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환무군
작품명 : 케이-엘
출판사 : 환상미디어
우리동네 책방에는 "이거 잘나가, 기대작" 이라는 추천 소설의 책등에 싸인펜으로 검은 점을 찍어놓는다. 아무런 정보없이 가도 검은 점 하나로 "음, 이거 재미있나보네?" 라는 생각에 빌리게 되곤한다. (한 60%정도 성공한다. 각자의 취향이란게 있으니 말이다)
이 케이-엘도 검은 점 하나 때문에 선택한 책인데...
망했다.
것도 아주 거하게 망했다.
일단 이 책의 문제점을 이야기 하자면, 암만봐도 이건 편집이 안된 책이다. 편집을 (그냥) 뛰어넘은 한없이 작가 원본에 가까운-사실은 원본인 것 같은- 편집 상태를 자랑한다.
...몇개 찾아서 샘플로 올릴까 해서 책을 다시 폈는데, 다시 읽는것 자체가 짜증나서 못찾겠다.
일단 편집 부분은 그렇다치고(환상미디어니까) 내용적인 부분을 봐서도 참 많이 아쉬운 글이다.
1권의 줄거리다. 혹시 읽고 싶으신 분들은 가능한 피해주시길 바란다.
2036년, 한국은 이미 통일되었고 모병제로 전환되었으며 병력을 파병하기 시작했다. 주인공은 고아로 의무교육인 고등학교를 졸업 후 곧바로 입대하여 벌써 9년차에 이른다.
무장세력과의 마찰로 인해 반중력 괴멸 수류탄과 함께 자폭하여 사망한다.
2100년, 지구가 좁은 지구인들은 행성 이민을 떠난다. 부잣집 딸네미인 히로인은 할아버지에게 부탁해 자신과 함께 떠날 최강의 사이보그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하게되며, 사이보그의 뇌로 주인공의 뇌가 사용된다. (여기서 반중력 괴멸 수류탄으로 온몸이 불타 사라졌는데 어떻게 뇌가 남아있고 지금까지 보존되고 있는가 고민하면 지는거다!) 과학기술이 워낙 뛰어나서 정자도 생산해낼 수 있는 생식기능도 가진 사이보그가 되서 다시 살아난 주인공.(의문을 가지지 마라 진다니까!)
주인공은 히로인과 함께 행성 이민을 떠나지만, 악역(...)의 농간으로 우주선이 워프 게이트에서 방황하게 되고, 주인공의 에너지를 이용하여 1년여만에 워프 게이트을 벗어나게 된다. 게이트를 벗어나자 주인공과 히로인이 눈을 뜨는데, 분명 가슴이 절벽이던 히로인이 냉동수면장치에서 생체기능이 멈춰있었는데, 눈을 뜨니 쭉빵 가슴D컵의 글래머가 되어있었다. (히로인, 전혀 무반응이다. 좋지도 싫지도 않다 걍 오빠 응큼해 아힝힝 할 뿐이다) 그게 다 워프 게이트에서 방황할 때 인체가 생존을 위해서 변형된 것이다.
.......의심을 가지지 말아라. 그럼 더이상 이 책을 읽을 수 없다. 지금까지의 줄거리는 무려 1권의 100페이지까지의 이야기인거다. 앞으로 219페이지 남았다.
나머지 219페이지의 줄거리를 쓰려면 정말 쓸게 많은데 벌써 글쓰기 시작한지 30분이 넘었고 메신저에서 친구가 놀자고 해서 간략하게 나머지 219페이지의 줄거리를 1줄로 적는다.
그 뒤 인간이 살 수 있는 행성을 발견하여, 이계진입물다운 전개가 기다린다. 1권 내용 끗.
이상이 케이-엘 1권의 줄거리다. 간단하게 세줄 요약들어간다.
1. 군대에서 수류탄 던지고 죽었다.
2. 일어나니 킹왕짱 슈퍼맨 사이보그가 되어있었다. (덤으로 빈유 여친도 생겼다)
3. 자고 일어나니 이세계에서 킹왕짱이 되었다.(풍유환 먹은 여친이 생겼다.)
솔직히 어느 작품이건 한개정도의 신선한 설정 혹은 캐릭터, 흥미거리 또는 재미를 주는데, 이 케이-엘에서는 그마저도 없었다. 왜 아직도 책등에 검은점이 찍혀있는지 이해가 안간다. 난 그저 책방주인에게 농락당한건가? 아니면 주류 독자층만 아는 재미가 있는 것일까?
만약 후자라면 주류를 따라가지 못한 마이너 독자의 푸념이라고 생각해달라. 전자라면 그냥 책방 주인에게 농락당한 불쌍한 독자라 생각해달라.
재미있는 소설이 필요하다. 밤새 푹 빠져 읽을 수 있는...
어디 그런 소설 없는지 간절히 추천을 부탁하고 싶은 밤이다.
Comment '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