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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데이토스
작성
11.11.06 18:36
조회
1,031

어느 때처럼 난 인터넷을 한다. 사람의 삶은 어떻게보면 항상 비슷한 일상이다. 일어나서 학교가고, 학교생활을 보내고 학원가고 밤 늦까지 학원에서 공부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잠시의 휴식을 위해 컴퓨터를 켠다. 조금했을 뿐인데, 벌써 시간은 새벽 1시를 가리키는 것을 보고 문득 한숨을 쉰다. 그렇게 어느 한 학생은 고된 하루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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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난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평범한 대한민국 남자다. 그리고 학교생활을 하는 학생이기도 하다. 거친 입시경쟁에서 잠시 벗어나기위해서 게임을 즐긴다.

  

  놀이터? 오락실? 밖에서 또래의 친구들이랑 노는 것? 어렵다. 10년전만 해도 오락실도 있었고 놀이터에서 노는 친구들도 많았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한 시대에 따라 현재의 우리에게 남은 놀이는 게임이다. 다른 것을 하고 싶어도 그럴 여유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밖에서 다른 친구들이랑 놀고싶어도 다들 '너랑 놀 시간은 없다'고 한다.

  너무 평범한 일상이었고 생활에 자극이 되는 그러한 것을 즐기고 싶다.  웃기지만, 그러한 자극 중에서 하나는 게임이었다. 내가 한고 있는 게임은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으로 전략시뮬이다.

  다른 곳보다 여기는 더 한 것이 있다. 익명성. 실제로 이곳의 게시판은 욕으로 점칠된다. 게임을 잘못 플레이해도 동료들한테 욕먹기는 수시로 먹으며 게시판에서는 욕을 하는 사람들이 자주 보인다.

  부모욕? 여긴 기본이다.

  간혹 전화번호를 까라고 하면서 현피를 까자는 녀석들도 보이고.

  그냥 뭐가 맘에 안드는 것인지 욕을 수시로 의미없이 하는 녀석들도 보인다.

  무엇보다 여기도 텃세가 있다.

  자기들 딴에는 '좀' 하는데 자기들 기준에서 '못' 하는 녀석이 보이면 기다렸다는 듯 욕을 퍼붓는다. 자기들이 프로게이머인가. 미네랄을 캐는 scv 4기의 처음에 퍼트리는 것을 1cm만 잘못해도 왜 이따구로 하는지. 접으라고 성화다.

  게임을 업으로 하는 애들인지. 참 한숨이 나온다. 오늘도 그런 일상의 반복이다, 여느 때처럼 다름이 없다.

  [아 씨바. 왜 일꾼 그따구로 나누냐고! 가까운 곳 미네랄부터 캐야 자원적 이득이 있지. 멀리 있는 곳부터 캐냐?]

  [아 님 죄송요. 고의는 아님.]

  [제대로 해라.]

  [네.]

  이런 거친 성질은 스타인의 기본이다. 하루도 훈훈한 분위기는 보기 힘들었다. 처음에는 그래도 서로의 실력을 모르기 때문에 존댓말을 써주지만. 금세 밑천이 드러나면 가면을 바꾼다.

  오늘 내가 한 게임은 '생산과 컨트롤' 이라는 게임인데, 줄여서 생컨이라고 부른다. 밀리? 자주 하다보니까 재미가 없더라. 어쨋든,이 게임은 생산과 컨트롤로 나누어지기 때문에 2:2로 진행이 된다.가끔가다가 3:3도 있긴하다.

  초반 분위기는 나름 괜찮았다.

  나는 생산자를 했고 내 편은 컨트롤을 했다. 종족은 테란이다. 내 주종이기도 했기에 마음편하게 게임에 임했다.

  1번의 키에 커맨드를 지정해두고 마우스 클릭으로 scv를 수시로 살펴보며 인구수를 체크하며 게임에 진행했다. 인구수 8 무렵에 서플라이 디팟을 지었고 F2를와 1번 키를 수시로 누르며 본진 상황을 살핀다.

  인구수 10 무렵에 배럭스를 올렸다. 그와 함께 2번키에 배럭스를 지정해두었다. 1번키와 2번키를 누르며 운영을 한다. 마린을 뽑으며 내가 채택한 빌드는 '원 배럭 더블 커맨드'다.

