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평 역시 또 하나의 작품이자 이차 창작물입니다. 잘 쓴 작품이 있고 못 쓴 작품이 있듯이, 잘 쓴 비평이 있고 못 쓴 비평이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쓴소리가 많고, 표현이 거칠고 과격하다고 해서 안 좋은 비평인 것은 아닙니다. 좋은 비평과 나쁜 비평은 작품의 큰 맥락과 의도를 제대로 짚은 상태에서 비평을 썼느냐 마느냐가 좌우할 뿐입니다. 따라서 좋은 비평을 쓰려면 뛰어난 안목과 문학 관련한 해석 지식이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까지 더 할 수 있다면 전문 비평가가 따로 없겠지요.
하지만 과연 이렇게 수준의 비평만 비평으로 쳐줘야 하는가 하면 그건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기대 수준이라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문피아에선 아무도 이 정도의 비평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다들 서로 아마추어임을 아는 까닭입니다. 사실 교정 정도의 비평에도 충분히 만족하는 분들을 많이 봐왔기에 하는 말입니다.(교정이 사실 비평이라는 표현조차 적절치 않다 해도 말입니다.)
설령 아마추어더라도 국어를 몇 십년 간 쓰셨다면 다들 사전적 의미에 국한하지 않고 문맥적 의미와 뉘앙스를 읽어 글쓴이의 저의를 파악할 능력이 있으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모 글쓴이가 뭔가를 요구할 때 그 뜻이 제대로 된 비평이 아니라 공감이나 교정에 있으며 그걸 읽어냈다 한들 분개하고 힐난할 필요가 있을까요. 공감해주기 싫으면 하지 않고, 교정해주기 싫으면 하지 않으면 됩니다. 침묵도 때론 좋은 방법이겠지요.
그리고 ‘아’다르고 ‘어’다르다고 기왕 비평을 해줄 땐 되도록 완곡하게 해주는 게 좋을 듯 싶습니다. 감정이 상한 후에는 어떤 논리도 먹혀들지 않습니다. 사람은 감정에 동물이라 논리보다 감정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서로 좋은 게 좋은 거 아닐까요. 서로 이미 감정 상한 분들이 논리로 다투는 모습이 아쉽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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