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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9 나니
작성
08.11.05 02:22
조회
6,028

작가명 :

작품명 : 대법왕

출판사 :

대법왕은 재미있다. 어떤 재미냐 하면 말초적인 재미가 있다. 난무하는 폭력과 잔인한 복수행, 문란한 여인들이 양념이 되어준다.

그 재미 때문에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가 스님이라는 것을 못 본 척했고, 잔인한 복수를 하는 자가 대법왕 즉 달라이 라마라는 것도 넘어갔다. 문란한 여인 중 한 명이 달라이 라마의 제자라는 것도 장르의 넓이 안에서 수용할 수 있는 소설 상의 설정이라 여겨 넘어갔다. 왜?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 드디어 재미 때문에 수용할 수 있는 한계를 만나고야 말았다.

6권 중반을 조금 지나면 주인공이 자신의 집에 들러보는 장면이 있다. 사람이 없는 집에 훔쳐갈 것이 있나 동네 양아치들이 왔다가 주인공을 보고는 돈을 뺐으려고 협박하는 장면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양아치들이 예전 주인공의 부하들이었다.

굉장히 짧은 장면이고 전체적으로도 중요성이 거의 없는 장면인데 여기서 주인공이 한가지 깨달음을 얻게 된다. 무엇 인고하니 예전 부하들이 자신을 알아보고 금세 형님거리는 것을 보고는 무림인과 비교해서

'아, 이들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착한 사람들이다. 누구보다 순수하기에 양아치 짓을 하는 거야.' (p228-229)

.

.

.

책을 읽다가 순간적으로 "이런 미X.."이라는 말이 튀어나왔다. 그리고는 멍해져 버렸다.

이 장면을 보고 대법왕을 다시 생각해보니 직접적으로 작가의 생각이 표현된 것이 이 부분일 뿐 대법왕을 관통하는 큰 흐름은 조폭물이었다. 중의 탈을 쓴 조폭들과 한순간도 벗어나지 않는 뒷골목 사건들... 갈취, 모욕, 협박, 폭력, 배신, 복수, 기타 등등 더 할 말도 없다. 생각해 보면 요즘의 장르는 무협지에 협이 없고 판타지에 환상이 없다. 꿈도 없고 협도 없이 힘만 남은 요즘의 장르 소설이기에 조폭물이기 때문에 나쁘다고는 하지 않겠다.

그러나 순수하고 착한 양아치라는 작가의 표현과 표현의 기반이 된 생각은 정말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반면교사 반면교사 하지만 이것은 반면교사도 아니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경악한 것은 나도 모르게 이런 내용을 재미있어 하고,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는 내 무의식이었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예를 따진다고 생각했던 내가 어느새 호환 마마보다 무섭다는 XX와 XX에 중독되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실이 무서워져 버렸다.

단순한 나의 과장일 수도 있다. 단지 소설 속 인물의 생각일 뿐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가의 머릿속에 없는 것이 글로 나올 수가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양아치가 세상에서 제일 착하다고 생각하는 작가의 책을 재미있다고 히히덕 거리며 읽고 있던 내가 두려워진 것이다.

때문에 한가지 바라는 것은 다만 내가 다음에 책을 고를 때에는 지금보다 조금만 더 신중해 지기를 기원한다.


Comment ' 13

  • 작성자
    Lv.42 훌리오
    작성일
    08.11.05 04:23
    No. 1

    흠 방금 6권 읽었는데 저도 별로 마음에 안들더군요. 처음에는 안그랬는데 5권부터 서서히 포달랍궁이 피에 미쳐가는 사이비 종교집단이 되어간다는 생각이 들더군요..쩝 저는 완결에서라도 대법왕이 불교인같은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만성졸림증
    작성일
    08.11.05 09:22
    No. 2

    달라이 라마...
    티베트하면 세상에서 제일 착하게 살아간다고해도 과언이 아닌 곳인데
    무협지에서는 완전 악의 축 취급한다는...
    쌩양아치들은 지나족인데 왜 우리나라에서도 악의 축 취급을 할까요?
    작가가 고증에 부실해서 그런가?
    김용소설의 영향인가?
    김용 작품이 대단한 작품이라는건 인정하지만 지나족빼고는 완전
    이뭐병이나 악의 축인데 이런거에 대해서는 생각이없는건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일도필승
    작성일
    08.11.05 10:15
    No. 3

    6권... 너무 심하더군요. 악공전기나 진호전기 못지 않게 황당합니다.

    최근에 이작품을 쓴 작가의 작품이 너무 많이 나온다 싶더니 ,결국 일을 치른다고 생각합니다.

