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캐스트 ‘버추어 파이터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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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 보면 [버추어파이터]는 국내 이스포츠의 원조 격 게임이다. 사실 [스타크래프트] 이전 ‘버파’부터 한국은 이스포츠 강국이었다. 1995년, 버파2는 국내 오락실 최고의 인기게임이었다. 단순한 인기로 그치지 않았다. 전국의 유명 오락실을 중심으로 버파2 마니아들이 하나 둘 모여들기 시작하더니, 자연스럽게 팀을 이뤄 자체 게임대회까지 열렸다. 비록 거창한 리그는 없지만 게이머들이 스스로 팀을 결성해 대회를 연다는 점에서 요즘 이스포츠와 비슷하다.
한편, 그 당시 일본에선 버파 게임대회 열풍이 한창이었다. 세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은 일본 선수들은 지금의 프로게이머 이상의 인기를 누렸다. 특히, ‘4대 철인’이라 불리는 4명의 고수들은 일본을 비롯해 전 세계 최강자로 명성을 떨쳤다. 당시 일본의 격투게임 대회는 한국의 스타리그만큼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다.
1995년, 세가는 [버추어파이터 3] 세계 대회인 ‘맥시멈 배틀’을 개최했다. 사람들은 당연히 일본의 ‘4대 철인’이 우승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경기가 시작되자 이변이 일어났다. 4명의 일본 고수들이 한국에서 건너온 무명의 선수에게 무참히 깨진 것이다. 당시 15살 소년이었던 신의욱 선수(닉네임: 꼬마아키라)는 한국에서도 이름난 고수였다. 그는 전국 오락실을 돌며 버파 고수들과 대결해 180연승을 달성한 괴물 선수였다. 한국에선 적수가 없자 격투게임의 본고장 일본을 제패하기 위해 대회에 출전했다.
그는 정해진 패턴의 일본 선수들과는 달리 능수능란한 변칙플레이로 관객들의 혼을 쏙 빼놓았다. 더 놀라운 건 자신의 주력 캐릭터를 일부러 배제하고, 상대의 주력 캐릭터를 골라 이겨버린 것이다. 이를 테면 임요환이 테란이 아닌 저그를 골라, 저그 최강 홍진호를 이긴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 선수 입장에선 거의 멘붕에 가까운 굴욕이었다. 결국 한국선수들은 일본 홈그라운드에서 1, 2위(1등 신의욱, 2등 조학동)를 석권하며 전 세계 최강자임을 알렸다.
한국선수가 얼마나 두려웠으면 세가는 이후 세계대회를 더 이상 열지 않았다고 한다. 혈혈단신 일본에 건너가 일본 고수들을 차례로 꺾은 신의욱 선수의 일화는 지금도 국내 게이머들 사이에선 신화처럼 전해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자부심이 거름이 되어 한국의 이스포츠가 화려하게 꽃피울 수 있었다.
정말 게임의 역사에 대해 알면 알수록 굉장한 사실이...........
으아아아아 책 사고 싶다... 왜 절판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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