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일자엔 육룡이 중 넷이 나옵니다.
이방원 역의 유아인, 아직 덜 여물었으나 나름 기지가 있습니다. 아직 각성은 못했지만 여러 사람과 일을 겪으며 성장중에 있습니다. 유아인의 연기는 아주 좋군요. 각성 전의 이방원을 이렇게 연기해내니, 나중에 또 카리스마 있게 변신하는 모습도 기대해 볼만 합니다.
이방지 역의 변요한은 미생에서 처음 보신 분들이 많으시죠.
육룡이나르샤에서 제 눈에 들어 오는 부분이 하나가 있는데, 바로 분장입니다. 신세경도 그렇고 변요한도 그렇고 각 캐릭터의 장점을 최대한 잘 살리도록 분장을 아주 잘했네요. 물론 본래 갖고 있는 눈빛들이 좋은 것을 더 깊게 해주는 장치지만 말이죠.
변요한의 이방지는 그 눈빛이 아주 아주 잘 살아 있습니다. 이 눈빛과 그로 인해 만들어 지는 분위기는 육룡이 중에서도 원톱인듯 합니다. 이 드라마가 끝나고 나면 변요한의 이름값은 천정부지로 솟을듯 합니다. (선덕여왕에서 김남길이 그랬듯이) 우수에 차 있으면서 거친 야성이 내포되어 있는 카리스마 넘치는 검객의 모습을 눈빛과 표정만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솔직히 남자 시청자 입장에선 유아인보단 변요한이 더 멋져 보이죠)
신세경의 표정연기는 이미 뿌리깊은나무 이후로 나오는 작품마다 늘 좋았습니다. 눈빛, 표정, 집중력까지 모두 좋네요. 다만 대사에선 아직도 부족한 점이 느껴집니다. 신세경에게 포커스가 맞춰지는 장면에서는 그나마 괜찮은데, 주고 받는 짧은 대사에선 평이한 느낌, 몰입되기 어려운 느낌이 아직도 묻어납니다.(예전에 김희선이 이랬습니다. 김희선은 서른이 다되어서야 눈빛이 조금 좋아지기 시작했는데, 신세경은 그보다는 낫죠. 대사톤도 기금의 신세경 나이의 김희선보다는 좀 더 낫습니다.)
가능성이 있으나 완성되지 않은 20대 남여 배우에게 흔히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입니다. 대사는 좋은데 눈빛과 표정이 아쉬운 경우, 아니면 그 반대이 경우,....그런 배우를 우리가 기억하지 못하는 이유는 30대가 넘어 극복해낸 배우들만 계속해서 티비에서 주연으로 보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머지는 그냥 탈락해 버리는 것이죠.
국대급 외모가 되면 30대 초반에도 그래도 기회가 좀 주어지나 자신에게 최적화된 기회만 찾다 점점 작품에서 보는 횟수가 줄게 됩니다.
비중은 눈빛이 되고 대사가 안되는 경우가 더 적습니다. 대사는 좀 치는데 눈빛과 표정에서 집중하지 못하는 배우가 훨씬 더 많죠.
그래서 신세경은 가능성이 충분한 배우입니다. 나이가 조금 더 들고 대기만성이 가능한 타입입니다. 아마 서른 초반이 되면 눈빛과 대사가 잘 어우러지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반대의 경우는 훨씬 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한류 원톱이라는 김수현의 연기에 대해 당시는 열광하면서도 지나고 보면 김수현을 대단치 않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게 왜 그런지를 잘 살펴보면 캐릭터에 동화하는 능력 때문입니다. 온전히 몰입할 수 있는 배우가 아주 드뭅니다. 본인이 집중하니 시청자도 몰입해서 보게 됩니다. 이런 흡입력은 아무나 갖는게 아니죠.
같은 한류 중에서 이민호는 이런 부분에선 좀 김수현에 비해 약합니다. 외모에선 조금 더 나아 보이긴 하지만 말이죠. 이종석, 주원 이런 배우들은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거라 보는데, 이렇게 집중 잘하는 배우가 거의 없습니다. 80년대 90년대 통틀어서 20대에 이런 연기가가능한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남자배우들은 대개 30대 초반이 되야 연기력이 폭발합니다.)
얘기가 좀 흘렀는데, 육룡이에 나오는 배우들은 참 다 좋네요. 다 잘합니다.
무휼역을 맡은 배우만해도 체격이나 어리버리하지만 강한 무사의 본능을 가진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분위기가 어찌 그리 잘 어울리는지, 앞으로 점점 묵직해져가야 할텐데 그부분을 잘 소화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겠습니다.
한마디로 제대로 잘 만들어진 드라마로 여겨집니다.
지금은 각 캐릭터 소개 및 분위기 달구고 있는 단계인데도 재밌네요. 김명민이 본격 재등장 하는 시점부터는 매회가 불붙듯이 재밌을것 같은 느낌입니다.
강추합니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1. 유아인이 포위 당했을 때의 기지 있는 모습...으악!
2. 신세경의 살아 있는 눈빛, 그러나 아쉬운 대사톤
3. 1회부터 이어지고 있는 고려말이 참담한 현실 - 곧 육룡이의 각성이 다가옴을 암시
그러니까 육룡이가 정도전을 만나게 되는 그 시점이 각성이 시작점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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