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설봉
작품명 : 환희밀공
출판사 : 청어람
편의를 위해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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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거리--
간단하다.
판타지의 영지부유물을 그대로 무협으로 바꿔왔다고 보면 된다.
물론 영지가 아니라 종교라는 점이 다르지만 결국 자신이 소속된 집단을 보다 강하게 만드는 것이라 보면 된다.
--책의 느낌--
이 책은 전체 줄거리로 보자면 그닥 문제 잡을 것은 없다.
설봉님만의 완성된 문체, 이야기 진행 그 모든 것이 손댈만한 것은 없다.
하지만 그것과 반대로 글이 풀어내는 책 속엔 너무나 많은 이야기 거리가 자리잡고 있었다.
요근래 나는 충격적인 소설을 두 개 보았다.
그 첫번째가 바로 대검의 암살자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진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 표지에 나와 있는 내용 때문이었다.
살인마한테 게임을 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불가능하고를 떠나 표지에서 말해주는 이 책의 사상과 개념이 나한텐 맞지 않았다.
얼마나 놀랐는지 와, 이런 책도 나오네하고 말할 정도였다.
두 번째가 바로 이 환희밀공이다.
대검의 암살자가 책 밖에서 충격을 주었다면 환희밀공은 책 안에서 충격을 주었다.
우선 나는 이 작품을 읽는 내내 몇몇 다른 작품들이 떠올랐다.
만화책 한 권과 소설책 세권이 2권 끝까지 독파하는 중간중간에 절대 머리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계속 남아 있었다.
만화책이 생각나는 경우는 주인공이 환희밀공을 사용할 때였다.
우라데이 48(?? 제목이 자세히 기억나지 않네요.)이라는 작품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너무나 허항되 중도 포기한 작품이었다.
성교 행위를 무술로 삼다니.....
그런데 알고 보니 환희밀공이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여성에게 성애를 하는 요상한 자세로 붙어 적을 죽이는 환희밀공.
만약 내가 담배를 피웠고 책을 읽는 중간에 돛대가 입에 걸려 있었다면 툭하고 떨어뜨릴 것만 같았다.
세 권의 소설이 생각난 이유는 환희밀공이란 소설이 가진 그 고유의 독특한 느낌 때문이었다.
흑도전사, 낭왕, 그리고 무협야설(?).
무협야설의 경우는 성인전용 소설이고 주가 성교행위가 되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그 느낌을 잘 아니 언급은 하지 않겠다.
처음 흑도전사와 낭왕을 보았을 때 환희밀공과 대검의 암살자 만큼은 아니었지만 상당히 충격을 받았다.
기존에 있던 타 소설에 비해 성교, 성애 부분의 비중이 상당히 컸기 때문이었다.
본말전도되어 무협이 아닌 성애가 주가 된 흑도전사.(개인적으로 19세 관람가능 야설로 승화된 느낌이었다)
정통 무협에 성애를 적절히 불어넣은 느낌의 낭왕.
둘다 상당히 충격적인 작품이었다.
작품성을 떠나 성이 그렇게 개방적으로 표현된 것에 놀란 것이다.
특히, 낭왕의 경우는 더욱 그러했다. 성교를 심법으로 삼는 것을 야설을 제외하곤 처음 보았기 때문이었다.
위 두 작품을 생각나게 만든 환희밀공은 흑도전사와 낭왕과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50 대50.
무엇이 주가 되고 보조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무협과 성애가 딱 절반씩 자리를 차지한 느낌의 소설이 바로 환희밀공이었다.
성교를 통해 신을 구하는 종교를 주인공의 안식처로 만들었으니 당연하다면 당연했다.
본문 중간에 환희교를 매음굴로 비교한다.
이 작품 역시 그렇게 따진다면 야설과 비교를 할 수 있다.
자칫잘못해서 한발만 옆으로 어긋나면 바로 야설이 될 작품이 이 환희밀공이다.
야설을 작품성으로 드높인?
혹은 야설과 무협, 그 중간에 있는 아주 작은 길을 발판으로 삼아 끝을 향해 걸어가는 느낌이 책 전면에 강하게 느껴졌다.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평--
읽는 내내 두 길 중간에 위치한 선을 아슬아슬하게 지켜가며 이야기를 푸는 설봉 작가님의 필력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하지만 뛰어난 것은 뛰어난 것이고 싫은 것은 싫은 것이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그닥 마음에 들진 않는다.
사상적인 면 때문이었다.
다부일처(남편이 여럿이고 아내가 하나인 제도), 그런 면이 보여서가 아니었다.
진심을 다한다고 하지만 너무 가볍게 타인과 관계를 맺는 환희교의 사상이 나와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도교나 불교가 아니고 이단의 교로 치부되는 종교를 깊숙하게 다룬 작품은 이번이 처음 인 것 같다.
진지한 작품인 만큼 그 교리가 확실하게 느껴졌는데 나로선 그 부분이 자꾸 걸리적 거렸다.
2권말에 교주가 죽기 전 새로운 교주를 찾고 제대로 된 교리로 묶인 환희교를 만들라고 부탁한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상당히 떨떠름했다.
제대로 된 교리 자체가 나에겐 맞지 않기 때문이었다.
환희교 자체는 문화라는 이름으로 수긍을 하지만 이해를 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하지만 이것보다 더더욱 어이가 없는 것은 환희밀공이라는 문제의 무공이었다.
수련과정이 어이가 없다. 고문을 통해 수련을 하는 것이다.
아무리 신력을 가진 일족의 아이라지만 겨우 6살 꼬맹이한테 몇년 동안 고문을 가하며 수련을 시킨다.
그렇게 해서 환희밀공을 익혔지만 어처구니는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져 온다.
일단 환희밀공은 동자공이다.
환희교에 동자공? 웬 개뿔 뜯어먹는 소리지?
요즘 무협을 보면 소림에도 악인만을 죽이기 위해 필요악처럼 키워지는 스님도 나오는데 그것과 같다고 봐야 되는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동자공도 그냥 동자공이 아니었다.
여자만 보면 안고 싶으며 남자를 보면 죽이고 싶은 그런 미친 동자공이었다.(남자부분은 맞는지 틀린지 자세히 기억이 나지 않네요. ㅠ.ㅠ;;)
2권말 부분에 보니 3권에선 뭔가 달라질 것 같지만 출간된 현재 부분까진 정말 미친이라는 단어가 붙은 무공이었다.
몰살의 T.T.라는 분처럼 설봉님도 주인공을 괴롭히는 세계에 눈을 뜬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가지 면에서 나와 맞지 않았다.
--추천하고 싶은 이--
설봉 작가를 좋아하는 이
어떤 문화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이
새로운 시도를 보고 싶은이
--비추하고 싶은 이--
아직 정서적 성장이 덜 여문 청소년
종교에 쉽게 빠지는 이
나와 같이 좀 보수적인 이
진지함의 깊이가 호수처럼 깊은 것을 싫어하는 이
간단한 마음, 킬링타임으로 보고 싶은 이
--덤--
제가 위에 원래 해선 안 되지만 몇 가지 작품을 거론하며 비교를 했는데 이는 보다 환희밀공이라는 작품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 든 수단으로 작성한 것일 뿐이지 그 작품들을 무조건적으로 폄허하기 위해서 작성한 것이 아닙니다.
쓰다보니 각 작품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이 좀 들어가긴 했지만 그 정돈 그냥 이해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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