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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
08.12.29 00:32
조회
6,824

작가명 : 한상운

작품명 : 무림사계

출판사 : 로크미디어

- 미리니름을 살짝 포함하고 있으며, 편의상 평어체를 사용합니다.

누군가 나에게 '무림사계를 읽어본 소감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뭐라고 말해야 할까? 정말 재밌게 봐서 추천해주고 싶은데 막상 설명하려 하니 말문이 막힌다. 그런데 머릿 속에 '딱' 하고 떠오르는 노래가 있다. '2PM의 10점 만점에 10점'

2PM의 노래 가사 랩을 인용해 "이건 본 적이 없는 그런 최고의 소설이야. 말로 설명하려 해도 알아듣지 못할거야. 10점 만점에 10점!!" 이라고 하면 내 소감을 제대로 전달한 것일까?

한마디로 재밌다. 어릴 적에 우연히 주성치의 '서유기'를 본 적이 있다. '선리기연'이었던가? 설 특집으로 MBC에서 방영했었는데 그 영화를 보고 정말 폭소했다. 진짜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면서 웃었다. 그리고 그날 매우 행복했었다.

무림사계는 옛날에 보았던 영화 서유기(선리기연)를 떠올리게 했다. 정말 원없이 웃었던 그 날을 되새기게 만들어 주었다. 무림사계와 주성치 코미디는 서로 방식은 다르지만 나를 실컷 웃게 해주었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고마운 작품이었다.

무림사계는 쉽사리 다가가기 힘들다는 선입견으로 나에게 멀리 떨어져 있었다. 워낙 사실같은 무협 세계를 다룬다는 평때문에 책을 읽고 쓴 맛을 볼까 두려웠다. 최후식 님의 '표류공주'같은 느낌을 주지 않을까 두려웠다. 하지만 첫장부터 몰입하여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정신을 못차리고 빠져들었다. 다 읽고 나서 감상문을 쓰는 지금까지 그 여운을 즐기고 있다.

첫장을 보고 쓴 맛을 볼 것 같은 예감이 맞을거라 생각했다. 밑바닥 인생들, 지저분한 시장골목의 부랑아, 희망없이 살고있는 군상들이 등장하면서 오색찬란하게 빛나던 내 기대를 바로 칙칙한 회색빛으로 칠해버렸다. 하지만 회색빛으로 가득하더라도 매력이 있었다. 과장되지도 단순하지도 않은 현실. 딱 그 정도의 현실이 그 속에 담겨 있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 1인칭 시점이다. 인물들간의 대화나 발생하는 사건에서도 재미를 얻을 수 있지만 주인공의 속마음, 생각 등의 묘사를 보는 재미가 굉장하다. 담진현은 비뚜러진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어딘가 하나 결핍된 싸이코패스의 심하게 비틀린 시선은 아니다. 풍자와 해학을 가득담은 시선이다.

무림사계는 초반부터 웃음을 선사한다. 석방평의 마누라에 대한 품평이라던지 석방평과 마누라가 주거니 받거니 하며 던지는 말들은 정말 예술이다. 그 어떤 만담보다도 웃기다.

담진현이 암살에 실패하고 창문으로 뛰어내려 연못을 이용해 탈출하는 걸 보고 석방평은 부하들에게 뒤쫓아 뛰어내리라고 한다. 부하들은 멈칫거리다 어쩔 수 없이 창문으로 뛰어 내리는데 마지막 한 놈은 발을 헛딛었는지 연못이 아닌 평지에 떨어진다. 그걸 본 석방평은 "저런 놈은 죽는게 나아!"라 말하고 석방평의 마누라는 "죽어서 나은 사람이 어디 있어요!" 라고 대꾸한다. 석방평의 마누라가 '석씨 집안 사람은 제정신인 사람이 없다'라 하고 이에 석방평이 발끈하자 "아주버님만 해도 결혼 다음날 애인 꿰차고 도망갔잖아요. 그것도 남자 애인이랑!"이라고 바로 응수한다. 뭐 이런 식이다.  그냥 따로 떼놓고 보면 어색하고 맛이 잘 살지 않지만 책에 있는 그대로 본다면 정말 재밌다.

