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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곡[등선협로] 감상평 1

작성자
방울객
작성
03.08.20 07:57
조회
2,087

상상을 초월하는 한문지식은 아무래도 그 방면의 전문가라 여겨진다.

필력 또한 녹록한 것은 아닌데, 그런 그가 강호에 초출하면서 툭 던진 무공

태평기공(풍갑제는 천인혈공으로 명명한다)

온 무협을 통틀어도 볼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무공으로

내공수련 또한 개념 자체가 새롭다.

어쩌면 무협의 무술에 대하여 담론을 던지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점에 대하여 狂噴攝石吼重巒 * 의 풍취가 쏟아질런지 어쩔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것은 내 생각이다.

단전을 포란이라 부르는데서 부터 시작된 다름은

태초의 순결한 본성을 찾아감으로 내공이 강해진다라는

설정을 지니고 있다.

철학적이고 학문적으로 이 부분을 진부하게 파고드는 건 원치않을 것이고

그저 작가는 세상의 힘과 가치를 <태초의 순결한 본성>에서 찾으려 했다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해서..이를 무협의 담론으로 받아 들이는 자리란

여타 독자들이 심심치 않게 던지곤 하는 질문을 떠올려 보는 곳이다.

<김용 때부터 만들어진 무공이 거의 그대로 변하지 않는데요..>

아마 이 작가도 그런류의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가

직접 붓을 들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구무협세대와 신무협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란 여기에 기인할 것이다.

답습과 창조

그 창조는 소설로써 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첫걸음이거니와

다른 신무협 세대와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기본을 알고 내력을 운공하고 있다.

그러나 쓰기 부분에서는

좀 미흡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듯 싶다.

첫 장부터 쏟아지는 자료와 설명식 문장은 단점으로 읽힌다.

소설 쓰기에서 딱딱한 지식과 자료들을 소화하는 방법론을

좀 더 심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더욱 무협소설이 통속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는 만큼 그 딱딱함을

대폭 개선할 필요성은 증가하게 된다.

대화 사이에 풀어내는 방법..

쉽게 풀기

무거운 것은 가볍게 다루기등..

분산시키기 등..

한가지 또 재미있었던 것은 주석이었다.

주석까지 달릴 정도로 무거움이 지나쳤다라는 비판으로 작용할수도 있겠지만

이상 문학상을 수상했던 이인화님의 <시인의 별>의 작법을 무협소설 작풍에도

도입하여 소화해보려는 의욕은 또 아니었을까 라는 긍정적 평가도

등선협로 읽기에서 빼지않고 곁들일 점인 듯 싶다.  

또 한가지 뺄 수 없는 점은 무언가 얻을 것이 있는 무협쓰기를 의식하고

있는 작가의 정신으로써, 그 방법론의 무리로 소정의 성과를 못 얻었을지 몰라도

그 뜻과 의의는 매우 크고 높다라는 점을 잊지 않고 지적 드린다.

*狂噴攝石吼重巒 (광분섭석후중만)

가야산 농산정 석벽에 암각되었다는 신라시대 최치원의 싯구로

가야산 풍정을 읇는 시인듯 한데 해석을 하자면

<암봉은 지랄처럼 얽히고, 뫼들은 설설설설 섥혀 울어쌌네>

쯤이나 될런지 어쩔런지..ㅋㅋㅋ

이 중 섭攝 자는 오자이다.


Comment ' 13

  • 작성자
    坐照
    작성일
    03.08.20 10:38
    No. 1

    수준높은 감평.. 잘 보았습니다.^^
    방울객님~! 앞으로.. 재미없는(^^) 논검란 보다는 재미있는 이 란에서
    저와 노시면서...자주 수준있는 감평 해주시고 하면...^^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방울객
    작성일
    03.08.20 11:52
    No. 2

    ^&^

    감사드립니다.
    비평을 하려면 무협지를 많이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3.08.20 12:35
    No. 3

    감상란에서 무협지라는 말은 쓰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고쳐주십시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방울객
    작성일
    03.08.20 12:49
    No. 4

    정정하겠습니다.

    ^&^

    감사드립니다.
    비평을 하려면 무협소설을 많이 읽어야 하는데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서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0 박투
    작성일
    03.08.20 13:06
    No. 5

    방울객님 좋은글입니다. 사실 저도 방울객님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번글은 사심없이 좋아지네요 그런데 이해가 안되는 부분!

