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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검전기의 의아함

작성자
Lv.68 ptype
작성
04.05.06 19:53
조회
1,508

  금강님의 추천사를 읽고 주저 없이 구매했습니다. 하지만, 취향의 차이라고 하기에는 좀 어색한 다름이 있습니다. 견해의 차이일 수도 있고요.

  글을 잘 쓰는 것과 무협을 잘 쓰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무협을 잘 쓰는 것은 무협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매력을 듬뿍 뿜어내는 것입니다. 그것이 사람의 이야기(협)이 되었던, 무를 위주로 하는 글이 되었던 말이죠.

  글을 잘 쓴다는 것은 서술자가 독자로 하여금 자신의 의도한 바를 독자도 공감하게 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즉, 글에 몰입된다는 뜻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이것은 명백히 다른 의미지만, 소설이라는 글의 틀 안에서는 비슷하게 받아들여진다고 생각합니다.)

  용검전기를 읽으며, 저자의 노력이 곳곳에 보였습니다. 그리고 한번에는 아니지만, 상당히 빠른 시간에 구매한 전권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책을 읽으며 잠시 책을 내려놓고 ‘이상해!’ 하는 생각이 계속 들게 했습니다.

  제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부분은 무협편이 완성되고 판타지로 넘어가면서 확실해졌습니다.

  글의 내용은 대부분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글의 내용과 전개부분에서 보면, 과거 80년대 유행했던 방식을 많이 따릅니다.

그는 절대천재라서 모든 것을 수월하게 성취한다.

  이 한 문장으로 설명되는 주인공의 성취와 행로는 무협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클리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작가는 단순히 이렇게 하지는 않습니다. 이를 위한 개연성 첨가를 시도합니다. 하지만, 왠지 그 부분이 공중에 떠있습니다. 작가는 80년대 주를 이루던 무림정복 형식의 이야기를 좀 더 개인적인 관점에서 써나가자 했으나 이야기는 이야기대로 등장인물은 등장인물대로 따로 움직였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 된 원인은, 개인적인 생각에 판타지와 연계된다고 생각합니다.

  먼저, 주인공의 카리스마와 이야기 전개를 위해 주위 인물들이 그에게 굴복하는 과정이 매우 작위적입니다. 특히 개방의 인물에 이르러서는 절정에 달합니다. 이것은 판타지 계로 넘어가면 더합니다. 이런 과정은 우리가 흔하게 대하는 판타지 성향의 글에서 흔히 나타나는 과정입니다. 판타지 글의 클리셰라고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주인공이 이렇게 하라고 했더니 이렇게 되더라 하는 부분이, 단순히 개연성의 미비라는 측면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어야 하는 설정을 잡기는 했습니다. 하지만 글 전체의 흐름에서는 그럴 수 있지만, 그 상황에서는 그럴 수 없다, 라는 점입니다. 이 부분은 처음 무를 익히는 부분과 마교에 들어서는 부분, 마지막 모든 일을 정리해가는 부분에서 특히 더합니다.

  작가가 어디에 초점을 맞추었던 글이 재미있으면 된다고 하면 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제대로 이야기에 집중하지 못하고 오히려 이야기에 끌려다닌 흔적들이 많아 보인다는 것입니다.

  글쓰기의 방향을 한곳으로 정하지 않고 집중하는 분야에 맞추었다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재미요?

  글쎄요, 재미없다고 하기는 그렇고 그렇다고 재미있다고 하기에도 그렇고, 그냥, 평이합니다.


Comment ' 8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4.05.06 21:10
    No. 1

    용검전기를 6권까지 보았는데...
    충분히 칭찬할만한 글이었습니다.
    판타지로 가면서 어떻게 되었는지는 제가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보질 못해서....
    언제 시간이 생기면 한 번 보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글은 끝까지 좋았으면 싶다는 게 제 생각이긴 합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구색자단
    작성일
    04.05.06 21:26
    No. 2

    마교에서의 사랑 부분은 애절함이 잘 묻어나왔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가슴에 남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검우(劒友)
    작성일
    04.05.06 22:59
    No. 3

    저도 무협편만 봐서 뭐라 할 말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R군
    작성일
    04.05.06 23:17
    No. 4

    으음.. 확실히 환타지로 넘어가면서 주인공의 행보가 보다 강력해지긴 했습니다. 무협에선 어느정도 인간의 느낌이 났다면 환타지 세계에서는 인간을 반쯤은 초월한 존재가 되었죠. 무공같은 단순한 힘이 아닌 하늘의 안배와 주위 인물들을 아우르는 품격이 말이지요.

    그렇지만 그정도의 설정은 충분히 감내할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데로 취향의 차이겠지만, 환타지로 넘어오면서 글의 스케일이 무척 커졌습니다. 무협편과는 달리 국가와 대륙이라는 배경과 드래곤들이라는, 복수의 클라이막스를 위한 거대한 적이 등장하면서 스케일이 커질 수 밖에 없었죠.

    따라서 주인공의 그러한 모습은 어느정도 필수적인 요소가 되었습니다. 주인공을 둘러싼 개인에 초점을 두기에는 글의 스케일이 이를 용납치 않치요.

    바로 여기서 취향의 차이가 나타나는 것 같다 생각합니다. 저는 그러한 대륙전의 규모를 띈 환타지적 이야기에 익숙하고, 그것들을 좋아하기에 주인공의 변화에 큰 이질감을 느끼지 못했고, 용검전기의 환타지편을 충분히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김홍열님께서는 그러한 면이 지나치게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받으신 듯 하네요.

    제가 무슨 말을 쓰고 있나 순간 어리둥절했지만.. 역시 취향차이인 듯 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진풍류남아
    작성일
    04.05.07 00:08
    No. 5

    진부함을 클리셰라고.....; 쿨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불멸의망치
    작성일
    04.05.07 07:58
    No. 6

    흠. 저도 환타지 쪽으로 가서 상당히 작위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
    뭔가 말하는 투라던가 감복해서 주군으로 받드는 부분등이 뭐랄까, 진부하다는 느낌이 저는 들더군요.
    뭐 설정상 주인공 용일이 그냥 곁에 있기만 해도 저 사람과 친해지고 싶다는 오오라를 발산한다는 - 일명 카리스마 - 것이긴 하지만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전고
    작성일
    04.05.07 08:44
    No. 7

    저도 무척 즐겁게 보고 있는 소설중에 하나이긴 하나
    환타지 부분에서 조금 미흡하다고 느낀다는점이..
    세계관이 환타지 세계가 아니고
    아직도 중원 어디에 있는것 같아요.
    냉정히 말하면 사람이름과 장소만 환타지 같다고 느껴집니다.
    무협부분에서는 그 분위기가
    강점으로 느껴졌는데 환타지에와서는
    오히려 마이너스요인이 된것 같아 아쉬워요
    그래도 수작임에는 누구도 부인 할수 없지요..
    건필하시길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헐헐헐
    작성일
    04.05.08 20:12
    No. 8

    드래곤하트 먹어서 천재일듯싶은데 ㅡㅡ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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