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쥬논
작품명 : 샤피로
출판사 : 드림북스
이하 편의상 존대를 생략합니다.
쥬논의 글은 늘 명백하다.
재미가 있건 마니악하건 어느쪽이라도 늘 이건 내 글이라고 확실하게 자신을 보여준다.
그런면에서 이 사피로 또한 이건 쥬논의 글이라고 도장을 찍어 놓은 글과 같다.
그저 그렇고 그런, 이름만 가려놓으면 대체 저게 누구 글인지 알 수가 없는 요즘이라면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는 작가들이 많으면 많을 수록 장르시장은 풍성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얼핏 본 부분에서 전의 쥬논의 글보다 못한 감이...라는 감상이 있었던 것 같은데, 조금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글은 아무리 책을 덮고 생각하더라도 지난 글에 비해서 (앙강을 아직 보질 못해서 그렇고 그 뒤의 글들을 생각해보면)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물론 내 취향이 다르다.
라면 그거야 누구든 할 수 있는 말이니까, 그쪽은 접어둠이 좋겠다. 논의 자체가 의미가 없는 일이기에.
시작하자마자 일단 죽이기 시작한다.
이런 류는 조금만 잘못하면 허접해진다.
미국 영화들 가운데 B급 영화들이 하드고어라고 불리면서 그저그런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하지만 명백한 이유가 뒷받침되고, 또 필력이 그것을 살려내면 그저그런 허접함에서 벗어나 느낌이 살아 숨쉬기 시작한다.
그게 소위 "기운생동"의 느낌이다.
이런 부분이 이어지면 독자들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사람들도 일단 책을 읽게 된다.
그게 작가의 글이 가진 힘이다.
요즘 나오는 책들을 보다가 그만 두게 되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이 힘의 부족에서 기인한다.
이탈할 준비를 늘 하고 있는 독자를 끌고 갈만한 힘이 모자라기 때문인 까닭이다.
일단 탄력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는 모든 게 작가의 요리솜씨에 달려 있다.
그리고 쥬논은 2권까지 이 부분에서 절제된 컨트롤을 보여주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몇군데 보였지만, 이 정도라면 충분히 읽고 추천함에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3권이 기대된다.
20대이상이 추천대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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