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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
11.03.27 17:04
조회
2,157

작가명 : 이루마 히토마

작품명 : 전파녀와 청춘남 2권

출판사 : 학산문화사 EX노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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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 흉내를 내며 자전거를 탄 채 하늘로 날아오른 밤을 지나, 이불 둘둘 전파녀 토와 에리오가 드디어 이불을 벗기로 결의했다… 는 건 그렇다 치고.

어째서 내 옆에서 떨어지지 않는 거지? 뭐? 알바 면접에 같이 가달라고? 게다가 어째서 너는 갓 태어난 병아리가 어미를 보는 듯한 눈을 하고 있는 거냐? 으음, 꾸준히 모아둔 내 소중한 청춘 포인트가 에리오의 사회복귀 포인트로 변환되어 가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에리오의 전파소녀 벗어나기 미션도 홀로서기를 시작한다. 천연 건강소녀인 류시와 코스프레 장신 미인인 마에카와가 우리 집에 놀러 오기도 하고(수, 수라장), 모두 함께 로켓 놀이를 하는 도중에 메메 고모의 비밀과 만나기도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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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가 가히 태양처럼 빛나는구려~ 이야... 보는것만으로도 흐뭇한 웃음이 지어지는 귀엽고도 역동적인 컬러일러스트입니다. 에리오도 색기 좔좔. 류시 귀여움 좔좔. 마에카와 장난끼 좔좔. 메메 고모도 색기 좔좔(...).

하여간 '미군마짱'의 문제작가 이루마 히토마의 러브코미디 '전파녀와 청춘남' 2권입니다.

미군마짱때도 그랬지만, 이 이루마 히토마라는 사람은 얼핏 '코드'덩어리로 끝날 수 있는 소설에서 꽤나 진지하고 현실적인 인간관계를 찾아내곤 합니다.

미군마짱의 히로인인 '미소노 마유'의 경우, 흔하디 흔한 얀데레 캐릭터가 될 수 있었어요. 하지만 마유는 얀데레라는 상투적인 단어로 규정지을 수 없는, 현실적으로 망가진, 진짜 정신병적인 사랑을 하는 소녀입니다.

전파청춘은 작가의 말에 의하면 '식칼은 기본적으로 부엌에서 쓰고, 바깥에서 쥐고 있으면 경찰아저씨가 제 일을 하는 세계. 등장인물의 8할이 등장 권에서 사라지지 않는 이야기' 등, 여러모로 미군마짱의 반대가 되는 소설로 쓰여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유쾌하지는 않지요. 오히려, 미군마짱과 마찬가지로 '상처'와 그것을 지닌 사람들의 미묘한 감정 갈등이 부각되는것은 미군마짱과 비슷합니다.

다만, 그 상처에 매몰되거나, 상처에 부서지거나, 상처를 벌리지 않고, 그 상처를 부드럽게 어루만져주고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워 앞으로 함께 걸어가는 그런 '긍적적인 에너지'가 넘치는 소설이란 것이 차이점.

특이 이번 권은 라이트노벨이라기 보다는 일반 소설에 가까운 스토리 전개와 주제 의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좌절에 빠져 죽을날만을 기다리는 소중한 사람을 위해, 여러 사람들이 각자 힘을 보태 무의미해보이는 발버둥을 하늘로 쏘아올리는 그 아련하면서도 희망찬 감각. 그리고 그와 함께 복잡미묘한 갈등을 웃음으로 날려버리며 가슴 따뜻한 감동을 전해주는 결말부까지.

1권은 상처에 매몰되어 망가져가는 에리오를 억지로 일으켜 세워, 같은 라인에 세우려는 주인공의 이야기였다면, 2권부터는 그 라인에서 제 자리를 찾으려고 스스로 노력하는 에리오와, 그런 그녀 주변을 둘러싼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

2권에서는 특이하게도 주인공은 물론, 류시와 마에카와, 메메 고모 등 여러 사람의 시점을 넘나들며 이야기를 전개합니다. 타무라 할머니, 에리오, 정체불명의 콜라 남자 등 여러가지 조연들을 둘러싸고 각자의 이유로 모여 마침내 메메고모의 '계획'이 들어나는 순간은, 어찌보면 추리소설의 감각과도 비슷하지요. 과연 이루마 히토마라고 할까, 정신없는 장난질 끝에 납득할 결말을 만들어내는 것 까지 니시오 이신을 쏙 빼닮았구나. 특히 책 속의 온갖 장치와 요소들이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것은 확실히 머리좋은 작가라는 것을 느끼게 해요.