구환도에 의해서 피가 철철 넘치는 잔인하고 잔혹한 살인장면 때문에 무겁고 불쾌해지더라도 주인공이 툭툭 던지는 말, 석담평 부부의 만담, 멍청한 부하들의 슬랩스틱 코미디 같은 장치들로 인해 분위기가 다시 금방 유연해진다.

무림사계를 읽으면서 한 페이지를 읽는 동안 평균 2번은 감탄했던 것 같다. 페이지를 붙잡고 웃느라 페이지가 찢어질 정도였다. '아! 이 작가는 진짜 언어의 마술사다!'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읽고 있으면서도 '다음에 또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림사계를 읽다보면 언제 웃음을 터뜨릴지 모른다. '후후후, 히히히, 크크크, 하하하'. 갖가지 웃음이 터진다. "뒷모습만 봐도 저는 한번 보면 잊지 않습니다."는 이달의 확신에 "그럼 중원에 모르는 사람 없겠네?" 라고 담진현은 받아치며 깐죽거린다. 심각한 상황에서조차 그 상황을 비틀어 버리는 유머야말로 이 작품의 묘미이다.

곱씹으면서 봐야 한다. 어디 재밌는 요소가 있는데 내가 모르고 넘어가는 것은 아닌지 항상 긴장해야 한다. 어떤 특정 단어들만 웃긴게 아니다. 어떤 한 페이지만 웃긴게 아니다. 흐름이라는 것이 있다. 고도로 계산된 치밀한 설정을 통해 웃긴다. 앞 페이지에서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한참 뒤에서 같이 연결되어 '빵' 하고 터뜨려준다. 무림사계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웃기기 위한 치밀한 장치가 여기저기 지뢰처럼 숨겨져 있다. 너무 구석구석  많이 있어 전부 파악하기 힘들다.

한꺼번에 달린 열매들을 모두 따먹으려고 하니 배가 터질 지경이다. 적당히 소화시키면서 내 양에 맞게 즐겼어야 했는데 너무 욕심을 부린 것 같다. 남겨두었다가 두고두고 생각날 때 조금씩 수확하는 호사를 누려야겠다.  

이건 한번 보고 말 책이 아니다. 아마 처음 읽어보고 자신과 맞지 않았다던가 하는 이유로 포기한 적이 있다면 여유있게 되새김질 하며 보지 못하는 태도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아니면 취향차이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그냥 일독을 권하는게 아니라 삼독, 사독을 권한다. 아마도 구입해서 생각날 때마다 읽어주는게 좋을거라 생각한다.

무림사계에서는 판타지도 아닌데 영어가 나온다. 위렴은 옆에 있던 건방진 녹림도가 당문고수에게 거만하게 굴다가 절명하는 모습을 보고 저절로 뭐라 내뱉는다.

"Fuck! Motherfucker!"

격렬한 홍모귀의 반응에 당문고수가  묻는다.

"자네 아까 이상한 소릴 내던데.... 퍽? 머더퍼커?"

"예? 그냥 감탄삽니다. 제가 워낙 놀라서..."

"아.. 그게 대단한 사람, 끝내주는 기술... 뭐 그런 뜻입니다. 존경합니다."

담진현과 이지하, 배상훈이 추격자들을 따돌리느라 토굴을 기어가는 장면은 정말 설정 코미디의 절정을 이룬다. 배상훈이 앞장서고 담진현이 그 뒤를 쫓아가는데 배가 아프고 방귀가 마렵다. 참기 힘들다. 하지만 뒤에는 꽃같이 어여쁜 이지하가 바로 따라오고 있기에 실례하기에는 너무 미안하다. 이지하는 무공도 무지 쎄서 뒷감당하기 두렵다. 배상훈이 뒤에 있었다면 고민조차 하지 않겠지만 참는 수 밖에 없다. 결국 두 개의 갈림길에서 겨우 방귀를 처리하고 시원해진 담진현은 마음이 홀가분하다.

