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시작되면 타이레놀을 열두 알까지 먹어 줘야 간신히 가라앉는 습관성 두통을 앓고 있습니다.
그런데 물베개라는 놈을 사용하고 나서부터는 일주일에 두 번꼴로 발동되던 보름에 한 번으로 줄고 타이레놀도 여섯 알만 먹으면 가라앉아 주더군요.
나한테는 구세주와도 같은 이 물베개가 얼마 전부터 물이 새기 시작하는군요.
담배값조차 빠듯한 처지라 새 물베개를 구입할 여유는 당분간 없는지라 이 상태로 한 달쯤을 보냈습니다.
물이 새는 양이 점점더 늘어나 요즘은 갈아입을 속옷이 없을 지경입니다.
가뜩이나 난방이 시원찮은 방인데....
전기장판을 깐 침대 위에 앉은뱅이 책상을 놓고 글을 쓰는 습관인 탓에 바지까지 흠뻑 젖은 상태로 며칠을 보냈더니 온몸 여기저기가 가려워지기 시작하고....
전에 어머니에게 물침대를 사 드렸을 때 딸려 온 ‘물새는 구멍 막는 패드’가 생각났습니다.
문제는 베개 어디에서 물이 새는지 알 수 없다는 점ㅡ
혼자 사는 사람이라 베개를 물에 담구어 구멍을 확인할 만한 다라이(일본 말은 어지간하면 사용하고 싶지 않지만 다른 명칭을 알 수 없네요)조차 집에는 없습니다.
대중목욕탕에 물베개를 갖고 가서 냉탕에 담구어 보면.... 사람들이 욕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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