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29살 서울에서 취업준비중인 청년입니다...
20대의 마지막 해에 뜻하지 않게 심장소리를 만났습니다...
2011년 10월 14일 금요일
서울 역삼동 집으로 돌아가는 중에 한 여성분을 보았습니다..
순간 제 심장소리가 들려 당황스러워 걸음을 멈췄고...
그 여성분은 제 옆을 지나갔습니다...
조금 당황스러웠지만 멍하니 잠시 있다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발을 디뎌 걸었습니다...집으로...집..
제 몸은 착실히 본능에 움직여 여성분을 따라갔습니다..
후우~! 여성분에게 가까이 갈 수록 청소년시절에나 들리던
심장소리가 다시 들렸습니다...
조금 한심한 생각이 들었지만 말이라도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저를 납득시키고 말을 할려고 했지만 여성분이 전화통화를 하시고 계셔서 지금 말을 걸면 실례란 생각에 전화를 끊으시면 조심스럽게 말해야 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전화통화를 하시면서 강남역 지하철을 탑승하셨습니다...저도 덩달아 탑승...
신도림 방면으로 가는거였습니다..
그래 조만간 내리실거야 그럼 같이 내려서 말을 해야겠다는 생각에
힐끔힐끔 훔쳐보며 기다렸습니다...
그러길 20분...내리실때가 됐는데...긴장해야겠다...어떻게 말할지 속으로
리허설을 했습니다...
또 그러길 10분...슬슬 인내가 눈으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여전히 심장소리는 들리고...눈은 측면으로 고정이 되서 뻑뻑하고...좀 더 가시면 내리시겠지...
5분 후 신도림역에서 하차...
설마 천안이나 인천으로 가시는건가...
마음이 다급해져서 빨리 말을 해야겠다하고 가까이 갔는데...
또 통화중...더구나 후드티를 입고 머리에 모자쓰시듯 머리를 가리시고
말소리도 작게 하셔서 통화가 끝났는지 판단하기가 애매했습니다...
그래서 가까이 가 귀를 갖다되면 계속 통화중
이렇게 귀를 갖다되고 이상한 포즈로 걸으면 왠지 변태스토커로 오해받을거
같아 포즈를 자주 취하지도 못했습니다...
말해야하는데..말을...이렇게 옹알거리다 동인천행 탑승...
여기서 저의 쓸데없는 오기가 발동했습니다...
그래 이동해봤자...지하철이지...가자..콜~!
새삼 의지를 다지며...이동했습니다...
근데 생각외로 금방 내리셨습니다...
그 곳은 부천...아~~
우린 인연인가...
부천은 제가 4년 3개월 군복무를 한 지역이였습니다...
그래서 그런가 더 반가웠습니다...
군복무시절 외출을 나오면 부천역에서 많이 놀곤 했습니다...
너무 오랜만에 와서 신기하고 들뜬 마음에 촌놈이 서울상경한 것처럼
여기저기 둘러봤습니다...ㅎㅎ
헐 이렇게 찐타같이 따라가다...그 여성분 집안까지 들어가 여성분 부모님과 같이 인사드릴거 같았습니다...
여성분에게 말할 타이밍을 포착하길 기다렸습니다...
조금 어두워서 어색어색열매를 먹은 얼굴표정이 잘 안보일 장소...
그 장소에서 용기있게 말해야 겠다 그런데...점점 심장소리가 터질듯이
울리기 시작했습니다...그리고 차타고 높은 산에 올라가면 귀가 먹먹해지듯
제 귀도 점점 먹먹해지기 시작했습니다...작게 말을 했봤지만
내 말이 이상하게 들리고 이러다 부천군대고참들만 만나고 가겠구나...미칠거 같았습니다...
그래도 말은 해야지 살짝 어깨를 건드리며 용기 없게
저기요~!!!
처음은 쌩~! 급하게
두번째 저..저기요...
심장소리 왈 네??
나 왈 실례가 안된다면 마음에 들어서 그런데 전화번호 좀 알려주시겠어요??
심장소리 왈 (당황하며)네?? 환한 미소
나 왈 너무 이쁘셔서 강남역에서 부터 따라왔습니다...
심장소리 왈 (조금 하이톤으로)네에? 강남역이요??
나 왈 네..(어색한 웃음)ㅎㅎ
그러더니 친절하게 알겠다며 제 핸드폰에 전화번호를 눌러주셨습니다...