담진현 일행을 뒤쫓는 소조귀 일행. 토굴로 급하게 쫓아온다. 2개의 갈림길에서 어떤 길로 쫓아갈지 정하기 위해 소조귀가 나선다. 소조귀는 어릴 때 "엄마! 누나 입에서 밤꽃 냄새가 나!"라는 명언을 남겨 누나를 절망의 구렁텅이로 밀어넣는 등 냄새는 기가 막히게 맡는 재주가 있다. 이에 양쪽 길 모두 코를 들이대는데 담진현이 뀐 방귀 냄새를 맡고 "독이에요, 독!" 이라 울부짖는다. 홍모귀 위렴은 "Shit! Motherfuker!"라는 감탄사를 연발하고 조요성은 피독주를 꺼내는 등 난장을 벌인다.

담진현 일행은 방귀로 추적자들을 속이는 전무후무한 담진현의 임기응변에 감탄하고 잠시나마 여유를 찾는다.

무림사계에서는 속담 하나를 써도 다르다. "두꺼비가 오리 고기를 노리는 격"같은 경우가 그렇다. '못 올라갈 나무는 쳐다보지도 말아라' 혹은 '뱁새가 황새 쫓아가다 가랑이가 찢어진다' 등의 익숙한 속담과 같은 뜻을 지니고 있다. 똑같은 의미를 전하더라도 최대한 익살과 해학을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유머를 잊지 않는다. 담진현은 당사연이 남긴 유물을 얻어 보관하고 있었는데 이를 당문주가 뺏어간다.

"왜 당사연이 너에게 이 책을 넘겼지?"

"출판해 달라고."

"그건 안돼. 이 책은 당문으로 가져가서 교재로 써야해. 당씨가 쓴 책을 왜 다른 성씨에게 보여줘야 하나?"

이에 담진현은 '영감님은 공자랑 맹자가 쓴 책 안 읽어보셨냐'고 물어보려다 그만둔다.

무림사계의 유머를 별로 재미있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진짜 웃긴다. 누가 우스개 소리를 해주길래 들었는데 재미없어서 흘려들을 때가 있다. 하지만 자려고 누웠는데 갑자기 그 이야기가 떠올라 곰곰히 생각해보니 너무 웃겨서 배땡기도록 웃는 경우가 있다. 무림사계에는 그런 유머들로 꽉 차있다. 혹시 별로 재미없다는 사람도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시길 바란다. 아마 박장대소 할 것이다.

무림사계는 묘사 자체에서 상당한 사실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빗속을 뚫고 도망가는 장면이 있다. 담진현은 비가 내려서 찝찝하고 도망자로 쫓기느라 마음이 불편하다.

책 속에 '축축하게 젖은 바지가 불알까지 휘감아' 라는 표현이 나온다. 이 묘사 한마디에서 어찌나 그 기분의 더러움과 찝찝함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던지 감탄했다.

무림사계는 전투, 싸움 방식 또한 사실적이다. 막싸움과 무공이 섞인 자세한 묘사가 압권이다. 총쏘는 것도 주저하지 않고 말그대로 살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라도 이용한다. 잘 포장된 무공대결이 아니라 무법천지 싸움이다. 무림사계에서의 싸움은 누가 더 교활하고 야비하면서 강한가,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자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생존게임이다. 무공이 약한 사람도 총을 사용하거나 구명절초를 이용해 막판 뒤집기가 가능하다.

목숨을 건 싸움을 하고 있다는 것이 정말 실감난다. '베고 긋고 휘두르고 찌르고 십자로 막고 아래에서 위로 그어 올리고' 등등 칼을 휘두르는 모습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살을 후벼파고 차가운 칼날이 몸을 꿰뚫고 들어오는 느낌까지 생생하다.

