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무소유, 1976
저자 : 법정
출판 : 범우사
작성 : 2010.05.23.
“우리는 같은 배를 타고 같은 방향으로 항해하는 나그네들이 아닌가?”
-책 속에서-
어느 날 마주하게 된 법정스님의 입적소식. 그리고 그것과 함께 교과서에 실려 있었기에 이슈가 되었던 책을 드디어 손에 잡아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목이 집중되는 뜨거운 감자일수록 식혀 먹어야하는 법. 사실은 아버지께서 궁금해 하셨기에 기회를 노리던 중 잡아보게 되었다는 것으로,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책은 흐름을 가진 이야기책이 아니기에 작은 제목들을 적어볼까도 싶었지만, 어떤 단락으로 묶여있는 것이 아닌 구름 따라 물 따라 흘러가는 서른다섯 개의 짧은 기록들이었기에 억지로 내용을 요약하거나 하진 않으려합니다. 그러니 궁금하신 분들께서는 직접 그 내용을 확인 해봐주셨으면 하는데요. 어떠한 가르침을 목적으로 했다기보다는 우리의 일상 속에서도 한 번씩 생각의 시간을 가져보게 했던 물음표에 대한 나름의 답으로 하나가득이었으니, 만남에 앞서 큰 기대와 부담은 잠시 버려두시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 책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보셨을까나요? 왜 그리 시끄러운가 싶어 집어 들어 봤지만 그냥 그저 그런 것이, 네?! 결국에는 감동 받아버리셨다구요? 교과서에 수록된 내용은 그 자체인 동시에 빙산의 일각이셨다구요? 네?! 본인은 예수를 믿으신다구요? 으흠. 아무튼, 난초와의 삶에 대한 이야기인 ‘무소유’는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이니 일단 넘겨두고, 개인적으로는 [소음기행]에서 말해지는 ‘고속버스와 국가’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 ‘공포와 전율’에 대한 부분과 [그 여름에 읽은 책]에서 언급되는 ‘가을과 독서의 계절’에 대한 이야기가 여운마냥 제 마음 속을 잔잔히 떠돌고 있습니다. ‘고속버스’는 본래 ‘소음’에 대한 단상이었지만 그것이 소녀들의 아름답지 못한 대화에 대한 [아름다움]과 전쟁에 대한 생각의 시간을 마련해준 [아직도 우리에겐]까지 머릿속에서 하나가 되면서, 그토록 마음에 안 들었던 사회현상의 모순에 대한 실체를 마주해버린 기분이 들어버렸는데요. 음~ 부담 없는 만남을 통한 여운이 남는 생각과 감상의 시간이라. 강행군의 모습이 없지 않았던 저의 독서 생활에 건전한 쉼터를 선물 받은 것 같았다는 점에서 그저 감사합니다. 그리고 ‘독서의 계절’은 지금 공부하는 것의 강사분이 이 부분은 살짝 인용한 것 같았기 때문인데요. 자세한 비교 탐색의 과정은 귀찮으니 패스! 라는 것입니다! 크핫핫핫핫핫핫!!
감사함의 행복에 젖어있는 것도 좋지만 잠시 옆으로 밀어두고, 그래도 책 제목이 ‘무소유’이니 그것에 대해 이야기를 해볼까 하는데요. 교과서라는 것이 왜 그렇게도 기분 나쁜 물건이었는지, 처음 그 짧은 글을 마주하면서는 ‘웃기고 있네!!’ 싶었습니다. 하나라도 더 쟁취하기위한 배움의 전장에서 그것과는 상반되는 ‘비워버림의 미덕’은 그 자체로 물과 기름의 관계를 말하고 있다 판단되었기 때문인데요. 그럼에도 학창시절과의 안녕에 이은 현재의 삶이 더욱 처절하게 ‘살아남기 위해!!’를 외치며 달린다는 점에서는 왜 그렇게도 제 가슴에 와 닿는 것인지,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달라졌기 때문이라 생각해볼까 합니다.
그럼, 법정 스님의 다른 책들도 만나 봐야하는 것은 아닐까 행복한 걱정을 가슴에 품어보겠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하는데요. 위에 즉흥 감상 대신으로 있는 문장은 [녹은 그 쇠를 먹는다]에서 인상 깊었던 구절을 옮겨본 것입니다.
덤. 중고라도 좋으니 이 책을 살까 싶어 조사를 해보았습니다. 그 결과. 신간은 고사하고 절판된 그 책은 부르는 게 값이 되어버린 ‘유소유’의 책이 되어버린 것 같아, 그저 허허 웃어볼 따름이군요.
TEXT No. 1224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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