저 너무 기뻐 백두산이 폭발하면 이런 용암을 분출하지 않을까 예상하며
제 몸이 너무 뜨거워졌습니다...
심장소리 왈 강남역까지 가실려면 힘드시겠어요???
나 왈 (어색한 표정)ㅎㅎㅎ 괜찮습니다..ㅎㅎ
심장소리 왈 그럼~!
그러며 뒤돌아 가시는데 전 뒷모습이 안보일때까지 계속 보고 있었습니다..
숫컷의 포효를 터트려야 하나...주위를 둘러봤는데...사람들이 좀 있고...
그렇게 하기엔 왠지 쑥쓰럽고 속으로 사자후를 뿜었습니다 ㅋㅋㅋ
돌아가는 내내 기분이 좋아서 역삼동 집으로 오기까지 5분도 안걸린거 같았습니다..
내가 이 내가 여자종족과 스피킹을 나누다니...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고...요즘 자신감이 하락세였는데...한방에 업됐습니다 ㅎㅎㅎ
집으로 돌아와서 조심스럽게 심장소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하기전 라마다 호흡법도 하고 좋다는 명상은 다했지만 어색어색열매를 먹은
주둥이가 멋대로 말을 했습니다...
그래도 주말에 시간이 괜찮으시면 만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일요일날 강남역에 볼일이 있으니 그때 보자는 상냥한 버프...
전 감동먹었습니다...
후후후 꽃단장을 해야겠군
꽃단장이란 저의 어머니, 고모, 삼촌 이 세분이 다 미용사이시니...
현질을 해야겠다는 말입니다...물론 외상으로 ㅋㅋ
일요일날까지 기다릴생각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근데 이거 사연이 너무 쓸데없이 긴거 같은데...제가 처음써서 용량을
어느정도로 해야할지...감이 없습니다...이해해주세요..오홍홍홍
어쨋든
일요일날 오후 7시에 만나기로 하고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전 30분전에 약속장소로 나와 있었습니다...
정장입고...흐음 좀 이상하겠지만 이날 친척형이 제 고향 충남 논산에서
결혼식을 해서 좀 더 신경써서 입고 나왔습니다...
약속시간이 10분이 지날때까지 안오셔서
역시 미인인 여자종족은 약속개념이 없어...평민 남자종족인 내가
문화적 차이를 이해해야지하는 마음으로 계속 기다렸습니다...
근데 뒤에서 헐떡이는 소리와 절 부르는 소리가 들려 뒤를 돌아봤는데...
심장소리가 있었습니다...
제 심장소리가 여전히 들립니다...그것도 통제 못 할정도로...
계속 미안하다고 말씀하시는데...
전 계속 괜찮다고 무조건 괜찮다고 힘들게 안 뛰어오셔도 되는데...
그런 말을 하며 걸었습니다...
저녁을 안드셨다고 해서
전 제가 예전에 알바하던 비쌌곳을 갔습니다...
물론 찌질하게 비싸다고 말은 안하고 맛있다는 말만 했습니다...
식사를 하며 자기소개를 하고 얘기를 나눴습니다...
근데 여자종족이 나이를 맞춰보라는 말에
전 좀 낮춰말해서 기분 좋게 해줘야지 하는 생각에
22살이요 이렇게 말했는데...
여자종족이 잠깐 경직한게 보였습니다..전 헉 실수 했나 생각했는데
맞췄다고 다른 사람은 한 25살로 본다며 약간 기뻐하는 거 같았습니다...
전 솔직히 27~29살로 봤습니다...좀 노안이라 생각했습니다 ㅎㅎ
나이청취 후 원래 낯을 심하게 가리던 전 나이 차가 좀 많이 나서 낯을 더 가리게 됐습니다..
하지만 심장소리가 제 얘기에 친절하게 웃는 걸 보니 참 착한거 같습니다...
미인이 마음까지 착하면 하이엘프라 전 더 부담스러웠습니다...
무사히 식사를 마치고 시간이 늦져 지하철을 타러 갔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하고 내려가는 모습까지 본 후 전 집으로 갔습니다...
심장소리가 안들립니다...
제 심장소리를 가지간 하이엘프인 그녀...
그녀와 다시 만나고 싶은데 어떻게 말을 하고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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