미국 드라마 중에 '24'라는 작품이 있다. 그 유명한 잭바우어. 총알도 피해가고 방금 전까지 고문당했더라도 풀려나자마자 팔팔한 주인공이 등장한다. 테러에 맞서 24시간 동안 여기저기 안가는 곳 없고 주인공이 아니면 해결되는 일도 없다. 피말리는 하루를 보내는 것이 묘미인 드라마이다. 무림사계의 '그해 여름 편'은 '24'에 맞먹는 사건들이 하루만에 터진다. 그리고 모두 마무리 되기까지 하루의 시간 정도만 소요된다. 어찌나 크고 다양한 사건들이 터지는지 따라가다 보면 머리가 어지러울 지경이다. 칼싸움액션, 총싸움 액션, 폭탄 액션 등의 다양하고 거침없는 액션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핵폭탄만 안나오지 스케일은 '24' 저리가라 할만하다. 그런 끊이지 않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담진현이 지친만큼 나도 같이 지쳐있다.

무림사계는 묘사도 사실적이고, 대사 하나하나가 예술적이라 책장을 휙휙 넘길 수 없다. 너무 뜨거워서 껍질부터 조심히 조근조근 다 까고, 입에 넣더라도 이 사이에 끼워 '호호'불며 식혀먹어야 하는 군고구마 같다.

담진현은 훨씬 윗줄의 무림고수 사유분과의 대결에서도 살아남는다. 담진현은 무공이 약한 대신 권총, 비상을 바른 송곳같은 칼, 철혈문의 구명절초를 몽땅 이용하는 등 한마디로 발악을 한다. 자칫 주먹 한방으로 처리하여 허무하게 끝낼 수 있는 고수와 하수 사이의 대결을 주어진 상황을 이용해 집념이 느껴지도록 처절하고 치열하게 잘 이끌어낸다.

무림사계에는 대부분의 무림인들이 가진 고질병이 나온다.  "무림인들은 항상 긴장하고 살잖아. 그러다 보니까 성적으로다가...." 무림인들의 발기불능을 다룬다. 얼마나 현실적이고 리얼한가? 무공을 익혀서 정력이 끝내주고 밤새 끄떡없을 것 같다고만 생각했던 무림인에 대한 고정관념이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무림사계에 등장하는 배경은 칙칙하다. 칙칙한 배경이 분위기를 그대로 끌고 내려가버려 그 속의 인간 군상들의 삶을 더 비참하고 어둡게 보이도록 만든다. 등장한 배경들을 쭉 나열해 보면 시장통, 술집, 기루, 항구, 도박선, 판자집, 도박장, 허름한 객잔, 헛간, 변소, 토굴, 옥사, 거름선, 징벌방, 육시 등이다. 어디서도 고급스럽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낼 수 없다. 인물과 배경이 어우러져 '무림사계'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추적과 도망이 막바지에 이르면 정말 모두들 만신창이가 된다. 그리고 만신창이의 느낌을 제대로 느낄 수 있게 묘사한다. 무협소설에서 주인공은 보통 암기에 맞고, 칼에 찔리고, 독에 당하고, 장력에 맞아 내장이 상하고, 고문을 당해 칼에 저며지는 상처를 입어도 꿋꿋하고 의연하다. 몸이 걸레가 되더라도 정신만은 굳건하다. 그리고 영약을 먹던가 내공심법을 운용하면 금방 부활한다. 하지만 '무림사계'에서 담진현은 그야말로 걸레가 되도록 당해도 걸레가 된 채 도망친다. 칼에 한방 맞기라도 하면 아파서 죽으려고 한다. 아픔을 숨기지 않는다. 1인칭이라서 상처를 입었을때 느낌의 처절한 독백은 지독한 아픔을 정말 제대로 전달해 준다.

무림사계가 처절하거나 웃기기만 한 것은 아니다. 평소에 고민했지만 답을 낼 수 없었던 의문들이 불쑥 튀어나와 내 마음 속에 파장을 일으키기도 한다.

