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금강
작품명 : 풍운고월조천하
출판사 : ??
문피아에 간만에 들어왔더니 '풍운고월조천하'가 재간된다는 공지가 있어 글 남겨봅니다.
벌써 10년도 지난 기억이라 정확하긴 힘들겠지만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보겠습니다. ㅎㅎ
뛰어난 족적을 남기는 무협의 고수들은 소위 자신만의 '작풍(作風)'이라는게 있습니다. 좌백,풍조호,설봉,장경,임준욱..이런분들은 조금만 읽어도 알수있는 뚜렷한 작풍이 있지요.
풍운고월조천하는 당시 '풍운(風雲)'심결과 '경혼(驚魂)'검법으로 견줄 상대가 없이 절대무적의 고수로 군림하던 문주님의 일명 '금강류'의 최후심득에 해당하는 소설입니다.
15년이상을 기다리게한 악명높은 초식 '대풍운연의'가 너무 시간이 지나버려 아쉬운 소설이 되버린만큼 풍운고월조천하가 많은 강호 은자들에게 최고로 꼽히곤했지요.
5대째 천하무림를 지탱해오다시피한 천하제일가문 '절세모용세가(絶世慕容家)'와 모용가문이 가주들을 모두 잃고 맥이끊긴 위기에혜성같이 나타난 '신기제일 구양세가(神機第一 毆陽世家)' 이 두가문을 축으로 이야기는 전개됩니다.
두가문의 희생이후로 20년간 평안하던 무림에 암운이 드리우고 정체모를 신비의 단체가 암약하기 시작하자 정파무림에서는 구양세가에 도움을 청하게됩니다.
전대가주의 실종과 함께 맥이 끊긴줄알았던 구양세가에서 홀연히 등장한 20대의 젊은 가주는 신기제일(神機第一)이란 명성에 걸맞는 놀라운 기지와 행동력으로 난마처럼 뒤엉킨 상황을 풀어나가기 시작하죠.
그런데 작품을 이끌어갈 주인공의 등장부분에 독자들의 예상을 뒤짚는 금강님의 안배가 하나 등장합니다. 당시 많이 화제가 됬던 부분인데 이부분은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고 힌트정도로 넘어가겠습니다.
설봉님의 '마야'를 보신분들은 그 시작부분을 아실겁니다.
'..그리고 절대 죽을 것 같지 않던 그가 죽었다. ..나를 죽인 건.. 큰 실수야. 나보다 훨씬 뛰어난 그가.. 곧.. 곧 너희를....."
이 부분은 이정도 힌트로 넘어가겠습니다~ ^^
풍운고월조천하는 그 제목 자체가 그 이야기 전체를 모두 함축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집안의 환경때문에 어린시절 굳게한 결심으로 드러나지않는 은자의 삶을 살아가려하죠.
그는 그러한 자신의 마음을 담아 '구름속에 가려진 외로운 달(고월孤月)'의 그림 한폭을 오랜시간에 걸쳐 그리고 그옆에 한줄의 시를 씁니다.
'외로운 달(고월)이 구름뒤에 숨어있네.'
그런데 그의 동생이 그가 자리를 비운사이 그림과 시가 너무 쓸쓸하다고 느껴 한줄의 시 옆의 여백에 댓구를 써넣습니다.
'바람이 불면 구름이 흩어지고 숨어있던 달이 세상을 비출것이다'
이로써 두줄의 시는 완성됩니다. 간단히 줄여서 '풍운고월조천하(風雲孤月照天下)'죠.
주인공은 돌아와서 동생이 그림을 망쳤다고 탄식하지만 그와 동시에 마음속으론 자신이 한줄의 시만 완성한채 옆을 비워놓고 있었던 이유가 정말 저런 마음이 있었던건아닌지 고뇌합니다.
그리고 정말로 그런 그에게 세상을 덮는 풍운이 몰려오게 되지요..ㅎㅎ
결국 풍운고월조천하는 주인공이 세상에 나가기전 그가 그렸던 그림의 이름이며 그 시의 축약입니다.
그리고 그가 세상에 나가 절세적으로 뛰어난 기지로 무림의 위기를 하나하나 풀어가며 마침내 막후에서 대국을 주재하던 거인들의 비밀에까지 이르는 이야기 전과정의 암시이자 축약이지요.
적수가 없어 세상을 떠돌던 검마 독고구패처럼, 당시에 무적의 검식으로 견줄 상대가 없이 천하를 군림했던 소설,
바람과 구름(풍운風雲)속에서 나타난 외로운 달(고월孤月)이 천하를 밝게 비추게되는(조천하照天下), 정통무협의 풍취가 가득한 이야기속에 풍덩 빠져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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