    임준욱님, 장경님, 용대운님, 열화도님......너무 잠수가 깊어서 다시 한번 불러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보고있다
    작성일
    08.11.05 13:04
    No. 4

    이상합니다 이상해 요즘 나오는 읽을만하다 싶은 책들은
    거의 6권에서 우르르 무너지는군요
    6권에서 스토리 막장되는게 요즘 유행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0 에텔르
    작성일
    08.11.05 15:23
    No. 5

    막장 초딩적 경제관념!
    무협에서 이런 황당무계한 경제지식을 갖춘 작가는 처음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홍련2식
    작성일
    08.11.05 15:56
    No. 6

    이 작가님 생사신,소림삼십칠방까지는 참 괜찮았는데...
    구대마왕은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작가님 사정상 급히 마무리한건 그렇다치고 그다음작인 삼류자객부터 좀 글이 가벼워진다 싶더니 이번 대법왕은 정말....작가님 실력이 없으면 말을 안하겠는데 전작들보면 상당히 실력있는 분이신데 대법왕을 보면 필력과는 별개로 그냥 성의없이 쓴다는게 어떤건지 팍팍 느껴지더군요. 초반에 여러 분들이 언급하셨던 바보인줄 알았는데 천재? 라는 반전은 그렇다쳐도 그럼에도 여전히 기억력나쁘고 고사성어 모르는 무식함으로 맨날 치고들어오는 어설픈 개그, 그리고 보는 사람마다 아 대법왕님 하고 알아서 기는 설정과 주인공 얼굴 어디에 숨어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시도때도없이 픽하면 나오는 주인공의 얼굴에 자비가 느껴지느니 위대한 부처님의 모습 어쩌고 하며 감동먹는 무개념 주변인물들은 정말 한숨이....
    출간주기도 엄청 빠르죠...이번 6권은 5권나오고 한 보름됐나?
    보통은 책 빨리 나오면 참 기분좋습니다만 대법왕은 어쩐지 이렇게 빨리 쓰니까 역시나 하는 생각을 감출수가 없더군요.
    근데 그래도 희안하게 후속권은 꼭 챙겨보게 됩니다..-_-; 비록 되는대로 날림으로 쓰는듯한 책이지만 한번쯤 읽기에는 나름 재미는 있거든요.
    후속작에선 좀 초심을 한번 생각해주시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나니
    작성일
    08.11.05 18:39
    No. 7

    요즘 무협을 보면 대부분이 비슷합니다.
    정파인 답지 않은 위선자들과 사파인 답지 않은 위악자들, 중과 도사의 탈을 쓴 정치가들이 돈을 위해 달리는 내용이 대부분입니다.
    그래서 좀 캐릭터가 캐릭터다운 소설을 보고 싶습니다. 악인이 악인답고 중이 중답고 도사가 도사다운 소설을 말입니다.
    무협지에는 꿈이 있습니다. 우리도 무공을 배우면 한 주먹에 바위를 깨고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다는 꿈, 구름 낀 산 정상에서 신선과 같이 하계를 보며 허허거리는 꿈.
    그런데 지금 무협지에는 돈, 돈, 돈! 돈 버는 얘기가 대부분입니다. 현실만 해도 충분해서 이제는 지겹습니다.
    좀 창의적인 소재를 가지고 캐릭터가 살아 숨 쉬는 글을 보고 싶습니다.
    맨날 흐흐거리는 정파인이나 하하거리는 사파인 말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 각혈
    작성일
    08.11.05 20:25
    No. 8

    읽다가 쌍욕크리가 터지더군요. 너무 선을 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코끼리손
    작성일
    08.11.05 22:34
    No. 9

    생각들이 다 비슷비슷하죠.
    판타지는 착해빠진 자선사업가 영주들이
    알아서 노예해방까지 척척 해주고,
    무협은 레퍼토리가 그나마 다양하지만...
    이 책처럼 어설프게 반전이 나온다든지
    쓸데없이 폭력, 강간을 미화한다든지...
    한국인으로 산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궁금해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8 이씨네
    작성일
    08.11.06 02:28
    No. 10

    6권에서 사고쳤나보군요 몽작가님이..어째 전개가 점 껄쩍지근하더니...안안읽어봤는데..전작에서 재미있기는한데 자꾸 물건을 입으로 물어뜯는 엽기오바할때 좀찌뿌려지더만.. 생사신 후반부 재연하셨나보군요! 소림삼십칠방같은 성실한 작품을쓰셨으면....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마니저아
    작성일
    08.11.06 18:34
    No. 11

    저기 열화도님이 누군지...
    검색해도 안나오는데요.
    다른 필명이 있나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꿀도르
    작성일
    08.11.07 01:34
    No. 12

    저두 중도 하차한 책중 하나네요..1권 이었나 2권 초반이었나..
    주인공 설정에...........한숨.. 푹 쉬다 덮은.ㅎ
    그리구 열화도 님이 아니시구요.
    열해도님이셔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아스트리스
    작성일
    08.11.07 13:54
    No. 13

    무협지에 협이 없고 환타지에 환상이 없다...
    참 와닿는 말입니다. 그런데 어쩌나요. 이게 요즘 소설시장인데...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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