'일이란 언제나 의도와 관련없이 진행되기 마련이다. 아무리 의도가 좋아도 결과가 나쁘면 매도당하는 것이 당연한가? 본인의 배를 불리기 위한 의도였더라도 세상 사람들에게 이익을 준다면 좋은 행동인가?'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한번씩은 생각해 봤을 만한 의문이다. 어떤 식으로든 답을 구하고 그 구한 답에 따라 살고는 있지만 그것이 정답인지는 알 수가 없다.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고, 자신이 구한 답이 정답이라 믿고 열심히 살 뿐이다.

담진현이 바라보는 한많은 세상, 거지같은 세상, 무법천지의 세상에 대한 감상과 생각들을 보다 보면 왜 마음 한구석이 찔리고 아린지 모르겠다.

스크루지 구두쇠 영감은 크리스마스의 유령과 함께 '미래와 과거'를 옮겨다니며 제 3자의 입장에서 자신의 인생을 조명해보고 거기서 크게 깨달음을 얻어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난다.

'어린애는 불편한 일이 생겼을 때 도망치려 든다. 떼를 쓰거나 주먹을 휘두르는 것 말고는 일을 해결하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이다.' 담진현의 이런 스스로에 대한 고백과 책임지지 않고 도망만 치는 그런 삶에 대해 제 3자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니 크게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나이를 먹어 어른이 되었지만 '과연 나는 진짜 어른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하고 자문해보게 되고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하지 못하는 내 자신에게 씁쓸함을 느낀다.

원하지 않았으나 우발적으로 일어난 사고에 대해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닥쳤을 때 나도 담진현처럼 도망가고 피하기만 하려 할지도 모르는 일 아니겠는가. 솔직히 그럴지도 모른다고 인정한 채, 담진현의 인생과 삶을 바라보니 스크루지의 환상 여행만큼이나 진지하고 깊은 깨달음을 주는 소중한 간접경험이라고 느꼈다.

실컷 웃다가도 가끔 나오는 그런 진지한 이야기때문에 "내가 웃는게 웃는게 아니야" 라는 말을 실감하곤 했다. 그게 진정한 블랙코미디겠지...

무림사계에는 죽음이 두려워서 정말 구질구질하게 질긴 목숨을 연명하는 인물들이 여럿 나온다. 그들의 삶에 대한 집착은 정말 대단하다. 하지만 쉽게 공감할 수는 없었다. 따라가기만도 벅찬 그들의 삶에 대해 약간 동정의 시선을 보냈을 뿐이다. 특별히 꿈이나 목표가 있는 것도 아닌데 목숨을 포기하기가 그렇게 힘들까? 그렇게 살 바에야 차라리 죽는게 편하겠다는 생각도 했다.

24시간이라도 굶어본 적 없는 내가 이해하기란 무리겠지. '기아체험 24시'란 행사에 간다고 했다가 돈내고 밥 굶는 그런 한심한 짓거리 하지 말고 가까운 동네에서 봉사활동이나 하라는 핀잔을 듣고 바로 굴복했던 내가 어찌 '삶은 고통이지만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겠는가. 하지만 목숨이란 하나밖에 없는 정말 소중한 것이고 삶이 비록 고통으로 가득차 있어도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진리를 담진현을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느끼고 배울 수 있었다.

인생을 살다보면, 수없이 많은 고민을 하게 되고 시련과 맞닥뜨린다. 어떤 선택을 하던지 어떤 식으로든 결과는 나타난다. 결과가 나빠 후회를 하기도 하고, 체면 혹은 주위사람 때문에 원치않는 선택을 해서 본인 스스로가 괴로울 때도 있다. 선택을 하고 책임을 진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후회할 때 후회하더라도 자신이 원하는 바를 진심으로 깨닫고 마음이 따르는대로 행한다면 죽으러 가는 길조차 담담하고 마음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엔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진정한 어른으로 다시 태어나려하는 담진현을 보며 같이 홀가분함을 느끼고 안도하는지 모른다.

무림사계에 나왔던 기억나는 이야기가 몇 가지 더 있다.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살아갈 생각이 있다면 절망해서는 안 된다. 사람은 희망으로 사는 것이다.

