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여부는 사족이다.

작성자
Personacon 용세곤
작성
13.09.25 16:16
조회
1,312

필요 없는 곳에 ‘여부(與否)’를 사용함으로써 어색한 문장이 되거나 쓸데없이

문장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다.

우선 의문·추측을 나타내는 어미가 붙은

‘~인지’  ‘~는지’  ‘~할지’  다음에 오는 ‘여부’는 필요 없다.

 

“높은 득표율로 당선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률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하기로 했다.”

에서의 ‘여부’는 없어도 말이 잘 되므로

“당선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로 해야한다.

 

 반대어의 대칭으로 구성된 한자어 뒤의 ‘여부’도 필요 없다.

“진위 여부를 가려야 한다.”

“성패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다.”

“진퇴 여부가 결정된다.”

”생사 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논술과 심층면접이 당락 여부를 결정한다.”

등에서도  ‘여부’를 빼야 한다.

 

명사+성(性)으로 구성돼 성질·경향을 나타내는 단어도 ‘그러(하)냐,아니냐

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여부’와 잘 어울리지 않는다.

“적법성 여부를 분석해야 한다.”

“타당성 여부를 검증해 보자.”

“사업성 여부를 따져 봐야 한다.”

“합격 가능성 여부를 판단하는 자료로 쓰인다.”

등에서 ‘여부’는 없어도 된다.

빠르기의 정도를 나타내는 ‘속도’역시 어느 한쪽을 선택하는 ‘여부’와 맞지 않는다.

“주가의 본격 상승은 실물경기의 회복 속도 여부에 달려있다.”

‘회복 속도에 달려 있다’고 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언어는 그 사회상을 반영한다고 한다. 둘 중 하나의 선택을 강요하는 ‘여부’를 이처럼 남용하는 것은 우리가 양단간에 결판을 내야 하는 일이 많거나 그만큼 조급하다는 얘기인지 모른다. 어쨌거나 문장의 생명은 간단명료함이다.‘여부’처럼 공연히 사족을 붙이거나 군더더기가 많아서는 좋은 글이 될 수 없다.

‘문장기술’이라는 책에 나오는 ‘우리말 칼럼’이라는 부분인데 한번 올려봤습니다....


Comment ' 4

  • 작성자
    Lv.36 베르커
    작성일
    13.09.25 16:42
    No. 1

    좋은 글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그림자.
    작성일
    13.09.25 16:51
    No. 2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無轍迹
    작성일
    13.09.25 17:12
    No. 3

    여성가족부 이야기인가 하고 들어왔더니 다른 내용이군요.
    속으로 여성가족부가 사족씩이나 된단 말인가? 했는데 말이죠 하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곁가지옆귀
    작성일
    13.09.25 18:50
    No. 4

    "옳다"이거나 "그르다" 이거나 여부는 알아 봐야 한다.
    양자선택에서 여부란 단어가 붙어야 하는 게시글의 의도에는 공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208502 귀환물을 보며 이해할 수 없는 것 +14 Lv.9 글쟁이전 13.09.20 2,571
208501 술이 넘 약하네요 ㅠㅠ +9 Lv.12 취준 13.09.20 1,880
208500 恨歎江湖 주해(註解)-정통무협소설의 실종을 안타까워하... +3 Lv.5 암향소영 13.09.20 1,899
208499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1차대전 관련 영화 2개. +14 Lv.18 터베 13.09.19 2,511
208498 폰 요금이 너무 비싸다..ㅠㅠ +10 Lv.91 슬로피 13.09.19 1,608
208497 롤을 한다. +11 Personacon 유령[幽靈] 13.09.19 2,075
208496 추석... 추석이 왔다...! Personacon 녹필(綠筆) 13.09.19 1,205
208495 남자라면 모름지기 차가 있어야됨. +22 Lv.25 시우(始友) 13.09.19 3,083
208494 누구나 명작이라고 생각하는 작품은 다르지요. +21 Lv.1 [탈퇴계정] 13.09.19 1,959
208493 하하하... 동갑인 사촌이 외국계회사에 취업했어요. +10 Lv.66 크크크크 13.09.19 1,859
208492 ios7 괜찮네요. 새폰 된 느낌?? +3 Lv.99 거울속세상 13.09.19 1,495
208491 마탑의 저주. +9 Lv.53 아즈가로 13.09.19 1,405
208490 그나저나 JSF(3군 통합 전투기)는 오버 컨셉션이 아니었... +4 Personacon 통통배함장 13.09.19 1,439
208489 핸드폰 분실 상태에요~ +4 Personacon 비비참참 13.09.19 1,540
208488 한가위 3일 방학, 국경절 5일 방학 +11 Personacon 천공환상 13.09.19 1,812
208487 음과 양 +5 Lv.60 카힌 13.09.19 1,461
208486 웹게임 골드당첨되신분?? +3 Lv.24 군내치킨 13.09.19 1,557
208485 혹시 산업기사 쪽에 조예가 있으신분 계신가요? +2 Lv.10 암현 13.09.19 1,744
208484 원래 빙어는 생으로먹을땐 구더기까지 먹는거아니였나요? +8 Personacon 마존이 13.09.19 2,764
208483 술집에서 본 난투극. +9 Lv.97 윤필담 13.09.18 2,547
208482 신 평종협영록 +5 Lv.60 카힌 13.09.18 3,272
208481 추석입니다 ㅎㅎ(브금 주의) +1 Personacon 성공(星空) 13.09.18 1,668
208480 백야님이 태양--- 2부를 연재하시네요.. +3 Lv.25 상정 13.09.18 1,562
208479 <영상>외국의 흔한 LG tv광고.. ㄷㄷ +3 Personacon 맨닢 13.09.18 2,027
208478 십사놋 언제나올까요 제발 25일에!!!! Lv.78 IlIIIIIl.. 13.09.18 1,530
208477 타향살이를 하며 잃은 것 +6 Personacon 히나(NEW) 13.09.18 1,560
208476 대체 '일부로'는 누가 처음 쓰기 시작한걸까요 +23 Lv.50 묵현사 13.09.18 1,873
208475 친구가 결혼 한다네요. +3 Lv.97 윤필담 13.09.18 1,686
208474 당신의 결정은...? +17 Personacon 엔띠 13.09.18 1,691
208473 으 우물안 개구리된느낌이러 마음이 싱숭생숭 ㅋㅋㅋㅋ +7 Lv.99 낙엽사묘정 13.09.18 1,67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