    이인화님의 작법이 무엇인지... ... 제가 무식한놈이라.. 도움을 청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콰지모도
    작성일
    03.08.20 13:11
    No. 6

    휴.. 어렵네요.
    하지만, 대충 방울객님이 말씀하시려는 바가 무엇인지 알 것 같습니다.
    주석에 관한 평가는 전에 보지 못한 평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
    정말 어려워서 그러는데 좀 쉽게 풀이해서 써주시면 안될지요...-_-;;
    (쉬운 글만 읽어서.. 요즘 사람들의 공통적이 문제점이 아닐까 합니다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3 로르샤흐
    작성일
    03.08.20 13:17
    No. 7

    주석처리라는 기법은 [시인의 별]의 영향보다는, [드래곤 라자]나 [마밥교육기관 유그드라실], 혹은 이윤기씨가 번역한 국내판 [장미의 이름]의 영향이 아닐까요. 전 오히려 [시인의 별] 쪽이 특히 국내에 번역되어 나온 움베르트 에코 소설의 영향 하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이인화의 경우 이미 [영원한 제국]에서 에코의 기법을 패러디한 전례도 있고 하니.

    등선협로 전반부의 지독한 만연체는, 쉼표만 잘 넣었어도 읽기의 불편함이 많이 줄어들었을 겁니다. 작가의 미숙함이 아쉽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3.08.20 13:17
    No. 8

    지금 공동구매는
    그걸 못본 분들에게는 매우 좋은 기회였지요.
    충분히 소장할만한 작품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신독
    작성일
    03.08.20 15:48
    No. 9

    狂噴攝石吼重巒이라..
    그런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重巒深處居狂鷄라고 생각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서태수
    작성일
    03.08.20 16:13
    No. 10

    "방울객"님의 훌룡한 감상평 잘 읽었습니다.
    그렇지만 몇몇 부분에서 신경에 거슬리는 글귀가 눈에 띄네요.
    예를 들자면,
    '주석까지 달릴 정도로 무거움이 지나쳤다라는 비판으로 작용할수도 있겠지만
    이상 문학상을 수상했던 이인화님의 <시인의 별>의 작법을 무협소설 작풍에도
    도입하여 소화해보려는 의욕은 또 아니었을까 라는 긍정적 평가도
    등선협로 읽기에서 빼지않고 곁들일 점인 듯 싶다.'

    무협소설에 주석을 다는 시도는 이미 15년 전에 금강님의 "발해의 혼"에서 시도되어 왔습니다.(그 이전에도 있었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결코 이인화의 시인의 별의 작법을 도입한 것이 아닙니다.

    저만의 생각인지는 모르지만 여전히 여타의 대중문학에 비해(그 중에는 중국무협도 포함해서) 한국 무협소설을 낮추어 보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언뜻 무협소설을 많이 접한 분은 아니라고 들었는데 이미 한국무협은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주변의 나무만 보지 마시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우우우욱
    작성일
    03.08.20 16:45
    No. 11

    단순히 소설에 주석이 달려 있다고 하여, 그것을 소설에서의 주석처리에 의한 새로운 작법이라고 말 할 수 없습니다.
    시인의 별이나, 블루스 하우스를 읽어보신다면, 주석이 어떻게 소설과 유기적인 관계를 갖고, 글을 이끌어가는지 알게 되실겁니다.
    즉, 주석이 보충이나, 참고 등의 의미를 가진다면, 그건 단순한 주석에 불과하다는 말입니다.

    소설에서의 주석처리는 ,이인화의 <시인의 별>보다는,
    1993년(맞나?)에 출간된 하재봉의 <블루스 하우스>에서 먼저 시도되었죠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백보신권
    작성일
    03.08.21 00:48
    No. 12

    비평이 좋군요.
    운곡님 등선협로를 제가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등선협로를 읽을까 말까 고민 하다가 늘 지나치기 일수였는데 곧 읽어보아야겠습니다.

    소설 속에서의 주석의 예는 번역의 경우이기는 하지만 도올 김용옥님과 최영애님의 루어투어시앙쯔라는 아마도 1986년 제가 대학다닐때 읽었던것으로 기억되는데 그 책에 주석을 해야 하는 경우에 관해서 자세히 나왔습니다.

    주석만 읽어나가는 것도 상당한 지식을 읻을수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2 천상유혼
    작성일
    03.08.21 07:27
    No. 13

    무협소설이 가질 수있는 단점과 장점에 관해 이야기를 하셨네요 ...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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