-정말 자유로워지고 싶다면, 정말로 행복해지고 싶다면 일단 자기 자신부터 생각하는 거야. 스스로를 위하는 건 절대 나쁜 일이 아니야.

-숨을 쉰다고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이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 결과에 책임지는 인간만이 살아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다. 옳고 그름은 그 다음 문제이다.

-사람은 누구나 혼자고 자유로워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점도 맞아. 하지만 그렇다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포기해선 안 돼. 그거야말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니까 말이지.

-세상일은 절대 원하는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하지만 늘 희망을 꿈꿔야 한다. 언제나 희망은 있다.

무림사계는 열린 결말로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처음 시작처럼 칙칙한 회색빛이 아니다. 처음의 칙칙했던 분위기와 무거웠던 마음은 커다란 짐을 내려놓은 것 같이 한결 가벼워졌다. 언제나 희망은 있다는 마지막 말로 인해 칙칙한 회색빛 분위기가 총천연색으로 빛나게 되었다.

읽으면서 이렇게 체력이 소모되는 글은 처음이었다. 머리 속에 인물들을 세세히 담고 글 속의 현실을 상상하고, 웃기면 시원하게 웃고 어디 더 재밌는 곳이 없는지 살피느라 책장도 천천히 넘기는 등 한권 읽는데도 상당히 피곤했다. 특히 1권은 치열한 전투씬이라 주인공을 따라 다니며 같이 전투를 치른다는 느낌으로 읽었더니 주인공이 지친 만큼 나도 지치는 것 같았다.

'무림사계'는 다른 사람도 한번 읽어보라고 적극 추천하겠다. 될 수 있으면 사서 보라는 말도 꼭 하겠다. 아무나 빌려주지 않겠다. 적어도 책을 좋아하고 함부로 대하지 않는 사람에게만 빌려주겠다. 그리고 직접 집에 찾아가 회수가 가능한 사람에게만 빌려주겠다. 앞으로도 두고 두고 볼 책인데 혹시 잃어버린다면 절판되어 구하지도 못해 큰일날지도 모르니까 미리 조심하려는 다짐이다. 한상운 님의 이번 작품에서 상당한 인상을 받은만큼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기다리겠다.


Comment ' 27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8.12.29 00:39
    No. 1

    대단한 감상문입니다. 으음. 전 이 대사가 마음에 와닿더군요
    "천하제일 고수도 싸울땐 삼류다."
    정말.. 한상운 작가는 말이 필요없는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양탕
    작성일
    08.12.29 00:43
    No. 2

    훌륭한 글에는 훌륭한 감상이 나올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낍니다.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무림사계는 이전에 비해 온유해졌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그래도 한상운의 비틀기는 여전한 맛을 자랑하는 군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2 asdfg111
    작성일
    08.12.29 01:11
    No. 3

    천재 작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백면서생..
    작성일
    08.12.29 11:00
    No. 4

    추천입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대기리
    작성일
    08.12.29 11:17
    No. 5

    정말 잘 읽었읍니다.
    다시한번 책내용이 떠오르며 웃음이 나오려 하네요
    요즘에 읽은 책중에 최고가 아닐까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08.12.29 12:38
    No. 6

    대단한 감상문이네요..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8.12.29 13:09
    No. 7
  • 작성자
    Lv.54 소이불루
    작성일
    08.12.29 16:04
    No. 8

    좋은 감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8 귀영자
    작성일
    08.12.29 22:47
    No. 9

    뛰어난 작품에 정말 훌륭한 감상문입니다.
    ...내가 감상문을 바로 이렇게 쓰고 싶었는데
    깊은 내공이 느껴지는 감상문이었습니다.
    ... 10점 만점에 10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이오스
    작성일
    08.12.30 09:09
    No. 10

    뜬금없는 이야기지만... 전 선리기연 보고 울었습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일
    08.12.30 15:10
    No. 11

    현천아님 저도 역시 그 대사가 기억에 남았습니다. 그 대사가 어울릴
    만큼 '무림사계'의 현실이 잘 표현된 것 같습니다.

