [-의 신]. [테니스의 신], [요리의 신], [연기의 신], [주식의 신], [신의 연기] 등등의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그리고 그러한 네이밍 센스에 반발해 독자들이 반발을 쏟아내는 가운데, [-의 신]이라는 제목을 사용한 것은 작품에 그만한 자신감이 있거나, 만용이거나, 둘 중 하나겠죠.
또한 이 작품은 전형적인 레이드 소설입니다. 정말 너무나도 전형적이어서, 별다른 설명도 필요 없을 지경입니다.
이 작품의 대표적인 클리셰와 문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이계 정복 후 귀환
이계의 주신을 이기고, 다시 지구로 되돌아옵니다. 다만 여기서 문제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우선 주인공은 주신을 이겨놓고선 죽이지 않고, 그냥 지구로 귀환합니다. 이건 누가 보아도 [이후에 주신이 복수하리라]는 예언에 가까운 떡밥입니다. 아니, 떡밥이 아니고, 그냥 예고입니다. 떡밥은 어느 정도 숨겨져 있어야 떡밥이라 부르는데, 이건 대놓고 드러냈거든요.
독자마다 생각하는 바가 다를 수도 있겠지만, 주인공은 이계에서 주신에 버금가는 권능을 손에 놓고서도 바로 지구로 돌아옵니다. 주신이라면 생명도 좀 만들어 보고, 사람들도 갖고 놀아보고, 할 수 있을텐데, 그냥 돌아온다는 것. 저는 하도 많이 보아서 이상함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네요. 그냥 그러려니 합니다.
2. 추락
비행기는 적어도 상공 20,000 피트에서 돌아다닙니다. 일부 국제선의 경우 40,000 피트에서도 돌아다닌다고 하지만, 일단 20,000 피트라는 가정 하에 보도록 합니다.
20,000피트는 약 6 km입니다. 지상 6km. 엄청나게 높은 위치이죠.
그렇게 높은 곳에서의 온도는 약 -20도, 기압은 지상에 비해 약 절반.
참고로 에베레스트의 정상이 고도로 약 8km입니다. 거기까지 오르는 등산가들은 보통 천천히 시간차를 두고 이동합니다. 물론 걸어가는 속도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시간차가 생기기도 합니다만, 시간차 없이 그냥 헬리콥터로 올라가버리면, 문제가 생깁니다.
우선 엄청 춥습니다. 영하 -20도에서 -30도인 곳에 맨 몸으로 갔다간 얼어서 죽습니다. 그리고 공기의 밀도도 약 절반, 혹은 그 이하입니다. 숨 막혀서 죽습니다. 고산 지대에 적응하지 못하면 빈혈도 일어나고, 가만히 있는데 숨이 벅차기도 하는데, 그것과 비슷합니다.
주인공은 일단 -20도의 환경에서도 멀쩡히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거기서 SPAWN, 생겨났거든요. 그리고 심폐지구력도 어마무시합니다. 이론적으로 보아도, 일반인의 두 배는 되겠죠.
그리고 수백 도의 온도도 견뎌냅니다. 6km를 자연 낙하하면, 공기와의 마찰에 의한 온도 상승은 최소 수백 도. 피부가 뜨겁다는 표현도 없는 것을 보면, 필력이 모자르거나 주인공이 수천 도도 가볍게 견뎌내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수정합니다.
우주 밖에서 떨어지지 않는 이상, 공기의 밀도가 높기 때문에 온도가 그렇게까지 상승하지 않는다고 하는군요. 고온 관련한 내용은 수정!
어쨌든 주인공의 순수 육체 능력이 그 정도입니다.
3. 비행기
비행기에 있는 승객들이 사진을 찍는다? 어림 없는 소리입니다.
엄청난 속도로 떨어지는 물체를, 카메라가 잡아낼 수는 없습니다. 아니, 카메라를 꺼내기도 채 전에 주인공은 이미 저 아래에 있겠죠.
설사 찍어냈다고 해도 기내에서는 인터넷이 돌아가지 않습니다. 돌아가더라도, 유료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국내 항공사는 제공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전파 때문에 비행기가 불안정해질 수 있거든요.
당연히 비행기가 인천에서 부산으로 가지 않는 이상, 그 짧은 시간 내에 사진이 퍼질 수는 없습니다. 백번 양보 해서 사진, 동영상들이 인터넷에 올랐다 해도 그게 화제가 되려면 몇 시간은 걸립니다. 당연히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픽션에 지나지 않는 모순입니다.
4. 필력
이 작품은 흥행하는 일부 레이드 소설들을 보고, 비슷하게 베껴 쓰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설정에 대해 설득력있게 전달해내지 못하고, 스토리는 목적 없이 돈만 버는 것. 어떠한 범세계적인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다면 이 작품은 행복하게 살았답니다-하는 엔딩으로 끝나야 정상인, 그런 구조입니다.
주인공에겐 아무런 목적 의식도 없고, 아무런 의지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저 돈을 벌어서 집을 사고, 가난으로부터 탈출하고, 행복해지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필력도 모자랍니다.
사냥을 하는데, 콩알 만큼의 긴장감이나 박력도 보이지 않습니다. 그냥 [때려 잡았다]하는 수준의 묘사가 끝입니다.
5. 주인공
주인공은 강하고, 머리도 그럭저럭 돌아갑니다. 위기도 없고, 전투도 그냥 대충 때려 잡기만 합니다.
즉, 특별한 개성이나 매력이 없습니다.
톡톡 튀는 외적 모습이나, 말투, 특성, 기지, 능력 하나 보이지 않는, 전형적인 주인공입니다. 보통 이런 인물은 주인공의 동료 정도로 등장하기도 하는데, 이 작품의 주인공이 가질 동료는 어떨지 궁금합니다.
이 작품은 클리셰조차 제대로 베껴내지 못한 작품입니다. 기존 [플레이 더 월드], [둠스데이], [나는 귀족이다]와 같은 작품들을 보고 생겨난 [레벨업 어게인], [파밍 마스터], [던전 마스터] 등등의 작품을 베껴내려다 실패한, 전형적인 아마추어 작품입니다.
필력. 스토리 전개력. 설정. 세계관. 현실성. 개연성. 목표 의식. 무엇 하나 제대로 갖추어진 것이 없습니다. 무난함을 넘어, 재미가 없습니다.
특히 스토리가 무척 무난하다 못해 재미가 없습니다.
20편 넘어서까지 단순 사냥-돈 의 무한 반복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뒷 세력이라거나, 비밀 이야기 하나 드러나지 않고, 단순 사냥만으로 내용을 때우고 있다는 말이지요.
추가로, 주인공의 이름이 특이하게도 [추성훈]. 꼬투리를 잡을만한 것은 아니지만, 독자의 몰입을 방해하면서도 돕는 요소이기도 합니다. 주인공의 모습이 [강인한 사내]라는 것을 유추할 수 있게 하기에 몰입을 돕는다 볼 수도 있겠으나, 동시에 뭔가 이상한 기분이 듭니다.
장점은.... 잘 모르겠네요. 클리셰가 가장 큰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것 외에는 보이지 않습니다.
오타가 거의 없고, 필력도 그럭저럭.
참고로, 저도 이 글이 엄청 날카롭고 비난적인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지적을 해보고 싶었습니다. 아직 작품 초반이니, 이러한 점들을 고쳐주었으면 한다-는 것을 강렬하게 어필해보고 싶었으니까요.
다만 작가가 이 글을 볼 지, 그리고 수정할 지에 대해선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작가는 댓글을 보지 않는 것인지, 이러한 내용들을 지적하는 댓글이 있음에도 수정하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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