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을 초월하는 한문지식은 아무래도 그 방면의 전문가라 여겨진다.
필력 또한 녹록한 것은 아닌데, 그런 그가 강호에 초출하면서 툭 던진 무공
태평기공(풍갑제는 천인혈공으로 명명한다)
온 무협을 통틀어도 볼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무공으로
내공수련 또한 개념 자체가 새롭다.
어쩌면 무협의 무술에 대하여 담론을 던지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물론 이 점에 대하여 狂噴攝石吼重巒 * 의 풍취가 쏟아질런지 어쩔런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그것은 내 생각이다.
단전을 포란이라 부르는데서 부터 시작된 다름은
태초의 순결한 본성을 찾아감으로 내공이 강해진다라는
설정을 지니고 있다.
철학적이고 학문적으로 이 부분을 진부하게 파고드는 건 원치않을 것이고
그저 작가는 세상의 힘과 가치를 <태초의 순결한 본성>에서 찾으려 했다라고
이해하면 될 것이다.
해서..이를 무협의 담론으로 받아 들이는 자리란
여타 독자들이 심심치 않게 던지곤 하는 질문을 떠올려 보는 곳이다.
<김용 때부터 만들어진 무공이 거의 그대로 변하지 않는데요..>
아마 이 작가도 그런류의 생각을 지니고 있었다가
직접 붓을 들었던 것으로 사료된다.
구무협세대와 신무협 세대를 가르는 기준이란 여기에 기인할 것이다.
답습과 창조
그 창조는 소설로써 무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가 첫걸음이거니와
다른 신무협 세대와 마찬가지로 정확하게 기본을 알고 내력을 운공하고 있다.
그러나 쓰기 부분에서는
좀 미흡해서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는듯 싶다.
첫 장부터 쏟아지는 자료와 설명식 문장은 단점으로 읽힌다.
소설 쓰기에서 딱딱한 지식과 자료들을 소화하는 방법론을
좀 더 심화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더더욱 무협소설이 통속소설의 범주에 들어가는 만큼 그 딱딱함을
대폭 개선할 필요성은 증가하게 된다.
대화 사이에 풀어내는 방법..
쉽게 풀기
무거운 것은 가볍게 다루기등..
분산시키기 등..
한가지 또 재미있었던 것은 주석이었다.
주석까지 달릴 정도로 무거움이 지나쳤다라는 비판으로 작용할수도 있겠지만
이상 문학상을 수상했던 이인화님의 <시인의 별>의 작법을 무협소설 작풍에도
도입하여 소화해보려는 의욕은 또 아니었을까 라는 긍정적 평가도
등선협로 읽기에서 빼지않고 곁들일 점인 듯 싶다.
또 한가지 뺄 수 없는 점은 무언가 얻을 것이 있는 무협쓰기를 의식하고
있는 작가의 정신으로써, 그 방법론의 무리로 소정의 성과를 못 얻었을지 몰라도
그 뜻과 의의는 매우 크고 높다라는 점을 잊지 않고 지적 드린다.
*狂噴攝石吼重巒 (광분섭석후중만)
가야산 농산정 석벽에 암각되었다는 신라시대 최치원의 싯구로
가야산 풍정을 읇는 시인듯 한데 해석을 하자면
<암봉은 지랄처럼 얽히고, 뫼들은 설설설설 섥혀 울어쌌네>
쯤이나 될런지 어쩔런지..ㅋㅋㅋ
이 중 섭攝 자는 오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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