  앞마당에 커맨드를 지으며 F3키를 지정해둔다. 그리고 1번 커맨드에 이어 2번에 배럭스 지정을 취소하고 앞 마당 커맨드를 올린다. 3번을 건너뛰어 4번에 배럭스를 지정해두었다.

  1번와 2번 키를 연타하며 본진 운영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재미없는 상황 중계는 이쯤해두고, 나는 이번 주말에 일어난 재미있는 이야기를 여러분들에게 알려주겠다.

  

  아주 재미있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진짜!

  상황의 발단은 앞서 소개한 생컨에서 일어났다. 초반은 무난하게 흘러갔고, 중 후반쯤에 우리에게 승리의 여신은 벗어났다. 적절한 운영 이후, 16 팩토리를 올리며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었지만 상대는 프로토스. 질드와 아비터의 리콜 연합에 무너졌고, 후반에 나타난 캐리어에 내 편은 나에게 욕을 쏟으며 격분을 했다.

  [아씨. 제대로 해야지! 아오. 니 때문에 망했잖아. 그냥 스타 접어라. 왜 하냐. 기본도 제대로 안되있는 놈이네 이거.]

  [... ...]

  나는 그냥 쿨하게 무시를 했다. 그러나 상대는 그게 더욱 열받았는지 한 층 더 거친 욕을 해대었다.

  [이 씨팔이, 아 너 내 말 먹는 거냐? 아나 진짜 니 부모가 불쌍하네. 니를 보니까 니부모 인격이 보인다 씨바. 재수없네, 이거.]

  [아. 그래도 부모욕은 하지 말지?]

  [왜. 꼽냐? 꼴에 남자라고 줏대는 있냐? 니놈에게는 부모욕도 적은 거야. 거지 년아.]

  [뭐, 개거지 같은 놈아. 내가 제대로 운영해주었는데, 니가 다 말아먹은 거잖아. 5시 멀티랑 6시 멀티 살렸으면 센터 잡고 승기 확실이 이쪽으로 가져 올수 있었는데. 니년의 거지 같은 실력에 상황이 이따구로 온 거 아냐. 니 주제를 알아라.]

  

  나는 녀석의 부모욕에 흥분을 하고 똑같이 욕을 했다. 뭐 그래. 나도 똑같은 놈이기는 했다. 그거 하나 못 참다니. 근데 우리가 싸우는 것을 보고 상대편에서 우리를 말려왔다.

  [님들 그래도 싸우지는 마요. 게임인데 뭘. 밀리 겜도 아니라 커리어에 영향도 없지 않음?]

  

  그에 나도 화답한다.

  [ 그니까요. 저 거지같은 놈이 자꾸 먼저 태클거네요. 주말에 이게 뭔지. 참.]

[꺼져. 니들 같은 애가 제일 구역질남. 글고 우리가 싸우든 말든 닌 뭔데 시비질이야. 그냥 닥치고 구석에 가 있어라. 진짜 현실에서도 거지 같아보이는 것이.]

상황이 웃기게 진행됐다. 나 vs 녀석의 대결구도에서 난 슬슬 빠지고 녀석 VS 제 3자의 매치가 시작됐다. 근데 이 리매치에서는 욕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었다. 차마 나도 여러분들에게 말할 수 없는 그런 욕도 있었다. 그런 고로 그런 중계는 미안하지만 안하겠다.

  쨋든 상황은 점점 유치해졌고 나랑 싸우던 녀석은 욕을 한층 더 거칠게 했는데 말리던 상대는 처음 그대로 욕은 안했지만 비꼬는 것은 아주 고단수였다.

  그 비꼬는 것에 더 흥분했는지 녀석은 상대편에게 부묘욕+ 인격욕+ 여친욕(혹시 있을지 모르는 그런...) 3종 세트를 거칠게 선물했다.

  상대도 부모욕과 여친욕이 나오자 열받았는지 비꼬는 것은 더욱 강도가 높아졌다. 급기야 녀석에게는 전번까자는 말이 튀어나왔고, 점찮았던 상대는 그에 화답을 해주었다.

  [내 번호는 010- xxxx-xxxx다. 주소는 서울시 강남구 서초동 xx-x xx번지다. 올 수 있으면 튀어오고 아니면 내가 갈까?]

  [그래 니가 와라. 띠꺼운 년아. 일단 번호부터 받아보고. 저거 구라 딴번호 아니지?]

  [아닌데? 진짜인데 의심나면 걸어보던가.]

