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인터넷 상에서 초등학교 3학년 짜리가 재미있는 판타지 있으면 추천해 달라는 글을 읽었습니다. 정말이지 감동이었습니다. 받아쓰기나 하고있을 나이에 판타지를 논하다니... 그 글을 읽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판타지는 된다. 저런 녀석이 있는한 한국 판타지는 된다. 하지만, 현실은 제 생각과 상당히 거리가 멀더군요...
오늘은 인터넷 상애서 만화가들의 비애를 보았습니다. 참 서글프더군요... 10년이나 만화를 그려온 사람의, 불혹의 나이에 가까워오는 사람의 수익이 한달에 80만원 이랍니다. 그 것도 예전에 제가 어릴 때 꽤 이름을 날리던 분의 수익이요... 한달에 20일 이상 밤을세고 휴일도 없이 받는 돈이 고작 80만원, 개가 글어도 웃기는 일입니다. 아이도 있고 부인도 있는데, 그 돈으로 교육비는 어떻게하고, 생활비는 어떻게 하란 말입니까?, 정말 서글프더군요...!.
저도 나중에 그렇게 되지 않을까 덜컥 겁이났습니다. 저는 그렇게 살기 싫거든요, 많은 돈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열심히 일하면 아이 하나쯤 키우고 생계는 이어갈 수 있는 수익을 얻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그 분이 올린 글중에 그나마 판타지는 났다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그럴까요?!, 과연 판타지는 낳을까요?!, 생각해 보니 그렇게 낳은 것 같지도 않았습니다.
책 한권 낼때 마다 받는 수익이 210만원 정도, 이름 없는 작가라 제판도 안 들어갑니다. 출판사 측에서는 한달에 한권만 쓰면 충분히 밥은 먹고 살지않느냐고 이야기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쉬운 일입니까... 책상 앞에 앉아 글은 쓰지 않고 생각나는대로 스토리도 없이 개연성도 없이 타자만 치면 가능하겠죠... 하지만, 글을 그런것이 아니랍니다. 스토리도 있어야 돼고 개연성도 있어야 돼고, 거기다 인물의 성격과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무언가가 녹아들어가 있어야 글인 것입니다.
한달에 책 한권 쓰는사람 찾으려면 뭐라러 작가를 찾습니까. 워드프로세서 1급 자격증 가진 사람을 찾아야죠...
그 것도 그렇거니와, 독자들의 취향 맞추기도 참 힘이 들더군요... 날림으로 그저그렇게 쓰면, 문체 안 좋고 개연성 없다고 난리... 뭔가 표현하기 위해서 정성드려 쓰면 문체도 좋고, 스토리도 괜찮은데, 웬지 손이 안간다고 이야기하고... 참 난감합디다!.
힘들게 일해서 책을 내놓으면, 책방 배나 불려주는 꼴이되고... 그렇다고 막 쓰자니 그것도 할 짓 못돼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랍니다.
제가 생각하는 작가는 아니 소설은 이런 것이었숩니다. 퇴고에 퇴고를 거듭해 최고의 단어만 가려쓰고,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 최고의 스토리만 골라쓰는... 하지만, 현실은 그것을 허락지 않더군요, 생활비며 공과금들이 수정도 안된 원고를 세상에 내 보내게하고, 빨리 써야만 조금이라도 더 팔린다는 압박감이 마음에 들지 않는 글을 삭제 시킬 수 없게 만들더라고요... 정말이 이게 내가 생각했던 작가의 삶인가?!, 내가 이 길을 평생 걸어야만 하는가?! 하는 생각들이 제 머리를 온통 휘져어 놓고 있답니다. 이건 아닌데... 정말 이건 아닌데 말입니다.
한 작품이 끝나면 다음 작품이 계약 될지를 걱정해야하고, 바닥난 생활비로 경제적 고생을 해야 하고... 이게 제가 평생 꿈꿔온 작가의 삶이란 말입니까?!, 누가 아시는 분 있으면 이야기 좀 해 주십시오,
작가... 집에 돈좀 있고 먹고살만 하지 않으신 분은 절대하지 마십시오, 여러분도 30대 중반의 나이에 생활비 80만원으로 자식을 키워야 할지 모릅니다. 애사달라는 것도 못사주고, 누적된 피로와 걱정으로 인해 한달에 한번정도 안내와 의무적으로 잠자리를 하는 남자가 될지 모릅니다.
중견 만화가 수입이 한달에 80이며, 방송작가의 26% 이상이 년봉 1천 만원 미만입니다. 판타지도 잘 나가는 작가들 이외에 별반 다르지 않은 실정입니다. 내 글은 뜰거야 출판만 되면 대박이 날거야... 라는 꿈은 애초에 버립십시오, 다들 그렇게 생각하며 작가 생활을 시작하고, 다들 그렇게 생각하며 후족작을 냅니다. 다른일을 할 수 있는데도 그일에 메달려 평생을 그렇게 지내다 무명의 작가로, 똥구멍이 찌저지게 가난한 가난뱅이로 삶을 마감하죠... 능력 없다고 아내에게 욕먹고, 자식에 원망들으면서 그렇게 살다 뒈집니다.
그게 무명 작가의 인생입니다,
저는 오늘에야, 만화 작가들의 슬픈 비애를 방송작가 들의 슬픈 인생을 읽고 나서야 깨달았습니다. 제 앞에 펼쳐질 삶이 어떤 것인지를... 책방 배불려 주기 위해 평생 그렇게 종노릇하다가 돼지겠죠, 저작권이고 나발이고 다 무시된 이 대한민국이라는 좆같은 나라에서 말입니다.
저는 지금 쓰는 "블러드 에덴" 유작이나 다릅없다고 생각합니다. 삶에 대한 희망을 잃었거든요... 예전에는 자살을 생각하면 두렵고 공포스러웠는데, 모든 희망이 사라진 지금, 내 평생을 걸고 싶은 일이 사라진 지금, 그 두려움 마져 사라져 버리더군요... 그 만큼 허무하고 절망적입니다. 지금까지 형편없는 글만 써 왔는데, 마지막에 남아 제대로 된 글을 써보려 한답니다. 제가 담고 싶은 무언가가 담긴 글 말이죠... 몇명 안돼는 제 팬을 위해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 뒤, 작가 생활을 때려 지우던지, 노끈으로 내 몫을 조른던지 할겁니다.
지금까지 '바람의 혼'이라는 무명 작가의 푸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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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글에 공감하시는 작가분들 께서는 글을 너리 퍼뜨려 주십시오. 적어도 작가 지망생들이 작가의 삶이란 어떤것인지 알아야 되지 않겠습니다. 당해도 알고 당해야지 모르고 당하면 충격이 배로 불어납니다. 저 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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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왔습니다.
그나저나 80이라........
알바나 노가다를 해도 저보다는 많이 벌 듯....
어쩌면 무협작가님들은 '아빠, 나 ### 사게 돈 좀....'이라고 하면 피눈물을 흘리며 '다음에 사줄께'라고 하실지도.
으음.......
참으로 씁쓸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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