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백천유
작품명 : 악마전기
출판사 : 발해
책을 읽으면 읽을 수록 경이로운 작가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나의 컨셉을 잡고 일관성있게 글을 풀어내는 것이 참으로 힘든 일인데, 악마전기의 적화린은 악마의 컨셉에서 거의 단 한 번도 이탈한 적이 없었습니다.
그는 저지르는 어떤 일에도 무감합니다. 둔감한 게 아니라 아예 느끼질 않습니다. 느낄 필요가 없으니 느끼지 않습니다.
목적을 정했으면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아무리 소설이라도 쓰기힘든 소재들을 수단으로 삼아 점점 괴물이되어갑니다.
그리고 괴물이 되어가는 자신의 모습에 만족합니다.
그는 무정합니다.
호의를 베푸는 사람도,미래를 약속하는 연인도
그에게는 단지 수단일 뿐입니다.
그리고 이용가치가 사라지면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끊어냅니다.
이 소설은 확실히 일반적인 먼치킨 깽판물은 아닙니다.
초반부터 엄청난 무공을 기연으로 얻어 수천 수만의 무인들을 한 칼에 몰살하는 악마는 절대 아닙니다.
그는 절대자가 되기위해 차근차근 조금씩 조금씩 강해집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그의 악마적 속성은 십분 발휘됩니다.
그리고 오히려 그것이 수천 수만의 무인을 일거에 도륙하는 악마보다 그를 더욱 진정한 악마처럼 보이게 만듭니다.
소재 자체는 매우 자극적이지만 악마전기라는 소설은 결코 양산형 무협 소설은 아닙니다.
적화린을 진정한 악마로 묘사하는 작가의 필력도 수준급입니다.
퍼주는 주인공, 정리에 연연하는 주인공, 바보같은 주인공.
그런 것들 싫어하는 분들에게 이 책은 굉장한 수작이 될 수 있음을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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