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좁은 한국 시장에서 신작을 ‘내’ 소설로 성공하기란 힘들다란 걸 깨닳고 반년 동안 끙끙 앓았다 부활했습니다.
웹소설 판에서 비슷비슷한 소재들로 풀죽을 쓰는 걸 보고 과거 양판소 시절과 비교해 전혀 발전하지 않았다 혐호하며 나만은 그러지 않겠다 다짐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게 아니더라고요 글을 쓰며 먹고 살기 위해선 내 글을 쓰는 게 아니라 남의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내가 아닌 출판사가 원하는 글을 써야 하고 내가 아닌 독자가 원하는 시장이 원하는 소설을 써야 합니다.
작가들이 비슷한 장르, 소재로 풀죽을 쑤는 건 그들이 실력이 없어서 그것 밖에 쓸 줄 몰라서가 아니라 그렇게 써야 남이 원하기 때문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신작 집필에 들어갔습니다만 스타일이란게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더라고요. 심지어 쓰는 동안 작품에 정이 붙어 버려서 제 걸로 만들고 싶단 욕망에 져버렸습니다. 웃기더라고요. 우습게 봤던 풀죽 같은 소설조차 못 쓰다니.
문피아 게시판을 이러저리 보다가 과거에 제 소설을 읽었던 분이 쓴 글을 읽었습니다. ‘ 왜 인기 없을까가 아니라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작품을 쓸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어느 작가의 치열한 고민이 잘 들어난 멋진 소설’
지금까지 살면서 가족도 아닌 타인이 이렇게나 날 지지해 준적 있었던가? 생각이 들면서 숫자로만 보이던 조회수와 선작이 사람으로 보이더군요. 틀린 길이 아니라면 내 길을 가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생각도 들고요.
겨우 제자리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앞으로도 잘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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