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68 ptype
작성
04.05.06 20:31
조회
1,627

  백야님과는 참 이상하게도 핀트가 어긋난다.

  이건 코드가, 취향이 맞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처음 1999년에 하이텔에서 백야님에 대한 칭찬의 글이 많이 올라올 때, 나는 예전의 기억을 가지고 절대 기대할 수 없는 작가라고 평한 적이 있다.

  물론, 이것은 나의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다.

  백야라는 필명을 80년대 후반 박스 무협이라 칭해지던 글이 주류일 때의 인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현재에 알려진 백야라는 분은 그 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이 상황을 나중에 알고서, 나는 나의 오해였음을 공개 사과한 적이 있다.

  그리고 나는 백야의 글을 구하게 되었다. 그 전에는 나의 선입견으로 인해 그의 글은 돌아보지도 않았었기에 새로이 글을 구하기가 어려웠다.

  천하공부 출소림을 구하게 되었고 그 글을 읽으며 개인적으로 글을 잘 쓴다고는 생각되지만, 왠지 무협이라는 장르적 흡입력은 떨어진다고 생각되었다. - 글이 가지는 설득력은 이해를 하지만 몰입도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훌쩍 빠져들지 않는다는 표현이다.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를 구하게 되었다. 그리고 읽지 않고서 차곡차곡 쌓아 갔다. 그런데, 8권이 끝이란다. 조금 의아심이 들었다. 벌써? 하는 놀람이다. 글의 전개를 미루어 보아(나는 1권 분량을 읽었다. 과거에 이렇게 인터넷 연재되는 글들은 쉽게 출간되지 못하기에 글을 받아 프린터로 출력하지 않으면 보기 어려웠던 적이 있다.) 이렇게 일찍 마침표를 찍을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역시나, 이상한 끝맺음이다.

  나는 두가지 측면에서 써보고자 한다.

  먼저, 백야 필명의 작가분은 매우 기대되는 작가분이다. 글을 매우 잘 쓰신다. 내가 글에 설득된다는 뜻이다.  하지만, 몰입도는 떨어진다. 이유는 간단하다. 늘어진다.

  하고픈 말이 많아도, 전부 해서는 안 된다.

  내가 이렇게 단정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은 단지 평론가와 학자들의 이론 때문은 아니다. 오랜 시간 글을 읽어오며 느끼게 된 체득이다.

  처음 이 글을 읽으며 2권 중반까지는 매우 몰입도가 높았다. 절로 손에 땀이 고이고 힘이 꽉 들어가는 글이 펼쳐지고 있었다. 하지만, 곧 시들해진다.

  이 글은 한 개인의 이야기지만, 단순히 개인에 국한된 것이 아닌 전 무림을 걸고 두 단체가 격돌하는 파워게임 형식을 취하고 있다. 펼쳐질 이야기가 장대하다는 뜻이다. 이런 장대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작가는 계속해서 주인공 장문탁에게 집중한다. 글의 주인공에게 집중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으나 그 집중이 과했다. 그의 진도, 성장해가는 과정과 간난을 표현하는 것에 너무 매달렸다는 것이다.

  애정이 가는 주인공에게 보내는 작가의 마음을 어찌 모를리오만은 이야기가 조그마한 문파나 단체도 아닌 전 무림을 걸고 격돌하는 두 단체를 걸어 놓고 주인공과 주인공 주변에만, 그것도 어린 시절에 집중한 바는 과했다는 뜻이다.

  

  위의 지적은 두 번째 이야기와 맞물린다.

  긴 이야기다. 아주아주 긴 이야기다. 강조하는 이유는 내용보다는 글의 길이를 말하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 처음 추세로 글이 이어졌다면, 20권에 육박했으리라는 생각을 했다. 이렇게 긴 글을 출간하는데 그 간격이 그야말로 들쭉날쭉 하고 가장 중요한 것, 출간 간격이 너무 길었다.

  독자는 매정하다. 현 시장이 구매 시장이 아닌 대여 시장인 현실이고, 반드시가 아닌 개인의 욕망에 의한 선택의 조건인 소설에서 위의 조건은 자멸의 이유로 보인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서는 두 번째 조건이 갖추어졌다면 첫 번째 문제는 별 문제가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나는 두 가지 다 지적하는 바이다.

  그는 이제 많은 글을 출간했다. 전업작가인지는 알 수 없으나, 최소한 전문 작가라는 이름을 달 수 있다. 그런 그에게 더욱 다듬어진 글을 요구하는 것은 독자의 오만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Comment ' 6

  • 작성자
    Lv.43 L.제스터
    작성일
    04.05.06 22:31
    No. 1

    천하공부출소림... 처녀작에 7권 분량을 허락했다는 것 자체가 모험이었기에 출판사에 고마워 하셨다고 들은 것 같습니다.

