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번의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강남 C병원은 정녕 초딩화되었단 말인가!!!
일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네명의 아이가 컴퓨터를 하러 다가오더군요.
그들 중에는 놀랍게도 갈색 머리의 외국인이 끼어 있었습니다.
저는 어제의 경우도 있어 잔뜩 긴장한 채 벌벌 떨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컴퓨터의 전원을 키고 각자 자리에 앉은 것이 아닙니까!
마음 속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그것을 내색할 수 없기에 저는 평소에는 두 세번 하지도 않는 순찰을 핑계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불안함을 애써 떨치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더군요.
그러나 저는 그들의 곁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20여분 후 저는 정말 온 건물을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도중에 만난 학원장 때문에 그가 그 자리를 뜨기까지 꼼짝도 못하고 잡혀 있었지만요.
그러나 이것이 왠 일입니까!
네명의 아이는 이미 컴퓨터를 다 사용하고 자리까지 정돈한 후 저에게 허리 굽혀 인사까지 하고 떠나가더군요.
아마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도 없는 그 자리를 지켜주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너무나 고마운지라 감사의 말을 전하려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익숙하지 않은 중국어와 영어더군요.
전부 외국 아이들이었던 것 입니다...
그 중 한명은 중국어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더군요.
솔직히 감탄했습니다.
옹졸한 생각을 했던 제가 부끄러웠지요.
저는 자리에 앉아 다시금 마음을 다 잡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시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요란하게 화장을 한 고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빨라 더 어릴 수도 있습니다.) 한명이 컴퓨터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더군요.
솔직히 겉모습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좀 있는 아이처럼 보여 그런데로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괜찮은 기분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 일까요?
그 아이가 핸드폰을 꺼내고 어디론가 전화를 한 순간부터 저의 하루는 지옥이었습니다. 무슨 수다를 그렇게 떠들어 대는지 정문 쪽까지 들리더군요. 더욱이 그 내용이 가관이었습니다.
"여기 피시방 있어! 오빠들이랑 다 내려와!!!"
라는 내용이었지요.
2-3분 후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5-6명 정도의 아이들이 내려왔습니다.
얼마나 인상들이 험악하던지 눈썹과 코를 뚫고 남자 놈들이 입술에 루즈를 칠했더군요. 무슨 비주얼 락 밴드를 연상시키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리를 하나씩 잡더니 컴퓨터에 스타크래프트를 깔더군요. 시디까지 챙겨오는 그들의 독랄함에 순간 대략 멍한 기분으로 저는 그 곳을 떠났습니다.
화장실에 처박혀 분을 삭이던 몇 분의 시간. 저는 참으면 되는거라 생각하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왠 일입니까!
인원수가 더 늘어 있었고 한 자리에 두명씩 앉아서 난리 법석을 부리더군요.
한 자리에서는 희준이 오빠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을 보니 문씨의 팬인 듯도 하고 옆 쪽에서 무뇌충이 어쩌고 하는 걸 보니 문씨 안티들인 것 같기도 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음료수 캔을 하나 사서 화장실에다 다 버린 후 담배꽁초 통으로 사용하더군요. 병원에서 담배라니 이것이 무슨 상식입니까!!!
어쩔 수 없이 저는 그들에게 병원에서 담배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 남자 아이가 일어서더군요. 순간 아찔했습니다.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구나!!!
다행스럽게도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병원에서 추태부리지 말고 가자고 하더군요. 다른 아이들도 그 말을 듣더니 일어서서 떠나갔습니다.
정말 십년 감수한 느낌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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