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자청
작품명 : 시공천마
출판사 : 청어람
이 작품은 처음 접했을 때 좀 꺼려지는 면이 있었다. 나는 미래소설을 그다지 탐탁치않게 생각한다. 그 트라우마의 원천은 만화영화에서 들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20원터키티'라는 작품이다.(제목이 맞는지....)현재가 2008년임을 감안하면 참으로 허무맹랑한 만화가 아닐수 없다. 차라리 년도를 표시 하지나 말든가......어쨌든 그런 마음을 품고 시공천마를 일독하기 시작했다.
먼 미래 인간은 기계의 반란으로 생존위기에 처하게 된다-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같은 얘기다. 항상 시작은 기계가 지배하는 미래다.
인간 레지스탕스(저항군)의 특수부대 대장 이환. 기계와의 전쟁으로 마모된 그의 성격은 냉혹무비! 마침내 한국 기계지배의 중심 청와대(여기서는 기계화된 난공불락의 요새입니다.)에 진입하여 기계정부와 정면대결을 벌인다. 그 전투에서 동료대원들은 모두 전사하고 미리 계획되어진 기계의 음모라는 것을 알게되나 청와대는 자폭으로 핵을 사용하고 섬광과 함께 모든 것이 사라진다.
위의 내용까지가 도입부(1권 중반)이고 이후 청와대라는 기계생명체와 무림세계로 떨어진다.
자청이라는 작가는 처음 접하는 이름이나 그의 글에서 큰 손색을 찾아볼 수 없을만큼 매끄럽다. 또한 일반적인 퓨전의 전개와는 약간 비틀린 설정을 보여준다. 주인공은 군인답게 생존이 최우선 목표이다. 청와대라는 미래초첨단 과학기술을 이용하여 그는 무림세계의 신으로 군림하려한다. 그리고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무공을 익히는 과정이 흐른다. 전체적으로 일반적인 전개. 그러나 소소한 내용을 보면 결코 일반적이지 않다. 본문에도 독백씬으로 나오는 말이지만 그는 결코 관대하지도 인정이 넘치는 주인공도 아니다. 전직 군인이었기에 살인에 대한 망설임도 없다. 그를 조금이나마 흔들수 있는 존재는 마을의 소녀 소소와 그를 흠모하는 히로인 임관홍뿐! 그렇다고 그들에게까지도 인자하지않다. 그는 인색한 정(情)을 보여줄 뿐이다. 사랑,정,화합등에 서툰 주인공 이환.평온에 안주하려는 마음과 깊은곳에서 용솟음치는 야망,새롭게 일깨워지는 무인혼으로 말미암아 마음속에 갈등은 고조된다.
글 자체의 분위기는 건조하고 삭막(삭막까지는 아닐것 같지만....)하고 딱딱한 편이다. 작가가 의도한 부분이든 그렇지 않든 글의 전체적인 성격과 너무 잘 어울린다고 느껴진다. 그 중 광기에 물들었다가 이환의 도움으로 마에서 벗어난 소림승 보각! 오히려 천마의 유진을 이은 이환의 마기를 알아보고 그와 대립하는 보각은 이 작품의 또 다른 볼거리다.
작품 시공천마는 전체적으로 산만하지 않고, 절제된 사건들 속에서 주인공의 보보를 지켜보는 재미가 매우 크다.다만 개인적으로 개그 캐릭터 격으로 등장시킨 세 명(안과,고복,태평)이 조금 눈에 거슬리지만 그들도 하릴없이 나온 것이 아니라 이후 사건 전개에 이음새역할을 할 가능성이 다분하기에 별 불만이 없다.
시공천마의 가장 큰 불만은 출간텀이 너무 길다는 것이다. 다음 내용이 너무 궁금한데 참기힘드니 아예 잊어버리고 있다.
작가님의 분발을 촉구하며 5권을 기린의 마음으로 기다려본다.
덧1. 혹시 미리니름이 많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씀드립니다. 본문의 내용에 비하면 제가 언급한 것은 얼마되지 않습니다. 그만큼! 볼거리는 충분합니다.
덧2. 뭔가 트집을 잡고 싶지만 그럴만한 건덕지가 없네요^^ 개연성이나 글의 구조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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