    격정적인 흡입력이 떨어진다는 면은 어느정도 인정합니다만, 대신 잔잔한 흐름에 몸을 맡기고 싶은 매력 같은 것은 느껴지지 않습니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무정혈
    작성일
    04.05.06 23:37
    No. 2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는 8권(완결)임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북천권사
    작성일
    04.05.07 00:06
    No. 3

    -백야라는 필명을 80년대 후반 박스 무협이라 칭해지던 글이 주류일 때의 인물로 생각을 하고 있었다. 당연히 현재에 알려진 백야라는 분은 그 분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한다.-

    아니 어떻게 저와 똑같은 오해를......^^;;;
    그래서 아직 백야님 작품 하나도 안보고 있었는데...
    2-3개월 전 고무림 들어오면서부터 오해를 풀기 시작했고 조만간 다 볼 생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2 천상유혼
    작성일
    04.05.07 00:12
    No. 4

    비슷한 백아님도 계십니다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7 공구중니
    작성일
    04.05.07 01:07
    No. 5

    백상님도 있다죠...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전고
    작성일
    04.05.07 08:46
    No. 6

    점점 발전하시는 최고의 작가분중 한분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행보가 너무 아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감상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3413 무협 기문둔갑을 읽고나서.. +5 착한주인공 04.05.08 1,417 0
3412 무협 동도들의 추천으로 읽은 "초일" +7 저잣거리 04.05.08 1,698 0
3411 무협 소무난 잔치에 먹을것 없었던 작품,,나만의... +24 Lv.51 육사 04.05.08 3,024 0
3410 기타장르 무협의 재미 - 기연 (사마달) +6 글수건 04.05.08 1,640 0
3409 무협 내가본 기억에 남는 무협지들.... +10 Lv.9 뽀글마녀 04.05.08 2,280 0
3408 무협 백도 재밌네요 +4 Lv.1 은하장주 04.05.07 1,222 0
3407 무협 산왕 ㅡ,.ㅡ +3 호테 04.05.07 1,059 0
3406 무협 북두남두.. +1 Lv.16 블루완 04.05.07 1,176 0
3405 무협 [청풍연사] 웃다가 죽으면 천국 간다는 말씸! +16 Lv.15 노레이션 04.05.07 1,875 0
3404 무협 쟁선계를 좋아하는 독자와 비뢰도를 좋아하... +25 Lv.1 이길조 04.05.07 2,109 0
3403 기타장르 통연님의 글이 삭제되었네요... +1 Lv.19 이훈영 04.05.07 941 0
» 무협 태양의 전설 바람의 노래가 퍼져나가길 +6 Lv.68 ptype 04.05.06 1,628 0
3401 무협 혈리표는 어떻게 변신하였는가! +4 Lv.68 ptype 04.05.06 1,308 0
3400 무협 용검전기의 의아함 +8 Lv.68 ptype 04.05.06 1,509 0
3399 무협 고독한 검무에 대한 찬사 Lv.68 ptype 04.05.06 986 0
3398 무협 신승을 읽고서 +10 Lv.68 ptype 04.05.06 1,212 0
3397 기타장르 묵향에 대한의견을듣고..... Lv.4 폭멸혼란류 04.05.06 761 0
3396 무협 암천명조를 이제야 읽어보고..... +4 Lv.4 폭멸혼란류 04.05.06 1,270 0
3395 무협 벡준님의 초일을 읽고... +7 Lv.14 백면서생.. 04.05.06 898 0
3394 무협 투왕을 읽고.... +1 Lv.1 혈잔향초일 04.05.06 785 0
3393 무협 태극문(용대운)에서 궁금한 일... +4 Lv.1 ☆鬼魂魔★ 04.05.06 1,583 0
3392 무협 백도(이상현 작품)추천합니다. +6 04.05.06 1,378 0
3391 무협 임준욱무협을 읽고.. +9 Lv.1 va***** 04.05.06 1,586 0
3390 기타장르 극악연재.. +2 Lv.99 아무려나 04.05.06 1,090 0
3389 기타장르 삼류무사를 다시 읽고.. +25 Lv.1 인도 04.05.06 1,427 0
3388 무협 3인 3색, 정수(精髓) 모음. +1 Lv.17 억우 04.05.05 1,474 0
3387 무협 데뷔작 다섯 작품. +14 Lv.17 억우 04.05.05 1,877 0
3386 기타장르 이번엔 저의 White list 입니다~ +5 파천검선 04.05.05 1,292 0
3385 무협 소설을 대하는 태도에대한 변화.. +8 한성욱 04.05.05 840 0
3384 무협 무악님의 <자객왕> 3권을 읽고. +2 Personacon 검우(劒友) 04.05.05 1,095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