    양탕님 감사합니다. 한상운 님 작품을 여러 편 읽으셨나 보군요.
    제가 읽은 것은 '무림사계'가 처음이라 다른 작품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고 싶습니다. 중고서책 거래 하는 곳에서 모두 팔렸다고
    하더라고요.

    나나야님 '산타'도 추천하신다고 하셨던 것 같은데, 한번 읽어봐야
    겠습니다.

    백면서생님 매년 말이 되면 '올해의 무협소설'을 뽑아주시는
    수고로움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걸 보고 모르고 있던 좋은 작품을
    찾아 읽게 되었습니다. '무림사계' 역시 마찬가지고요.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일
    08.12.30 15:11
    No. 12

    대기리님 다시 내용을 떠올리며 웃으셨다니 기쁘네요. 저와
    웃음코드가 비슷한가 봅니다.

    호접蝴蝶님 좋게 봐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저기 글에서 댓글
    달아주신 것 또한 감사합니다. 흰색 나비가 눈에 띄어서 그런지
    읽고 있는 장영훈 님의 신작 '절대군림' 댓글에서도 잘 보이더군요.

    물망아님 감사합니다. 추천하시는 작품마다 저도 굉장히 만족스럽다고
    느꼈습니다. 물망아 님의 감상글과 의견에 귀기울이고 있습니다.

    태극도사님 감사합니다. 제가 빼먹은 부분이네요. 훈훈한 인간성.
    쫓겨다니면서 알게모르게 형성된 동료애때문에 글을 더욱 재밌게
    보았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일
    08.12.30 15:11
    No. 13

    소이불루님 긴 글을 읽어 주신 것만 해도 감사합니다. 특히 결말이
    맘에 든다고 하셨듯이 저도 그 점에 있어서 동감입니다. 그런 결말
    덕분에 훨씬 오래 상상하며 여운을 즐겼습니다.

    귀영자님 부끄럽습니다. 무림사계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조금씩
    뽑아 잘 편집하여 엮어놓은 것에 불과합니다. 진짜 잘 쓴 감상문들은
    이미 여러 편이 있습니다. 저도 그런 감상문에 감동받아 무림사계를
    읽게 되었구요.

    이오스님 어릴 적에 본 영화라 내용은 많이 생각나지 않습니다.
    울었다는 말씀을 듣고 보니 떠오르네요. 1편이었는지 2편이었는지
    언젠가 다른 분이 그런 말을 하는 걸 듣고 다시 그 영화를 찾아보려
    했습니다. 하지만 좋은 추억이 날아가버릴까봐 그냥 저에게는 아주
    웃겼던 작품으로 남을 수 있도록 보지 않았습니다. 이 작품에 눈물샘을
    자극하는 부분 또한 있었음은 인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테이크원
    작성일
    08.12.30 17:14
    No. 14

    한상운 님의 위트와 센스는 독보적이죠^^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흰개미
    작성일
    08.12.30 18:18
    No. 15

    멋진 감상문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8 대마21
    작성일
    08.12.30 19:37
    No. 16

    아직 안봤는데.. 꼭 봐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lo*****
    작성일
    08.12.30 19:49
    No. 17

    솔직하고 정성이 느껴지는 좋은 글이네요.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일
    08.12.30 23:30
    No. 18

    煙雨님 마음을 움직이는 훌륭한 감상문 덕분에 이렇게 저도 무림사계
    를 읽고 감상글을 적었네요. 煙雨님이 추천해 주시는 작품은 정말
    두번 생각해 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선택에 대한 믿음을 주십니다.

    흰개미님 감사합니다. 훌륭한 작품을 알리고 싶은 마음에 재미를
    많이 강조한 것 같습니다. 어렵게 생각했고 외면했던 사람도 한번
    읽어보고 저와같은 기쁨을 얻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이었죠.

