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제프리 디버
작품명 : 돌 원숭이 (링컨 라임 시리즈)
출판사 : 랜덤하우스
랜덤하우스는 번역소설에 있어서 상당히 높은 확률을 자랑하는 출판사다. 즉 랜덤하우스의 번역소설은 믿을만한 편이라는 것이다. 물론 상당히 유명한 작가의 작품만을 계약한다는 점이 한몫을 하기도 하지만 가장 큰 이유는 번역자라인이 튼튼하다는 것이다. 번역문제로 랜덤하우스의 소설에 대해 그리 나쁜 인상을 가져본기억은 매우 드물다.
범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유명한 제프리 디버 상당히 치밀한 구성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이 돌 원숭이란 제목의 소설은 서양인의 동양문화에대한 신비주의적 시선이 얼마나 깔려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소설이다. 아마 서양에서는 상당히 호평을 받은편이지만 동양에서는 그다지 호응을 얻지 못한 편이기도 하다.
작가가 직접 자료조사를 하지 않고 신비주의에 입각해 캐릭터를 설정할때 일어나는 문제이기도 하지만 그것은 동양인인 나의 시각이고 작가는 아마도 철저하게도 서양시장의 공략을 위해 "의도적으로" 쉽게 말하자면 "과장된" 동양 캐릭터를 만들어 냈을 것이다. 사실 그러한 점에서 제프리 디버의 책중에서 가장 최악으로 생각하는 책이 바로 돌원숭이다. (물론 개인적인 평가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적인 과장된 중국인 캐릭터들은 이 소설에서 매우 뛰어난 장치적 역활을 한다. 제프리 디버의 소설들에서 눈여겨 봐야 할 것은 얼마나 많은 소재들이 얼마나 다양하게 소설적 장치로써 역활을 할수 있는지에 대한 치밀함에 있다.
추리/ 스릴러 물들은 작가가 함정을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함정에는 함정을 만들 재료가 필요하고 그것역시 작가 스스로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그런점에서 추리 / 스릴러 물이 비슷한 계열의 호러와 전혀 다르게 얼마나 소설의 장치적 요소를 만들고 배치하느냐에 사활을 거는 장르라는 점은 이 계열의 소설을 읽을때 주요한 감상 포인트가 된다.
이 소설에서 그러한 점은 상당히 찬사를 받아 마땅한 작품이다.(이 작가의 책이 그러한 부분에 대해서 상당히 좋은 공부가 되는 소설들이다.)
밀입국 범죄를 중심으로 다루어지는 이 소설은 원작이 2002년 발행작품으로 집필시기가 2000년대 초반 혹은 90년대 말에 해당하는만큼 지금의 상황과는 차이가 나는 부분을 미리 인지해둘 필요가 있다.
이유는 중국의 정치적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지금의 시점에서 생각하면 조금 거리가 멀게 느껴지기 때문이기도 하고 지금의 중국인들의 생각과 비교하자면 위화감이 느껴질만도 하기 때문이다.
이 소설은 남주인공인 라임에 대해서 상당히 건조하게 그려지는데 솔직히 이 부분에 있어서는 소설의 컨셉이라면 어쩔수 없지만 전체적으로 이 시리즈에서 나타나는 라임에 대한 건조한 묘사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불만인 점이다. 남주인공이 가끔은 컴퓨터로 느껴질때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 작가가 인물에 대해서 약한 작가는 아니다. 다만 남주인공의 캐릭터에 대해서 개인적인 불만일뿐. 이 작가는 인물설정역시 상당히 잘해두는 작가다. 하지만 인물의 설정과 인물을 채색해서 숨을 불어 넣어주는 것과 분리해서 생각한다면 후자 쪽에는 약한면이 없지 않아 있다.
가끔 읽다보면 답답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기도 하기 때문이다.
(물론 로맨스 소설까지도 섭렵하는 사람이 추리소설까지도 그런형식의 인물적 욕구까지 갈망하는 과한 요구일지도 모르지만...)
특별히 제프리 디퍼의 소설중 굳이 돌 원숭이를 딱 집어서 감평을 쓰는이유는 결국 문화는 상대적이고 그 기준은 자기자신에게 익숙한 문화에 기중을 하여 평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이 소설은 잘 말해주고 있다.
그것이 타 문화에 대해 더욱더 이해해서 쓰면 쓸수록 그만큼 나에게 익숙한 문화에 빗대어서 말해 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소설에서 낮선 문화에 대한 충돌에 대해서 이야기 할때..혹은 낮선 문화에 대한 소설을 쓸때 생각해야 하는것은
나에게 빗대어서 쓰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문화가 100% 옳다는 생각 아래에서 써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동물원에서 우리넘어의 동물원을 보고 "저것은 사나운 맹수" 라며 함부로 다가가지 마라고 종용하는 부모의 시선으로 밖에 볼수 없음이다.
특수성안에서 특수성으로 봐야 하는데 특수성안에서 자신만의 보편성을 기준으로 바라보는 시각으로 생각보다 좋은 인물이나 감동을 만들기는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
이것은 소위 양판소 판타지를 쓰는 작가들에게도 필요한 생각이다. 자신이 만든 세계의 설정속에서의 왜? 라는 질문의 연속으로 생겨나는 세계관은 그 설정 안의 테두리에서 생각해 둬야 한다는 것이고 현실세계의 지식은 그에 대한 보조라는 것이다.
그래야 가장 독창적이면서도 가장 완고한 자신만의 소설적 세계가 만들어지는 법이다.
세계적인 작가 펄벅이 유명한 이유.. 그리고 찬사받는 이유는 그러한 점에서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녀의 작품은 나에 빗댄 타문화가 아니라 그 문화가 전적으로 나의 문화라고 생각하고 쓰는 글의 필력이다. (물론 아무리 그렇게 써도 중간중간 그렇지 못하는 부분적 요소도 없지않아 있기 마련이지만)
이 책은 생각보다 재미있는 책이고 완고한 책이지만 또 생각보다 허술한 책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읽으면 생각외로 즐거움을 준다.
여름밤 심심하다면 근처 도서관이나 학교 도서관등을 통해서라도 일독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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