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외솔
작품명 : 불량대협
출판사 :
'외솔'이라는 작가가 쓴 무협소설입니다.
최근에 읽은 무협 중에서는 가장 좋았습니다. 뭐 최근에 읽은 무협이 없기는 하지만.
객관적으로도 상당한 수작이라고 평하고 싶습니다. 다른 무협과 비교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이제 그런 건 안 하기로 했으니까 패스. (~~~~보다는 좀 낫고, ~~~보다는 약간 떨어지는 것 같아요!!)
흑오, 초무령, 백사, 황노인.
이 네 사람이 가사 상태인 무림맹주를 되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나오는 사람 모두가 개성이 뚜렷하고 재미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매력적인 것은 입담이 걸고 이기적이며 머리 굴리는 것 하나는 기가 막힌 흑오와 무림맹의 도살자라는 별명이 너무 잘 어울리는 독하디 독한 백사, 이 두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무협소설 특유의 재미보다는 뭐랄까,
한국적인 냄새- 걸걸하고 거칠고, 소박한 그런 느낌의 재미랄까?
젊고 잘생기고 무공도 뛰어나서 여자들에게서 혼과 눈물을 빼놓는, 그런 잘난 무협소설의 주인공을 바란다면 이 소설을 읽지 않는 게 좋다고 봅니다. 고수의 기품? 영웅의 품격?
흑오라면 그런 걸 갖추고 나오는 사람에게 잇사이로 침 한 번 찍 갈기고 '낯 간지러우니까 계집애 같은 내숭 좀 그만 떨지?'라고 내뱉을 게 뻔합니다(웃음).
백사라면 그러거나 말거나- 너는 짖어라, 난 관심 없다-라는 표정으로 흘끗 쳐다보고는 무시할 테고. 아마 적이라면 상대가 포권하고 통성명하는 동안 기습해서 심장에 바람구멍을 내줄 거라 생각됩니다.
나오는 여자들도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적어도 난 성녀입네- 하면서 청순가련, 순진무구를 이마에 써놓고 다니는 비현실적인 여자는 나오지 않습니다.
약간, 아니, 꽤나 속물적이고 돈과 권력을 사랑하고 절대로 순진하지도 않지만 속을 짚어보면 정이 깊은 여자, 초무령과 못 말리는 색녀 같지만 과거를 알고 나면 꼭 그렇게만 보기도 미안해지는 여자, 으으음.... 누군가가 나옵니다. -_-; 이름이 생각 안 납니다. 죄송.
이 불량대협은 주인공 한 사람이 모든 일을 해결하는 그런 무협이 아니라서 더욱 마음에 듭니다. 흑오의 과거가 대체 어땠는지 의아할 만큼 흑오가 생각 외로 강하기는 하지만(사실 백사도 그렇게까지 강하리라고는 첫 등장 때는 전혀 예상 못 했었죠) 적들과 비교했을 때 불합리할 만큼 강한 것은 아닙니다.
적들의 끝없는 추격과 아슬아슬한 네 사람의 행보가 적당한 긴장감을 놓치지 않고 붙들어 줍니다.
결론은, 그럭저럭 추천할 만한 좋은 무협이라는 거죠.
개인적인 생각인데
판타지는 아주 재미있거나, 재미가 없거나 둘 중 하나인 반면에
무협소설은 아주 재미있거나, 꽤 재미 있거나, 재미 없거나, 셋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서 무협소설을 더 많이 읽게 되는 것 같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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