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공모전 한 번 나가봤드랬죠(아니 공모전 전체로 보면야 꾸준히 참가하고 있지만 모 기업의 모 사이트에서 연 모 공모전 1회 참가자. 그게 그 기업에서 여는 공모전의 처음이자 마지막 참가가 되었지요.)
처음에는 애먹었지요. 제가 출판 경력이 있는 프로도 아니고 그렇다고 뜨는 신인작가도 아니고. 그래도 그때는 전작 완결내고 시험도 끝난 상태여서 완충상태로 방전될 때까지 꾸준히 썼다지요.
그 결과가 한 달 안에 전체 득점수 1위. 조회수 1위, 추천수 1위, 선작수 1위였습니다. 세 개 모두 각각 2위와 격차가 3배나 났어요. 제 조회수가 1만이 넘을 때 2위 조회수가 3000천 안팎이었으니까. 그게 한 달이 지나니까 거의 다섯 배가 되더군요.
그리고 공모전 1차 발표가 났지요. 결과는? 합격했으면 내가 지금 빡칠 리가 없지요. 심지어 1, 2, 3위하던 작품들 중 하나도 합격하지 못했지요. 제가 기억하기론 4위인가, 5위인가 하던 작품이 금상도 아니고 동상으로 입상하고 금은상은 비어있었지요.
쪽지를 보내 문의했지요. 딱 제가 왜 당선되지 못했는지 묻진 않고 빙 돌려서 귀사의 당선 기준을 알고 싶다 이런 식으로요.
대답은 “독자의 채점도 중요하지만 사내의 편집진 회의가 입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로써......”
그럴 거면 그냥 투고만 받으라고! 노블엔진이나 시드노벨처럼!
애초에 왜 게시를 하게 했고 왜 독자의 체점이 필요한데?
결국 공모전을 핑계로 독자 끌어모으기 수단으로 작가를 이용해 먹으려는 거였나?
열 받아서 그날로 제 글을 모조리 삭제해 버렸지요.
일련의 사건을 지켜보시던 어머니의 말씀 “얘, 그럴 땐 감정적으로 나설 게 아니라 네 글을 남겨 두고 사람들에게 알렸어야지. 명명백백한 증거를 두고서 왜 감정적이 되는 거니?”
그 때는 꿀먹은 벙어리였지만 이제와서 제 대답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싸워 이기는 건 쉽지만 감복시키는 건 어렵습니다. 싸워 이기는 건 소설가가 아니어도 할 수 있으나 소설로 감복시키는 건 소설가만 할 수 있습니다.”
작품활동을 멈춘 지 벌써 몇 달이내요. 아니 완전히 멈춘 건 아니지만 하나의 글도 제대로 쓰지 못하고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는 이상 작품활동을 한다고 할 수는 없겠지요.
사람을 감복시키는 글은 언제나 쓸까 고민되는 밤, 쓸쓸한 비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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