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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
03.09.18 23:21
조회
476

어제의 아픔이 가시기도 전에 또 한번의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강남 C병원은 정녕 초딩화되었단 말인가!!!

일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네명의 아이가 컴퓨터를 하러 다가오더군요.

그들 중에는 놀랍게도 갈색 머리의 외국인이 끼어 있었습니다.

저는 어제의 경우도 있어 잔뜩 긴장한 채 벌벌 떨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들은 컴퓨터의 전원을 키고 각자 자리에 앉은 것이 아닙니까!

마음 속으로는 비명을 지르고 있었지만 그것을 내색할 수 없기에 저는 평소에는 두 세번 하지도 않는 순찰을 핑계로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불안함을 애써 떨치려 노력했지만 잘 되지 않더군요.

그러나 저는 그들의 곁을 떠나고 싶었습니다.

20여분 후 저는 정말 온 건물을 한바퀴 돌고 왔습니다. 도중에 만난 학원장 때문에 그가 그 자리를 뜨기까지 꼼짝도 못하고 잡혀 있었지만요.

그러나 이것이 왠 일입니까!

네명의 아이는 이미 컴퓨터를 다 사용하고 자리까지 정돈한 후 저에게 허리 굽혀 인사까지 하고 떠나가더군요.

아마 제가 돌아오기 전까지 아무도 없는 그 자리를 지켜주었던 모양입니다.

저는 너무나 고마운지라 감사의 말을 전하려 다가갔습니다.

그런데 그 아이들의 입에서 나온 것은 익숙하지 않은 중국어와 영어더군요.

전부 외국 아이들이었던 것 입니다...

그 중 한명은 중국어와 영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더군요.

솔직히 감탄했습니다.

옹졸한 생각을 했던 제가 부끄러웠지요.

저는 자리에 앉아 다시금 마음을 다 잡으려 노력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다시 일어나고야 말았습니다.

요란하게 화장을 한 고등학생 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요즘 아이들은 발육이 빨라 더 어릴 수도 있습니다.) 한명이 컴퓨터를 쓰기 위해 자리에 앉더군요.

솔직히 겉모습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지만 나이가 좀 있는 아이처럼 보여 그런데로 기분은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괜찮은 기분은 깨지기 위해 있는 것 일까요?

그 아이가 핸드폰을 꺼내고 어디론가 전화를 한 순간부터 저의 하루는 지옥이었습니다. 무슨 수다를 그렇게 떠들어 대는지 정문 쪽까지 들리더군요. 더욱이 그 내용이 가관이었습니다.

"여기 피시방 있어! 오빠들이랑 다 내려와!!!"

라는 내용이었지요.

2-3분 후 엘리베이터가 열리고 5-6명 정도의 아이들이 내려왔습니다.

얼마나 인상들이 험악하던지 눈썹과 코를 뚫고 남자 놈들이 입술에 루즈를 칠했더군요. 무슨 비주얼 락 밴드를 연상시키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각자 자리를 하나씩 잡더니 컴퓨터에 스타크래프트를 깔더군요. 시디까지 챙겨오는 그들의 독랄함에 순간 대략 멍한 기분으로 저는 그 곳을 떠났습니다.

화장실에 처박혀 분을 삭이던 몇 분의 시간. 저는 참으면 되는거라 생각하며 밖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것이 왠 일입니까!

인원수가 더 늘어 있었고 한 자리에 두명씩 앉아서 난리 법석을 부리더군요.

한 자리에서는 희준이 오빠가 어쩌고 저쩌고 하는 것을 보니 문씨의 팬인 듯도 하고 옆 쪽에서 무뇌충이 어쩌고 하는 걸 보니 문씨 안티들인 것 같기도 하고 혼란스러웠습니다. 더욱이 그들은 음료수 캔을 하나 사서 화장실에다 다 버린 후 담배꽁초 통으로 사용하더군요. 병원에서 담배라니 이것이 무슨 상식입니까!!!

