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를 그릴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참 알 수 없는 게 하나 있습니다. 그게 바로 디자인이라는 녀석입니다. 참 센스가 많이 필요하다고 느끼고 남의 것을 흡수해서 자기만의 색깔로 다시 표현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절실하다고 느끼는 것 중에 하납니다.
캐릭터 위에다가 옷을 입혀놓으면, 두 가지 반응이 나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요.
1. 음 괜찮은데? 이걸로 갈까. 아니면 이것 냅두고 다른 디자인으로도 꾸며볼까?
2. 아 이게 아닌데... 여기선 이 부분이 맘에 안 들어. 이딴 것도 디자인이라고 에휴. 싹 갈아엎어버리자. 그래도 맘에 안 들면 마실이나 돌아다니다 오지 뭐.
근데 거의 압도적으로 2번이 상당이 많이 나옵니다. 문제는 자기자신이 보고 만족할 만한, 혼자만의 위한 그림은 상관이 없습니다. 그러나 남에게 보여야할 때는 자기 자신이 만족하는 것보단, 남들도 보고 괜찮다고 느낄 수 있을 디자인이여야 하는 게 이게 참 어렵네요.
자기자신은 괜찮다고 느끼는 디자인도 남들기 보기엔 촌스러울 수가 있으니까요.
그림을 그리는 분들 사이에서도 그런 느낌이 드는 그림들을, 자신보다 높은 안목을 가진 고수분들이 옆에서 피드백해주는 거보면 참 놀랄 정도로 변합니다 -_-... 이게 정말 같은 캐릭터의 디자인이 맞나 싶을 정도로 말이죠.
“이런 디자인은 좀 상업성이 없어요. 이런 장식은 좀 촌스럽고, 이 그림에선 배경은 그릴 필요 없습니다. 배경이 캐릭터를 죽일 때도 있고, 이게 뭘 위한 그림인지 혼란이 될 때도 있거든요. 그래서 이 캐릭터를 이렇게 해서 저렇게 디자인을 해주면. 봐요 이렇게 달라졌죠? 느낌도 참 많이 다르죠?”
보고 있으면 ‘우와~’ 스럽습니다. 고수분은 그냥 그림을 보고도 괜찮다 싶은 디자인을 쏙쏙 뽑아내는 것을 보면, 평소에 자료를 얼마나 잘 이용하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고, 알고 있는 자료가 머리에 많이 쌓여있는 만큼 드로잉도 망설임이 없어진다는 걸 깨달아 갑니다.
그리고 나서 제 그림을 보면, 아... 이렇게 디자인이 밋밋할 수가 있다니. 눈물이 흐름니다. 그래서 지금은 디자인 공부도 간간히 하려고 노력 중입니다. 그래도 배우는 만큼 제 그림에 적용을 하려고 그리고 있고... 또... 그 발악만큼 그림이 쪼오끔. 네, 쪼오끔 늘긴 하고 있네요.
ps.: 하아, 전 디자인 이전에 머리에 입체감 좀 쌓게 노력 좀 해야겠습니다. 그림을 꾸준히 그려아하는데 가끔식, 이 도피하고 싶다고 드는 충동심...
ps2: 모든 것은 하나로 달려가면 갈 수록 귀결이 된다고, 그림이나 소설이나 어려운 건 매한가지네요. 그림 그리는 건 재미가 있는데, 디자인 때문에 멘붕을 하는 순간이 한 두번이 아닙니다.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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