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정구
작품명 : 박빙
출판사 : 북박스
우리가 흔히 장르 소설이라고 구분하는 무협/판타지 소설에도
다양한 장르로 세분화가 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순수 정통이 있는 반면 코믹, 기정, 퓨전, 추리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는 작품들이 있었고 이제 컬트라는 새로운 형식도
추가되어야 하리라 생각됩니다
(항상 있어 왔지만 잘 인식되지 않고 있었지요...^^)
사실 컬트가 무엇이다라고 명확히 규정된 정의는 없습니다
따라서 어떤 작품이 컬트 작품이다 라고 단정 지을 수도 없고요
하지만 대체적으로 공감받는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 있으니
당시의 상업성과 대중성을 추구하지 않고 메니아성을
추구하여 새로운 시도를 했던 or 하는 작품들이 바로
컬트 작품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듯 합니다
기본적으로 컬트라는 단어에 포함된 의미가
다수의 대중에게는 배척받지만 소수의 열광적인 메니아
집단으로부터 일방적인 찬사를 듣는 작품들을 의미한다고 볼때
우리가 흔히 쓰는 말로
저주받은 명작, 시대를 앞서간 작품, **폐인 등으로 표현되며
자주 회자되는 작품들이 컬트 성향의 작품으로 꼽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여기서 제가 왜 굳이 명작이라는 조건을 붙이냐 하면
새로운 문화적 현상을, 주류에 반하는 성향을 가진 소수가
먼저 받아들이지만 그것들이 점차 진화하여 오히려
주류가 되어 버리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물론 주류가 되지 못하고 끝내 소수만의 컬트로 남아있는
경우가 더 많지만요 (일단 그 소수에게는 명작이라는 소리지요)
(20세기 후반부터는 컬트가 오히려 대세라는....^^)
이런 컬트 작품들의 또 다른 특성은 동일한 코드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항상 주류에 대한 저항/거부를 가지고 있지만
그 주류라는 것 또한 항상 시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컬트의 특성 또한 새로운 그 무언가를 지향한다는 점을 제외한다면
그 내용, 형식 및 코드도 계속 끊임없이 변화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통 무협이 유행할 때는 퓨전 작품에 컬트라는 이름을
붙여 줄수 있고, 퓨전이 대세일 때는 오히려 정통 작품에
컬트라는 명칭을 줄수도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이런 작품들에는 늘 논란이 따라 붙습니다
기존의 상식을 거부하고, 정신적 & 윤리적 금기를 건드리거나,
전혀 새로운 반동적 주인공을 등장시켜 새로운 구조로
작품을 재탄생 시킨 작품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대체적으로 형편 없는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기가 쉽지요
물론 처음부터 폭발적인 환영을 받아서 컬트로 보기 어려운
작품도 있을 수는 있습니다
(변화의 요청이 강할 때 나오는 새로운 시도인 경우에는요)
이와 같은 컬트적인 작품들의 예를 들어 보자면
폭발적인 성공을 통해 주류로 발전된 컬트 작품은
좌백님의 대도오와 생사박, 전동조님의 묵향을 꼽습니다
그리고 가장 컬트적인 컬트는 풍종호님의 경혼기와 지존록,
한상운님의 양각양을 최고로 꼽고 싶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 자기만의 컬트가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른 작품도 많이 있었지만
문득 이 글을 쓰고자 자판을 두드리는 지금 제 머리에 떠오르는
제 주관적인 기준에서의 대표적인 컬트 작품이네요...^^ )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근래 이곳 감/추란에서 논쟁의 중심으로 떠오르는
정구님의 박빙이 후일 과연 어떤 평가를 받을 지 매우
궁금해집니다
이계 역진입물이라는 기존 유행 코드를 따르고 있지만
내부를 들여다보면 또 현 Trend에 배치되는 반동적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있습니다
(사실 현재 Trend가 어떤 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만,
일단 여기 감/추란의 평가를 본다면 그렇습니다..ㅋㅋ)
기존 장르 소설의 상식과는 다른 형태의 비뚤어진 세계관을
보여줌으로써 어떤 이에게는 불쾌함을, 어떤 이에게는
오히려 현실감(?)을, 어떤 이에게는 구속에서 탈출하는 것 같은
자유로움을 줄 수도 있는 글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히 시장성을 따라간 양산형 작품이다라고 평가 절하하기에는
아직 애매한 부분이 있다는 소리입니다
특히 전작인 불의 왕 등에서 나타난 정구님의 내공을 쉽게
무시할 수도 없을 듯 하고요...^^
앞으로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끌어가시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소리입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기존 선입견/상식을 최대한 배제하고 읽어
보았을 때 나름대로 재미있는 글이라고 느꼈습니다
물론 쉽게 잘 읽히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렇다고
여기서 욕먹는 양산/아류작으로 폄하될 작품은 아니라고 느낍니다
결론적으로는 독자 나름대로의 해석/평가에 따라 다른 것이니까
제가 왈가왈부할 사항은 아니지만요....^^
다만 제가 한가지 부탁 드리고 싶은 것은 섣부른 선입견에서의
폄하보다는 열린 마음으로 편견을 버리고 보시면 의외로
괜찮은 작품 하나 건지실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굳이 괜찮은 작품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현재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글이 어떤 글인지 알아보는
경험을 해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독서 여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자기 입맛에 맞지 않아 실망할 수는 있어도 새로운 모험을
해본 댓가치고는 그리 크지 않다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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