어쩔 수 없이 저는 그들에게 병원에서 담배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한 남자 아이가 일어서더군요. 순간 아찔했습니다. 일이 벌어지고야 말았구나!!!

다행스럽게도 그 아이가 다른 아이들에게 병원에서 추태부리지 말고 가자고 하더군요. 다른 아이들도 그 말을 듣더니 일어서서 떠나갔습니다.

정말 십년 감수한 느낌이었지요.


Comment ' 21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3.09.18 23:29
    No. 1

    ㅡ_ㅡ;;;;;
    쪼매(?) 튀는 아이들이군요.....
    제 주변에도 그런 놈들은 보지 못했는데..
    강남은 다른가 보구만....ㅡ_ㅡ;;;
    참고로 저는 용인 수지에 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예
    작성일
    03.09.18 23:36
    No. 2

    글 읽는 동안 스릴러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든건 왜일까요.. -_-
    그래도 좀 큰 애들은 어린애보다 덜 답답하죠.
    안하무인인 꼬마와 말 안통하는 부모가 [셋트]로 속 뒤집어지게 하는거보다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8 23:45
    No. 3

    너무 무서웠습니다. 제 키가 175인데 머리 하나는 큰 아이도 있더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太武
    작성일
    03.09.18 23:47
    No. 4

    나라면......과연 어떻게 했을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강달봉
    작성일
    03.09.18 23:49
    No. 5

    -_-;;화장하는 남자 제일 싫어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8 23:50
    No. 6

    경비는 아무리 싫어도, 혹은 두들겨 맞아도 군소리 없이 분쟁을 해결해야합니다. 병원에서 월급 받아먹는 이상 어쩔 수 없지요. 다른 경비 분들은 연세가 40대 중반에서 50대 사이시니 젊은 제가 언제나 나서야 한답니다.
    게다가 제가 아직 신참 소리를 듣는 처지라서요.
    이 근처는 유독 문제가 많이 생기더군요. 싸우다가 다쳐서 응급실 들어가더니 행패부리는 사람에서부터 병원 앞에다 오줌 누고 도망가는 사람, 중절수술의 문제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대륜행
    작성일
    03.09.18 23:53
    No. 7

    1편부터 읽어보니 아랑전설님은 아이들과의 전쟁을 치르고 계시군요.^^
    타고르가 모든 갓난아이는 하느님이 아직도 인간에 대해서 절망을 느끼고 있지 않다는 메세지를 가지고 태어난다고 말했답니다. 인도는 어린아이들은 착한 모양입니다. 아님 말 그대로 갓난 아이만 그런건지.....
    저도 아직 미혼이라 그런지 4-5세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까지는 질색입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면 안되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8 23:56
    No. 8

    요즘 들어 아이들이 많이 오더군요. 여기가 산부인과로 유명한 곳이라 더욱 그런 것 같기도 합니다. 아이 엄마가 산모로 입원해 있으니 아버지 혼자서 아이와 있어야 하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3.09.18 23:58
    No. 9

    한국직업시스템에서 검색해 보니..
    경비는 평균 임금이 858만원이라는 군요..(1년기준)
    과연 아랑님은 얼마나 받으십니까?
    그 고생을 하시면서 858만원 받으시는 건 아니겠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9 00:08
    No. 10

    소득세 공제 식비 제하면 한달에 한 90만원 정도 받는 것 같습니다.
    물론 휴일 격주에 모든 연휴 못 쉬고서요.
    한달에 한번에서 많으면 두번 정도 쉬지요.
    저는 좀 잘 나가는 경비에 들수 있습니다.
    원래 여기 경비 초봉이 70만원 좀 안 되거든요.

    뭐, 싸이네 빌라에서 경비하던 형님 한분이 계셨는데 그 분은 한달에 170 받고 추석 때는 부수입까지 짭짤했다고 하시더군요.
    저도 그 형님 말씀을 듣고 경비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일을 했건만 경비계의 현실을 알고 절망했습니다.