  쨋든 서로 상대에게 전화를 거는지 채팅창은 잠시 조용해졌다. 그러기를 잠시...  다시 채팅창에는 말이 써져갔다.

  [오. 맞네. 새끼 꼴에 이건 구라가 아니네?]

  [니 같은 줄 아냐? 니 주소가 어디냐?]

  [아 나? 서울시 삼각지 xxxx-xxx-xx 인데? 온다고 하면서 온 놈은 하나도 없더라.]

  [응, 알았어. 내가 가줄께. 내일 3시면 어때?]

  [그러던가, 호구 자식아.]

  [약속했다. 기달려라]

  그와 함께 엘리가 되었고 그 후에는 한동안 다른 사건은 없었다.

  그리고 다음날 그 사건은 터졌다. 나는 구라일지도 모르고 그럴 확률이 95%에 육박하지만, 혹시나 하고 녀석들이 만나기로 한 곳에 가보았다.

  다행히 그중에 욕했던 녀석이 한 말은 구라가 아니었던지 한 명이 있었다.

  그 곳에 어제 욕한 것 같은 녀석이 보였는데 파란색 스키니 진에 흰색 티. 그리고 운동을 좀 했는지 우락부락한 근육을 달고있는 마초남이었다. 키는 180쯤 되어보였다.

  그에 난 솔직히... 좀 쫄았다.

  쨋든, 3시가 다 되어갔고 난 몰래 숨어서 기다리고 기다려보았다. 그리고 큰 육중한 차가 들어섰는데. 나는 그 차를 보고는 눈이 휘둥그레질 수 밖에 없었다.

  마이바흐62s.

  이건 삼각지에서 보기 좀 힘든 차다.

  나보다 더 놀란 녀석이 있었는데 마초남이었다.

  그리고 마이바흐에서 한 명이 내렸는데 흰색 정장에 키는 175쯤 되어보이는 젊은 사람이 내렸다. 그리고 그 남자가 말했다.

  "혹시 어제 스타에서 약속잡고 만나자 했던 사람 맞지?"

  "아, 네?"

  "어제 스타에서 만나자 한 사람 아님?"

  "아 맞는데요?"

  

  상황이 웃기게 되었다. 정말, 한명은 보아하니 부자고. 한명은 흔히 말보다 주먹이 앞선다는 타입의 마초남. 안 웃을 수가 없었다.

  근데 녀석에게는 어제 보았던 거친 욕설을 볼 수가 없었다. 보니 맞짱을 생각하고 온 거 같은데, 그런 상황이 벌어질 것 같지는 않아보였다.

  아니, 나라도 그랬을거다. 부자처럼 보이는데 잘못하다가 인생 종 칠 수는 없지 않은가.

  젊은 남자는 말했다.

  "그래. 구라는 아니네. 난 또 도망갈 줄 알았지. 약간의 기대감은 있었는데. 꼴에 남자라고 줏대는 있네?"

  "아... 네. 죄송합니다."

  "왜 사과함?"

  "아, 그게...  욕해서요."

  근데 분위기를 보니... 싸움 날 것 같지는 않고, 그냥 말 몇 마디 하다가 헤어질 기세다. 그리고 내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다.

  젊은 남자는 마이바흐의 반대쪽에 녀석에게 타라고 하며 말했다.

  "뭐 그래도 이렇게 만났는데, 그대로 보내긴 그렇고 점심 사줌. 앞으로는 넷상에서 욕은 안했으면 좋겠는데. 어때?"

  "아, 네 그리합죠."

  아. 그냥 헤어지기는 아쉽고 점심이라고 든든하게 먹여줘서 보낼 생각인가보다. 상황은 맞짱은 안 일어났지만 어제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게 욕했던 녀석이 막상 현실에서는 조숙했다.

  그래서 역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했다.

  나한테도 이런 웃지 못할 상황이 일어날지도 모르니까.

                                    #이건 픽션임#

  p.s: 넷상에서 남이라고 익명성 믿고 욕하는 사람 참 많습니다 'ㅅ' 오늘만해도 뭐랄까. 한번 잘못하니까 기다렸다는 듯 3~4명이 욕으로 다굴질을 하더군요. 기분이 참 상콤했습니다.

  대체 익명성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아주 욕이 거칠더군요, 쩝... 그래서 분풀이겸 하나 즉석 소설 지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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