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64 하렌티
작성
14.02.13 12:30
조회
1,245

언제나 그렇지만 우리 할머니는 예상했던 것 이상의 판타지를 보여주십니다.

 

 어제 저녁은 간단하게 먹을 겸 밥에 오징어 찌게 좀 넣고 볶아 보았습니다. 그렇게 밥에 국물을 넣고 볶으면 분식점에서 파는 오징어 덮밥마냥 맛있게 만들어집니다. 가장 좋은 것은 복잡한 과정 없이 몇분만 볶아만 주면 간단하게 만들어 진다는 점이죠.

 

 간단하게 오징어 덮밥이 다 만들고 드디어 시식의 순간이 왔습니다. 한 숟가락을 떠서 먹기 시작했습니다. 오징어 덮밥의 매콤한 해산물 맛이 입안 가득 채워집니다. 아 맛있다라 만족한 순간 예상 못한 괴랄한 단백한 맛이 뒷통수를 강타했습니다.

 

 ‘이 단백한 맛은 돼지고기 맛이 아닌데, 무엇이지 이 많이 먹어본 불길한 맛은.....’

 

 오만가지 불길함이 갑자기 오징어 덮밥에서 뿜어져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불길함의 근원을 찾기 위해 숟가락을 통해 탐색을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그 불길함의 정체를 파악했습니다.

 

‘멸치 대가리다!!!!’

 

 오징어 덮밥 구석 구석에 숨겨져 있던 멸치대리들. 그것들이 괴랄한 단백한 맛의 정체였습니다. 하지만 분명 기억상으로는 오징어 찌게에 멸치가 들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미궁으로 빠질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답을 보능적으로 알고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몰래 퓨전한 것이었지요.

 

“할머니, 혹시 오징어 찌게에 모 넣었나요?”

“그랴, 김치찌게가 아까워서 같이 섞었다.”

 

 아찔함이 가득 정신을 채웁니다. 그 김치찌개는 분명 생산된지 10일이 지난 것으로 폐기 직전의 것이었습니다. 그저 처량한 멸치 대가리만이 그 김치찌개의 과거의 흔적을 보여주었을 뿐이었는데.....

 

 ‘으~~~~~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멸치대가리 오징어 덮밥을 만들어 냈구나!!’

 

 순간 할머니가 과거에 만들었던 수많은 퓨전 요리가 기억에 스쳐지나갑니다.

 

매운탕과 고추장 불고기의 만남.

된장찌게와 생선튀김과의 혼합.

기타 등등

 

그 중 대미는 홍어찌개와 된장찌개의 퓨전이었죠. 된장찌개에서 홍어의 삭힌 맛을 느낄 수 있는 궁극의 혼합물.

 

당장 멸치대가리 오징어 덮밥을 갔다 버릴까 고민하다가 과거에 먹었던 궁극의 혼합물을 생각해내고 극도의 인내심으로 참아냈습니다.

 

‘그래 비록 지금 만들어낸 것은 괴랄하지만, 홍어 된장 찌개보단 괜찮다.’

 

물론 이 멸치대가리가 김치찌개와 혼합된지 10일이 지난 것이지만..........


Comment ' 1

  • 작성자
    Lv.27 담천우
    작성일
    14.02.13 13:32
    No. 1

    오마이갓~ 홍어 된장 찌개는 정말이지...굉장한 찌개군요.
    제가 저희 아버지에게 당한 음식퓨전테러는 아무것도 아니었군요 ;;;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12880 올해는 돈이 좀 굳을 것 같습니다. +8 Personacon 백수77 14.02.08 1,744
212879 유비왈...이놈의 인기는 어쩔 수 가 없다. +7 Lv.10 비애몽 14.02.08 1,427
212878 무식한 감기 몸살 대처법... +10 Lv.25 다이버스 14.02.08 2,572
212877 씁쓸하네요.... +1 Lv.99 범패 14.02.08 1,105
212876 섬노예라는 말 들어보셧어요???? +12 Lv.51 虛空亂舞 14.02.08 1,234
212875 문피아앱 쓰다가 울화병 터지겠네요. +8 Lv.54 야채별 14.02.08 1,467
212874 강제노동 하는 꿈?? +14 Lv.35 성류(晟瀏) 14.02.08 1,272
212873 술 안먹다가 먹으니까, 배가 난리나네요. +5 Lv.97 윤필담 14.02.07 1,033
212872 조선일보 판타지 문학상 올해부터 없다고 하네요. +10 김동혁. 14.02.07 2,477
212871 사자성어라는데.... +10 Lv.1 [탈퇴계정] 14.02.07 1,352
212870 으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허 +7 Personacon 엔띠 14.02.07 1,253
212869 터커 앤드 데일 vs 데빌 같은 영화 어디 없을까요? +5 Lv.24 약관준수 14.02.07 1,506
212868 아이폰에서 +2 Lv.47 藝香(예향) 14.02.07 1,638
212867 라만차의 전사 함철 스탯에 관한 글 보고 기겁을 했다가... +10 Lv.48 괴인h 14.02.07 2,326
212866 감격시대 +5 Lv.8 진짜냐 14.02.07 1,621
212865 고등학교 젠장! 푸념 +6 Lv.20 역주행 14.02.07 1,604
212864 하렘과 주인공만 보고 달려드는 여자 인물이 욕을 먹는 ... +16 Lv.90 부정 14.02.07 1,747
212863 섬노예 진짜 우리나라 사건이 아닌듯... +26 Personacon 진다래 14.02.07 2,399
212862 '독자가 작품을 포기하게 되는 이유'라..글쎄요. +4 Lv.13 Vermagic 14.02.07 1,598
212861 간단한(?) 샌드위치!! +29 Personacon [탈퇴계정] 14.02.07 2,092
212860 두리번 -_ㅡ두리번 ㅡ_- +7 Lv.8 진짜냐 14.02.07 1,470
212859 표기의 문제에 관한 설문... +21 Personacon 엔띠 14.02.07 2,194
212858 이제 완료했어요! +3 Personacon 덴파레 14.02.07 1,968
212857 과자 회사의 원자재 드립에 대한 고찰..... +8 Lv.8 Aires 14.02.07 2,436
212856 TRPG 글 보니 예전 생각이 새록새록 나네요 Lv.76 아르케 14.02.07 1,632
212855 불살사신 같은 작품없을까요. +9 Lv.1 [탈퇴계정] 14.02.07 1,643
212854 '겨울잠 없는' 두산, 외국산 웅담으로 팬심 회복? Personacon 윈드윙 14.02.07 2,112
212853 피시 복구 중입니다. +2 Personacon 덴파레 14.02.07 1,874
212852 저번에도 같은 질문을 올렸었던 것 같긴 하지만.... +7 Lv.1 [탈퇴계정] 14.02.07 1,926
212851 동심으로 돌아간다는 건 참 따뜻하고 좋습니다. +9 Personacon 수면선인 14.02.07 1,749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