    대마!님 관심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읽고 나서 어떤 평을 내리실지
    모르겠지만 아무쪼록 큰 즐거움 얻으시기를 바랍니다.

    losscut님 감사합니다. 품격, 격조. 격이 다르다는 말이 무엇인지
    보여주시는 감상문 잘 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작품을 통해
    그런 멋진 감상문을 보고 싶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아처경
    작성일
    08.12.31 12:33
    No. 19

    캬~ 감상문을 적으려면 이정도는 적어줘야 하는데... 쩝
    재미있게 읽은 책, 감상문을 적고 싶어도 글솜씨가 뒷받침이 안되니..

    너무나 잘 쓰신 감상문이에요.
    감상문만 읽는데도 중간중간 키득거리며 웃었으니...

    꼭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완결은 되었나요?
    만약, 완결이 아직 안되었으면 기다렸다 읽어야겠어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일
    08.12.31 16:13
    No. 20

    허당내공님 재밌게 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림사계는 2008년 4월에
    6권으로 완결된 작품입니다. 저도 한참 후에야 소문을 듣고서야
    읽었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즐겁게 읽으시길 바랍니다.
    2008년의 마지막을 잘 마무리 하시고, 새해에는 더욱 즐겁고 건강하시
    길 바랍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8.12.31 17:14
    No. 21

    그러시다니 영광이네요.
    저도 마스터플랜 님의 감상을 잘 읽고 있습니다.
    특히나 이번 무림사계의 감상은 어찌나 제 느낌이나 생각과 일치하는지...
    정말 "동감"이라는 말 이외의 댓글을 달 수가 없었습니다.

    소모임 친목모임에 소요유라는 모임이 있습니다.
    서로의 취향과 감상에 공감, 동감하는 이들이 모여 만든, 자유로운 감상을 지향하는 모임입니다.
    원체 느슨한 극소모임이라 글이 자주 올라오지는 않지만, 더러 반가운 감상을 만나실 수 있을 겁니다.
    읽지 못한 읽을 글을 찾으신다면 소요유의 올해의 수작도 한번 살펴 보시기를...

    남은 하루 잘 마감하시고, 행복한 한해 맞으시기를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화신
    작성일
    09.01.01 14:07
    No. 22

    꼭 보고싶은 마음을 들게 만드는 감상문이로군요. ^^ 저도 꼭 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진월인
    작성일
    09.01.01 14:16
    No. 23

    좋은 소설에 좋은 감상이 난다..... 동감 100%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마스터플랜
    작성일
    09.01.02 14:48
    No. 24

    물망아님 '소요유'라는 친목모임을 한번 둘러보니 반가운 감상과
    반가운 분들이 많이 있네요.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화신님 읽어보시고 저처럼 뿌듯한 만족감을 얻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진월인님 일단 소설이 훌륭해야 읽고 난 소감을 적고 싶을 뿐만
    아니라 글을 쓰기도 수월하지요. 무림사계는 쓰고 싶은 말이 너무나
    많았던 즐거운 소설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새해가 조금 지났지만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팬텀에릭
    작성일
    09.01.05 02:36
    No. 25

    저도 대여점에서 빌려 보다가 나중에 구입한 책입니다. 언제 시간이 난다면 이런 훌령한 감상문을 쓰고 싶었는데.... 절대 빌려서 볼 책이 아니다는 것을 다른 분들에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2 농무
    작성일
    09.01.19 00:07
    No. 26

    정말 제가 하고싶은 이야기를 쏙쏙 뽑아서 해주신 감상문이었습니다..
    제게 이런 감상글을 남길 능력이 안된다는 걸 한탄하게 하시는군요~,^
    무림사계.카디스.남작군터.숭인문 이정도가 근래 읽었던 작품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들인데..그중에 최고봉은 역시 무림사계가 아닐까 합니다. 아직 못 보신 분들에겐 일독을..여유가 되시는분들에겐 소장을 권하고 싶을 정도입니다..호흡이 느린듯하지만 독특한 맛이 살아있고 여운이 있는 작품들이라 생각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프리저
    작성일
    09.10.20 01:03
    No. 27

    이정도는 써줘야 하는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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