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걸 다 기억하는 여자'는 괴로워
기사입력 2008-05-11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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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영국의 한 42세 여성이 14세 때부터 일어난 모든 일을 하나도 빠짐없이 기억하고 있어 괴로운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텔레그래프지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질 프라이스라는 이 여성은 14세이던 1890년부터 자신이 몇 시에 일어났는지, 누구를 만났는지, 심지어 매 식사 때 무엇을 먹었는지 등 사소한 것들을 모두 기억해내는 것으로 알려져 놀라움을 주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기억력을 두 개로 나눠진 텔레비전 스크린으로 묘사하며 한 쪽에서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또 다른 쪽은 제어할 수 없는 과거 기억들이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의 뇌 속에 잠재돼 있던 과거 기억들이 노래나 냄새 등 일상적인 요소들에 의해 자극 받아 홍수처럼 뿜어져 나온다고 설명했다.
지난 몇 년간 프라이스를 연구해 왔던 캘리포니아 어바인 대학 제임스 맥고우 신경학 박사와 연구팀은 그녀의 이 같은 증상에 대해 '과대기억증(Hyperthymetic syndrome)'이라는 신조어로 설명했다. 이는 그리스어인 '기억'이라는 뜻의 시메시스(thymesis)와 초월한다는 뜻인 '하이퍼(Hyper)'가 합쳐진 용어다.
맥고우 교수는 그녀에게 아무 날짜나 물어보면 프라이스는 몇 초 만에 해당 날짜가 어떤 요일이었는지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또는 그 날 어떤 중요한 일들이 발생했는지 등을 모두 기억해낸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녀가 10세부터 34세까지 기록했던 일기를 토대로 그녀의 말이 사실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스파이스는 자신의 이 같은 과대 기억증상이 가족이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8세 때부터 시작됐으며 14세 이후 부터는 "모든 것들을 완벽하게 기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가족의 이사와 같은 일이 트라우마로 작용, 뇌를 점차 변화시킨 원인일 수 있다며 "특히 어린이들의 경우 이사를 하게 되면 이전 생활에 대해 기억하려고 하는 경향이 짙은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프라이스는 선명한 기억들 때문에 휴식을 취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때때로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녀는 "대부분의 기억들을 따뜻하고 좋은 느낌이지만 모욕 받거나 견딜 수 없이 당황스러운 순간까지도 잊어버릴 수가 없다. 이런 나의 능력은 몇 년간 나를 무력하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외에도 프라이스와 비슷한 능력을 보이는 성인 5명과 '과대기억증 가능성이 있는' 50여명이 발견됐다고 전하며 MRI 스캔으로 이들의 뇌를 분석한 결과 정상인들과 조금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프라이스와 다른 3명의 과대기억증 소지자들은 모두 왼손잡이로 TV 가이드, 오래된 영화, 영화관람표 같은 것들을 모으는 수집증상 등이 발견됐다고 전했다.
정옥주기자 [email protected]
ㅡ . ㅡ ; 우리가 판타지에서 흔히말하는
모든걸 기억하는 드래곤에 필적할만한..
하지만.. 인간으로써..
좋지 않은일들을.. 평생 아주 생생하게 기억하고 살아간다는게
힘들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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