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일성
작품명 : 빙공의 대가
출판사 : 북두
근래들어 국산 장르 소설에 대한 관심이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즈음에, 반가운 소식을 하나 접했습니다.
[빙공의 대가]가 완결권이 나오게 된 것입니다.
- 작년, 2009년 9월에 끝이 났습니다만, 한동안 나오질 않아서 잊고 있다가 올 3월에야 발간된 것을 알았죠. 최근에는 [참공무적]이라는 작품을 2권까지 출간했습니다. -
이야기 전개의 소재를 선택함에 있어, 그 독특함과 전개 방식(plot)의 독창성은 작가 일성을 대표하는 것이고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훌륭함을 보였습니다.
한가지 더 말하고 싶은 것은, 그의 글이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발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제목이 말해주듯, 이번 작품의 주요 소재는 '빙공氷功'입니다.
그렇지만 실제 주제는 '권력權力'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무협 장르 소설에서 빙공이 주제로 선택된 적은 몇 번 있습니다. 여기에 혼동되는 소재, 한자인 陰(음)까지 포함시키면 더 많아지죠.
그래서인지, 작품 안에서도 陰과 氷이 명확하게 구분하고는 있으나 정확하게 표현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 구분은 지었으나, 그것을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았다는 뜻입니다. 이것은 두 가지로 설명되는데, 하나는 이야기 진행의 속도를 높이기 위함이고 다른 하나는, 독자의 혼돈을 막기 위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세히 설명하자면 내용의 전개와는 상관없이 질질 끄는 인상을 주며 지루해질 수 있고 한의학과 도학에 이해 없이 받아들이기 애매한 부분들도 있습니다. 훌륭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
무협 소설이니만큼 '힘'에 대한 부분이 많이 나오고 싸우는 장면들도 많습니다만, 그것이 직접적인 무력 투쟁도 매우 흥미롭게 표현되어 있으면서 어느 싸움도 무력 시전에만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 쟁취를 위한 과정과 하나의 수단으로서 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 과정의 표현이 매우 세심하고 설득력있게 전개되어서 글을 읽으며 오랜만에 빨려들어간다는 느낌이 일게 했습니다.
간혹, 작가 일성의 작품에서 마무리가 지지부진하다는 표현들을 접할 경우가 있는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생각하고 표현한 것 이외의 다른 결말들을 상상할 수도 있지만, 작가는 작가가 구축한 세계를 훌륭히 마무리했습니다.
개연성과 정당성에 비추어 조금의 무리도 가지 않게 정리한 것입니다.
이번 작품을 예로 들어볼까요!
이 작품은 명백히 권력에 대한 이야기가 주입니다. 하지만 무협소설이죠. 그래서 그렇게 작품이 마무리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 더 진행될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무협 소설이라기보다는 역사소설이라는 쪽으로 흐르는 것이 더 맞을 것입니다.
그저, 주인공의 심상을 대화로 살짝 풀어 놓음으로서 이야기의 전개를 마무리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작가의 조사에 의한 소재들과 이야기 전개에 뛰어난 점 한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황의黃衣가 무협 소설에 매우 자주 등장합니다.
배경을 'China'로 하는 한, 황색 옷은 자주 등장하거나 흔한 옷이 될 수 없습니다.
누를 황과 임금 황은 그 발음이 같습니다. 한국식 발음이 같은 것뿐 아니라 China식 4성 발음 체계상에서 같습니다.
일반인은 절대로 황색 옷을 입을 수 없습니다. 사사로이 입는 것만으로도 '반역 행위'로 간주되어 처형 될 수 있습니다.
오직, 황제의 즙포사신이나 황제의 친위대에서만이 황색 복장을 착용할 수 있습니다.
[빙공의 대가]에 보면, 황실 친위군이라는 것을 드러내는 것으로 황색 복장이라는 말이 자주 나옵니다.
다 위와 같은 이유가 있기 때문에 작가는 의도적으로 그 표현을 자주 사용한 것이죠.
오랜만에 즐겁게 만족하며 읽은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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