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야
작품명 :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
출판사 : 시공사
문피아 같은 연재 사이트 감상란에 백야님의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에 관한 호의적인 감상을 많이 봤습니다. 전에 신주오대세가에 대한 煙雨님의 감상(링크)이 올라왔을 때 백야님의 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 번 기회가 되면 이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를 읽어 봐야 겠다고 생각했고 말입니다.
신주오대세가가 권수가 쌓여가니 백야님에 대한 불만이 쏟아지더군요. 그 불만의 주 내용은 '이전의 백야만 못하다'란 것이 주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구해서 읽어야 겠다는 생각이 더 커졌습니다. 그런데 여태까지 읽지 않다가 이제야 읽은 이유가 있습니다. 읽고 나면 갈증에 허덕일 것이 눈에 보였기 때문입니다.
이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는 완결작이 아닙니다. 아니 모양새는 완결이지만 흔하게 보는 뒷 이야기가 나오지 않고 끝을 맺은 무늬만 완결이란 것이죠. 정말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려는 순간 <一結>이라고 끝을 지으니 말입니다.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고 분명 갈증에 허덕이게 될 것을 알면서도 이 이야기를 읽은 이유는 재미있어서이고 왜 이렇게 시간이 흐른 지금에도 사람들의 입이 오르내리는 지 궁금해서입니다. 그리고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사람들이 백야,백야라고 목소리를 크게내는지를 그리고 왜 신주오대세가가 그렇게 욕을 먹었는지 말입니다.
어떤 분들은 이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가 군림천하와 비견 할 만하다고 했고 저도 그것에 동의합니다. 한 소년이 청년이 되면서 겪은 성장과 무림일통의 세력전을 매끄럽게 이어갔으니 말입니다. 전에 백야님의 작품 감상을 쓰면서도 몇 번 이야기 한 적이 있는데 인물의 생동감은 정말 이분이 지닌 가장 큰 장점이 아닌가 합니다.
장문탁, 모용추, 채소천, 한유걸, 남궁창인 등 주동 인물과 그 주동인물을 받쳐주는 사곤양, 조진, 공손월 등 나머지 인물들이 다 생기를 갖고 있으니 말입니다. 등장인물이 많이 등장함에도 다 각자의 색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이 이야기는 무협초보자에게 친절한 책이 아니란 것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제목도 조금 문제가 있었고 말입니다. 물론 저는 이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란 제목이 마음에 듭니다. 이 제목에 이 책의 주제가 함축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어느 정도 무협을 접했고 독서력이 있는 분들을 노렸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주제를 정하고 붓을 휘갈겨 내려갔고 말입니다. 다만 과거와 현재가 오가며 이야기를 진행하는데 그것이 좀 독서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쥐약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번 나오는 말이지만 우리나라 장르소설을 즐기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내려갔다는 것 그리고 열광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나 소수에 그치고 있다는 것이 정말 가슴 아픈 현실이죠. 매번 문피아나 다른 연재 사이트를 보면 호평을 받는 작품을이 하나 둘 씩은 있습니다. 그런데 그 호평을 받는 작품이 판매에도 좋은 성적을 얻느냐 하면 그건 아니라는 거죠.
무협이나 판타지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분명히 있지만 그 사람들 중 일부만 지갑을 열 뿐입니다. 다들 대여점에서 빌려 읽을 뿐이죠. 대여점에 판매되는 소설들 중 정말 한번 대여하고 즐기면 그뿐인 것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설 중에서도 빼어난 글들도 있습니다. 분명 보면서도 이것 정말 재미있다고 말할 사람들도 많겠죠. 하지만 그런 글들을 빌려 읽기만 할 뿐 구매에 손을 대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한 번 읽고 그만인 것 왜 구매하냐 하는 분들이 많으니 말입니다. 그런 의견도 맞습니다. 지갑을 꺼내 구매할 만큼의 매력은 주지 못한 것일 수도 있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이지만 분명히 세상은 돈대로 갑니다. 투자를 얼마나 하느냐 마느냐에 따라 발전하는 것이 다르단 말입니다. 정말 이 사람의 이야기를 또 보고 싶다면 그 이야기에 돈을 아끼지 말아야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전민희나 이영도, 좌백 등등의 작가가 거론 됩니다. 물론 그 사람들이 글을 잘씁니다. 하지만 언제적 전민희고 이영도고 좌백입니까? 물론 이 분들도 엄연히 현역이지만 이분들의 데뷔년도를 생각해보십쇼. 지금은 2010년입니다. 새로운 신진작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그것도 걸출한 작가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작가의 수준이 낮아서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독자의 수준이 낮아서 그런 작가들만 나오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뭔가 있는 것 같은 주제를 내놓으란 요구도 많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요리를 해놓아도 먹질 않는데 나올 수가 없죠. 누군가가 시범조로 근사한 요리를 내놓아도 '난 인스턴트 햄버거가 더 좋아'라고 하는데 더 좋은 것이 나오지 않을 수 밖에요.
스캔본의 문제, 작가들의 하향 평준화 문제, 독자들의 질 문제, 출판사의 전략 부재 등등 여러가지 문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극장에 매번 아바타나 쇼생크 탈출이 상영되는 것이 아니듯 대여점에도 항상 S급의 책들만 나오는 건 아닙니다. 평범한 것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비범한 것이 간혹 나오는 정도이니 말입니다.
그래서 아쉽습니다. 일본의 라이트노벨에서 잘나간다는 글들과 비교해 전혀 뒤지지 않는 글을 내는 분들이 더 많습니다. 그분들의 불행은 이땅에서 작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런 작가들이 자기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지금도 장르시장이 막바지다 어떻다 하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지만 사람들은 이야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 바닥이 망하진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젠가는 꽃필 날이 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그것이 언제일지 모른다는 것이 문제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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