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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만든 집 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9.11.14 01:28
조회
1,387

제목 : 레고로 만든 집, 2001

저자 : 윤성희

출판 : 민음사

작성 : 2009.11.12.

“다른 모습으로 조각된 삶이라도, 결국 우리는 닮은꼴이란 말인가?”

-즉흥 감상-

  아무리 당연히 그렇게 될 것이라 예상되는 반복에 가까운 일상이라도 예기치 않은 변수는 존재하나 봅니다. 아무튼, 생각보다 시간이 걸려버린 만남이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하는군요.

  작품은 몸이 좋지 않은 아버지와 어딘가 상태가 좋아 보이지 않은 오빠와 함께 살고 있으며, 본인은 이런 생활이라도 유지해보고자 복사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한 여인의 이야기인 [레고로 만든 집]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새로운 집에서 새로운 삶을 살아가려던 또 다른 여인이 집의 이전 주인이었던 다른 여인과 자신을 혼동하는 사람들을 마주하게 되었다는 [이 방에 살던 여자는 누구였을까?]로 계속되는 이야기의 장이 열리게 되는데요. 아무튼, 앞선 이야기에서 종적을 감춘 여인으로 인식되는 사람과 관련하여 그녀의 옷과 수첩이 식당에서 발견되었지만, 찾아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그녀의 수첩에 기록되어있는 사람들끼리 한자리에 모이게 되고 [서른세 개의 단추가 달린 코트], 기념일 안내를 생업으로 삼고 있는 여인의 이야기 [당신의 수첩에 적혀 있는 기념일], 취업을 준비하고 있었다는 것은 잠시, 생계를 유지하기위해 자신이 받아왔던 경품들을 헐값에 팔아넘기고 있는 한 여인의 이야기 [악수], 자살과 일상의 다양한 죽음들의 경계를 마주하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 [그림자들], 개인의 운세를 알려준다는 ‘달력자판기’를 중심으로 과거와 현재의 그림을 맞춰나가는 두 여인의 이야기 [모자], 검은 정장의 남자들을 피하는 중이라는 남자, 죽음이 자신을 피해간다 말하는 남자, 자신과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의 사망소식에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여인의 이야기 [터널], 같은 연립주택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층만 아니라면 된다는 두 남자가 서로의 집을 바꾸게 되면서 또 하나의 인연이 꿈틀거리게 되고 [계단], 늦은 밤의 시간. 정전과 함께 울려 퍼지는 어떤 여인의 비명소리를 저 멀리서 듣게 되었다는 것으로, 주인공 여인은 자신의 친구와 함께 했던 지난 날을 회상하게 되는데 [새벽 한시]와 같은 이야기들이 하나 가득 담겨져 있었습니다.

  이런 간추림만 보셔도 눈치 체셨겠지만, 이번 작품은 단편집입니다. 그것도 영화 ‘그 남자의 책 198쪽 Heartbreak Library, 2008’을 통해 알게 된 윤성희 작가님의 다른 작품들이 궁금해 만나보게 된 이번 책은, 음~ 개인적으로는 무척이나 읽기 힘들었습니다. 뭐랄까요? 초기 작품이기 때문인지 부드럽거나 자연스럽지 않았다기보다는 아직 더 다듬어질 수 있을 원석과 보석의 중간 단계를 마주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고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그러면서는 각각의 이야기들이 가지를 조금씩만 더 뻗게 될 경우 하나의 덩어리가 되지 않을까 나름 긴장(?)하면서 만남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책 197페이지. 그곳에 저의 시선을 잡아끌었으며 위의 즉흥 감상을 이끌어낸 문장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결국 우리들은 모두 닮은꼴이에요.’인데요. 그 문장을 읽는 순간 이야기들은 서로 닮아있는 체로 두는 것이 가장 편안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이야기는 어떻습니까? 그 어떤 이야기들과도 차별화 되어있습니까? 아니면, 무수한 닮은 속의 일부분 입니까? 네?! 하루하루 살아가기에도 바쁜데 그런 생각이나 할 시간이 있긴하냐구요? 음~ 개인적으로는 이 모든 것이 상대적인 입장차이니, 비슷함 속에서 자신만의 맛이 나는 삶을 인지하는 것이 제일 재미있지 않을까 해보렵니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또 하나의 이야기 묶음을 만나 볼 수 있었습니다. 어딘가 하나 가득 우울하고, 이가 빠져있는 것 같기에 서로의 조각을 맞춰보고 싶어 안달 나게 한 이야기들의 묶음. 그럼, 그동안 정신없이 바빴던 일상 속에서 놓쳐버리고 말았던 저자분의 또 다른 단편집인 ‘감기, 2007’을 만나보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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