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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3.27 15:50
조회
2,286

작가명 : 모리미 도미히코

작품명 :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출판사 : 작가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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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발의 귀여운 아가씨를 향한 망상폭주 자의식초과잉 순정파 대학생과 사랑스러운 괴짜들이 만들어가는 판타스틱 장편소설

제20회 야마모토 슈고로상 수상작. 현실에서 판타지의 세계로 종횡무진 부유하는 교토발 초특급 청춘판타지

나는 가능한 한 그녀의 시야 안에 머물기 위해 3층 전차가 날아다니는 봄의 밤거리에서, 헌책의 신이 강림한 여름의 헌책시장에서, 공중부양을 하는 대학생과 괴팍왕이 휘젓는 가을의 대학축제에서, 감기로 자리보전한 겨울날 꿈속에서, 그녀와의 '우연한' 만남을 끊임없이 만들었다.

"뭐, 어쩌다 지나가던 길이었어."라는 대사를 목에서 피가 날 정도로 반복하는 내게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아, 선배, 또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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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위를 보면, 국면 타개를 위해 조바심치며 먹구름에 싸인 성으로 돌격하다가, 결국은 옥쇄하고 마는 바보들이 일일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그들은 분명 사랑스러운 남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만용은 있어도 용기는 없는 남자들이다. 여기서 말하는 '용기'란 이성과 신념을 지니고 자신을 바로잡아 착실히 성 둘레의 해자를 메워가는 지리한 작업을 참아내는 기백이다. 우선은 그녀가 나라는 보기 드문 존재에 익숙해져야 한다. 본체 공략은 그 뒤다. - 187p. 편리주의자 가라사대 中

모리미 도시히코의 또 다른 소설인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의 애니메이션을 그야말로 빠져들어 봐버렸기에, 같은 작가 작품 중 예전부터 재밌다는 소문을 들었던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를 당장에 주문. 오늘 막 다 읽은 참입니다.

이야, 이거 처음부터 끝까지 유쾌하게 읽어내릴 수 있었습니다. '다다미~'에서 봤던 유머러스하고 장황하게 이어지는 쓸대없는 자존심과 치기와 그릇된 방향으로 폭주하는 열정이 하늘을 찌르는 주인공의 독백은 물론이거니와, 그와 번갈아가며 등장하는 너무나도 천진난만한, 아름답고 조화로운 '검은 머리 아가씨'의 서술이 읽는 사람의 눈을 통해 뇌를 즐겁게 붕~ 하고 띄워주는 듯한 소설입니다.

표지에서는 멍청한 청년과 도도한 여자로 보입니다만, 아니, 주인공은 어떤 면에서는 확실히 멍청한 녀석이긴 합니다만, 이 책에 나오는 모든 등장인물들은 더없이 사랑스럽습니다.

목에 피가 날 정도로 "우연히 지나던 길이었어"라는 말로, 오로지 그녀의 마음에 들기위한 열정으로 그녀 뒤에서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언제나 비참한 꼴이 되는 주인공.그저 발걸음 닫는대로 걸어갈 뿐인데, 떠들석한 밤거리, 암투가 휘몰아치는 헌책시장, 난리법석인 대학축제, 독감이 유행하는 교토 거리에서 순식간에 그 안의 '환상세계'로 들어가 졸지에 주인공이 되어 유쾌하게 행진하는 '검은머리 그녀'.

현실과 비현실이 뒤섞이고, '검은머리 그녀'가 웃으며 그 가운데를 유쾌하게 걸어갈때, 필사적으로 그녀의 뒤꽁무니를 쫒으며 현실이고 비현실이고 모든 방향에서 닥쳐오는 고난에 필사적으로 맞서는 주인공의 모습이 절로 웃음짓게 합니다.

그리고 '다다미 넉장 반 세계일주'에서 이미 익숙한 얼굴인 히구치씨나 하누키씨, 각종 대학의 인물들과 그 외에 수많은 조연들.

'지브리 애니메이션풍'이라는 책 띠지의 광고문구가 그야말로 어울리는, 현실과 환상이 그야말로 뒤범벅 된, 어찌보면 무슨 마약이라도 맞은듯한(...) 행복과 망상이 뒤섞인 장면장면들과 그 속에서 진행되는 등장인물들의 이야기가 정말로 즐거워요. 특히 '검은머리 아가씨'의 묘사가 정말이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워서, 그런 그녀를 쫒는 주인공을 절로 응원하게 됩니다.

마지막에는 현실에서 환상의 극단까지 모험을 떠난 그녀와, 꿈 속에서 '그녀'라는 현실을 찾아 해맨 주인공이 마침내 손을 맞잡게 되는, 작품의 구조적으로도, 두근거리며 이야기를 따라온 독자의 입장에서도 즐거운 결말이 기다립니다.

무의미한 노력에 찬란한 보답을.

행복한 세계에 행복한 결말을.

정신머리 없는 소설이라 읽은 직후에는 제대로 정리할수가 없네요. 그야말로 문장도 폭주, 이야기도 폭주, 읽는 사람마저 폭주하는 듯한 판타스틱 로맨틱 코미디입니다. 만화책 버전 읽고 싶은데 근처 대여점에는 없군요. 우헷~ 덤으로 '다다미 넉장 반'의 OP 영상이라도 링크시켜 볼까요~

ps. 모리미의 다른 책을 찾아 보던 중, 인터넷 서점에서는 절판된 데뷔작 '태양의 탑'이란 책을 발견. 집 책장을 뒤지던 중, 갑자기 튀어나왔습니다. 이런 책을 언제 샀지? 횡제했다(...)


Comment ' 2

  • 작성자
    Lv.5 케이티스
    작성일
    11.03.27 18:01
    No. 1

    제가 저 책에 낚여 작가책을 다샀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戀心
    작성일
    11.03.28 12:31
    No. 2

    전혀 처음듣는 소설인데 어째서 ["뭐, 어쩌다 지나가던 길이었어."라는 대사를 목에서 피가 날 정도로 반복하는 내게 그녀는 천진난만하게 웃으며 대답했다."아, 선배, 또 만났네요!"] 이 단락에서 '다다미 넉장반 세계일주'가 떠올랐을까요? 이상하네요.. 다다미를 다 본것도 아니고 1,2편만 봤었는데 -,.-;;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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