    참고로 그 분 여기서 2달 일하고 나가셨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9 00:12
    No. 11

    팬이야 님께서 말씀하신 경비 소득세의 기준은 주간 경비에 관한 것 같습니다. 주간 경비들은 돈 얼마 못 받지요.

    전 야간 경비라서 그 기준에서 조금 더 받는 것 같습니다.

    *추신*

    크게 사업하시다 IMF와 같은 경기 침체 때문에 실패하시고 나이 제한 때문에 취업길이 막막하신 분들이 경비를 많이 하시더군요.
    경비분들 우습게 볼 분들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미르엘
    작성일
    03.09.19 00:17
    No. 12

    야간경비셨군요....
    새벽까지 고생하시네요....ㅡ_ㅡ;;;
    그런데...저는 지끔까지 경비분들을 다 노인분들만 봐서리...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아랑님같은 젊고 쌩쌩한 경비를 못 봤다는....
    ㅡ_ㅡ;;;;;;;
    하여튼 경비 생활 잘 풀리시길 빕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슈아~~
    작성일
    03.09.19 00:22
    No. 13

    절망이다..

    휴.. 성격없는 사람이 어디있겠습니까?

    하지만.. 참아야지요.. ㅡ,ㅜ

    휴.. 왜 애들은 모를까요?

    성격대로 하면.. 그런놈들 10명이 무섭지 않다는 것을..

    왕년에 안 놓아본 사람이 어디 있다구.. 후... 한숨만 나오네요..

    어른이 무서운 걸 모르다니...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9 00:46
    No. 14

    팬이야님, 솔직히 회사 측에서는 나이드신 분들을 선호하십니다.
    아무래도 경비직을 오래 하니까요.
    젊은 사람은 좋은 일 생기면 너무 빨리 나간다고 불신을 받습니다.
    그러니까 처리하기 힘든 환자 혹은 보호자가 사고를 칠 때 최전방에 나가서 두들겨 맞는 것이 젊은 경비의 숙명이지요.

    슈아님, 요즘 아이들 어른 무서운 것 모른다는 것에 동감하는 바 입니다. 안 맞고 커서 그런 경향도 있네요.
    여기서 일하면 아이들을 동반한 보호자 분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어른이 만만하게 보이도록 행동들을 하시더군요.

    아빠 이거 사줘~엄마 이거 가져와~등등 문제의 소지가 많습니다.

    제가 어릴 때는 부모님께 존대말 안하면 큰 삼촌께 쇠파이프로 맞고 집에 3분만 늦어도 엉덩이에 피가 나도록 맞았던 지라 요즘 아이들이 부모님께 반말, 혹은 버릇없게 구는 모습이 적응되지 않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슈아~~
    작성일
    03.09.19 01:21
    No. 15

    맞아요! 맞아!

    저도 그래요!

    과거도 그렇구... 지금 느끼는 감정도 비슷해요. ㅡ,ㅜ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여진도
    작성일
    03.09.19 01:55
    No. 16

    용기를 내어서..
    성질대로 한번 줘패보고...
    그 다음에.....얘길 한번 들어보고 싶구만..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19 02:22
    No. 17

    그럼 전 직장을 잃을 것이고 고소장이 날아올지도 모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혈랑곡주
    작성일
    03.09.19 03:49
    No. 18

    아랑 전설님 뭐하는 분이십니까? 강남의 씨병원은 어떤 곳입니까? 왠지 이승이 아닐 것 같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皆自起
    작성일
    03.09.19 12:38
    No. 19

    젊으신분이시면 중소기업으로 발길을 돌리시지 왜 박봉의 경비를 ..
    요샌 죄다 외국근로자에 젊은 한국인 근로자는 찾아보기도 힘드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진이상
    작성일
    03.09.19 21:49
    No. 20

    아랑전설님.. 언제한번 강남 C 병원 컴퓨터가 위치한 곳으로 놀러가겠습니다.. -_ -(거기가 어디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관독고
    작성일
    03.09.20 00:51
    No. 21

    제가 그 곳을 그만두는 날 가르쳐드리지요. 하하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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