전 책을 읽을때 그 책을 지배하는 '분위기'에 꽤나 큰 영향을 받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의 분위기는 굉장히 독특하지요. 시작부터 꺄아-거리며 40살 생일을 저주하며 난장판을 부리는 메메 고모라던가 하는 정신없는 개그 파트, 에리오의 사회복귀를 슬며서 응원하는 마코토 파트, 사춘기 소년소녀의 미묘한 연애감정을 굉장히 귀엽게 표현하는 류시 파트, 정체불명으로 쿨하신(그리고 다른의미로 머리가 시원하신 것 같은) 마에카와 파트, 그리고 클라이막스를 장식하는 메메 고모 파트까지, 책의 중심을 지배하는 분위기가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하게, 시종일관 일관된 색을 유지합니다. 하지만 이 분위기를 표현할 마땅한 방법이 없군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훈훈함'이라 해야 하나.

분명히 난장스러울 정도로 유머러스가 이리저리 날뛰고, 곳곳에 무슨 의미인 지 알 수 없을정도로 정신나간 묘사와 문장이 지면을 빽빽하게 체우고 있는데도 결코 작품이 가볍게 뜨지 않습니다. 그 가벼운 문장이 인물의 심리를 더없이 명쾌하게 묘사해 주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를 읽기 좋게 던져 주니까요.

매우 활기찬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어찌보면 읽어나가는데 독자의 공이 필요한 작품이기도 합니다. 일단은 문장 자체가 너무 괴상망칙해서 본뜻을 이해하려면 차근차근 읽어나가야 함은 물론, 그 괴상망칙한 문장으로 포장된 스토리와 감정의 본 라인을 머리속에서 재구축해야 하니까요. 멍하니 읽어나가면 이것저것 놓쳐버립니다.

에리오의 전파스러움이 줄어들어서 아쉽다는 말이 있습니다만, 그만큼 다른 캐릭터들의 매력이 늘어났습니다. 특히 메메 고모는 정말이지 최고. 아니, 40살 아줌마가 이렇게 귀여워도 되는 건가요? 게다가 마냥 어린애도 아니고 확실한 연륜과 어머니의 상냥함을 간직하신 이 어른아이. 이봐요, 작가 양반. "고모는 이 소설의 히로인이 아닙니다."라니, 히로인이 아니면 주인공이라는 말입니까, 앙? 아무리 봐도 2권 주인공은 메메 고모에요! ... 그렇다면 히로인은 타무라 할머니인가. 하여간 부디 메메 고모의 팬클럽이 있다면 저도 가입 신청을....

하여간 여러모로 청춘의 아련함과, 훈훈한 감동과, 정신나간 유머가 넘치는 특색 넘치는 소설. 최근 읽어온 라이트노벨 중에서 캐릭터의 매력으로도, 이야기의 매력으로도 이정도로 완성도 높은 소설은 드물겠지요. '짐승 사냥'과 더불어, 이번 달 읽은 라노베 탑 투로 놓아둬 손색이 없습니다.


Comment ' 6

  • 작성자
    Lv.35 모노레
    작성일
    11.03.27 18:31
    No. 1

    이거 문체가 미군마짱때도 그랬지만 잘 안읽혀져서 그냥 도중에 접었는데 말이죠 이번에는 일러스트때문에 봐봤지만 역시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1.03.27 19:57
    No. 2

    단순히 취향 문제를 벗어난 영역에서 노는 문체니까요. 문체라고 해야 하나, 온갖 심혈을 기울인 말장난으로 서술을 한다는 느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SyRin
    작성일
    11.03.27 20:04
    No. 3

    2권도 재밌게 봤습니다. 책장에 나란히 1,2권, 미군마짱1-7,i 가 꽂혀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8 건곤무쌍
    작성일
    11.03.28 01:25
    No. 4

    미군마짱은 8권이 나온다는 소식을 들었네요. 완결된 후에 i가 외전으로 나온 것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닌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9 스톤부르크
    작성일
    11.03.28 19:45
    No. 5

    한국에 나온 순서대로가 일본 출간순서지요 'ㅅ'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1 미궁신군
    작성일
    11.03.28 21:03
    No. 6

    미군마짱 마지막은 정말 충격의 대반전이었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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