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교고쿠 나츠히코
작품명 : 철서의 우리 상, 중, 하
출판사 : 손안의책
1950년대 도쿄 인근의 하코네. 수수께끼의 거찰 명혜사를 취재하기 위해 하코네의 산중에 있는 여관 '센고쿠로'에 묵고 있던 <희담월보>의 아츠코와 동료 이쿠보 일행 앞에 승려의 시체가 홀연히 나타난다. 그 무렵 교고쿠도 역시 의뢰받은 일로, 여행을 겸해 세키구치와 아내들을 동반해 하코네를 방문한다.
이후 그들의 눈앞에서 네 명의 승려가 차례로 살해된 채 기묘한 형태로 발견되고, 그 과정에서 현장에 있던 교고쿠도의 일행은 사건의 관련자가 되어 경찰의 주목을 받는다. 이에 교고쿠도는 해박한 지식과 현란한 말솜씨로 하코네 산중의 미스터리와 명혜사의 비밀을 하나씩 밝혀내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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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이자 세이메이 신사의 신주이자 고서점 '교코쿠도'의 주인 추젠지아키히코를 탐정으로 세운 요괴 추리, '교고쿠도 시리즈' 그 네번째 작품입니다.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에 이어 이번에는 무려 상,중,하의 세 권 구성. 그러니까 들어가는 돈도 3권 분량. 으악.
각 권 마다 주제로 삼는 '요괴'가 있고, 그 요괴를 사건에 얽힌 인간사에 얽혀 풀어내는 그 독특한 방법 '재령'이 매력입니다만, 이번 사건의 주제는 '철서'. 승려가 변해서 되었다는 쥐 요괴.
그리고 소설의 배경은 '절'. 그것도 선종 사찰입니다.
예. 학교 윤리시간에 배웠던 그 교종, 선종 할때 그 선종 불교입니다.
본격_추리소설_한_권을_읽다가 _일본_불교_역사_외울_기세.txt
추젠지의 장광설은 이제 양자역학과 인식론, 심리학과 역사를 넘어, 종교사까지 주절거립니다. 솔직히 재밌긴 한데 머리 아파 죽겠어요.
작품 특유의 '기괴한 분위기'는 고립된 겨울 산과, '감옥같은 절'이라는 공간 요소를 얻어 더욱 잘 들어납니다. 아무리 봐도 기괴하기 이를데 없는 사건들. 무언가 감추고 있는 듯한 인물들. 정체불명의 절의 역사... 그리고, 하나같이 상징을 띈 듯 보이는 피해자들과, 끊임없이 오가는 '선종'에 대한 설명과 고찰.
하지만 그런거 다 때려치우고,
추젠지 카리스마 파워 만세.
와다 지안 vs 추젠지 아키히코는 진짜 승려 vs 음양사로 주술 배틀이라도 한 판 뜰 기세였습니다. 이런 장면 정말 즐겁지요. 이야기속의 가상 존재로 머물러야 할 것들이, 오로지 '지식'과 '언변'을 무기로, 실제로 있을리 없는 주술을 펼치고, 있을리 없는 저주를 풀고, 있을리 없는 요괴를 쫒아내니까요. 교고쿠도 시리즈 한권을 읽는 다는 것은 그야말로 '신선한 지적 경험'입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추젠지가 초장부터 패배선언을 한다던지, 끝내 의도대로 사건을 이끌지 못하는 등, 추젠지의 '말'의 약함이 나타나는 권이었습니다. '광골의 꿈'에 나온 진언종 승려도 그렇고, 음양사의 '말'로는 '요괴'는 몰라도, '인간'의 신념은 어쩔 수 없다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역시 '진짜 요괴'의 등장. 충분히 예상할수 있는 일이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나오니 '교고쿠도 시리즈'라는 면에서는 나름 신선했습니다. 등장도, 역할도, 퇴장까지 요괴스러우니, 이 정도면 진짜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겠지요.
하여간 다음 권 번역은 이제 또 몇년을 기다려야 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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