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박인주(카이첼)
작품명 : 클라우스 학원이야기
출판사 : 자음과 모음
솔직히 내가 이 책을 처음 펴게 된 이유는 강명운의 처음 읽었던 학원물인 '사립샤프란 마법여학교 였던 학교'를 읽고 나서 학원물이란 재밌다는 인식이 박혔기 때문이다.
샤립샤프란 마법 여학교였던 학교와 클라우스 학원이야기의 공통된 내용은 바로 '학원물에 하렘이 라는 점'이다. 처음에도 그 점 때문에 이책이 끌렸다. 그러나 읽으면서 느낀것은...
내가 너무 책을 과소 평가 했구나! 라는 거다.
이 책은 비록 학원물에 하렘일 지라도 수준에서는 다른 여타 소설들과는 궤를 달리했다. 어떻게 글의 수준이 차이가 달랐냐고 물어본다면... 일단 필력이 다르다. 매끄러운 문장과 손에 잡힐 듯한 묘사력. 그리고 상상력. 이 글의 새로운 설정을 배경으로한 전투 장면은 진짜 끝없이 몰입게 만들었다. 그것은 여타의 재미 중심인 학원물과는 분명하게 달랐다. 하지만 그것이 다라면, 이 책도 단지 '필력만 높은 재미소설'이 될 것이고, 나는 이런 독후감을 쓰지 않을 것이다. 이 책은 얻을것이 있다. 인생에 소중한 교훈이 될 많은 내용이 있었다.
이 글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공리주의의 모순과 함정, 실존이란 무엇인가 등 철학적 가치들이고, 자본혁명으로 신분질서가 무너지고 부르지아지 계급과 프롤레타리아 계급이 발생해 그 사이에서 가난한 소년이자 농부의 아들 데일이 클라우스 학원에 들어가서 여러 친구들을 만나는 이야기이다.
이 글의 주연들은 모두 자신들의 사정을 가지고 있다. 그 사연들은 모두 의미가 가볍지 않았다. 그리고 많은 재미와 감동을 주었다. 이 글의 주인공 데일은 정말 성실하고 착한 아이다. 거기다 순진하고 둔하기 까지 해서 하렘소설의 주인공이 될 만한 아이다. 그리고 알렉 폰 볼드윈,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는 볼드윈 공작의 아들이다. 그는 데일의 가장 천한 친구이며, 그는 천재다.엄청나게 화려한 말빨과 언변 그리고 풍부한 지식. 그리고 엄청난 논술 실력을 가진 자다. 그는 아직 어림에도 불구하고 신분을 속이고 필명으로써 신문에 사설을 여러번 출간해서, 주목을 받을 정도로 그는 천재다. 그의 성격은 아주 특이한데, 말로 설명하긴 쫌 그렇다. 그리고 보통 소설에 나오는 귀족 아들이 그렇듯 그는 행복하지 못하고, 철학으로써 허무주의 랄까? 뭔가 부정적인 그런 것이 있다(제대로 안 읽어서 절 모르겠다). 그리고 데일과 함께 성장하는 소설의 메인이다. 그가 데일을 만난 후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말이 생겼다고 한다. 그리고 또하나의 주연은 여신포스를 풍기는 알렉의 동생 세나 폴 볼드윈. 데일의 히로인중 한명이다. 그리고 또 한명은 일명 남장소년 츤데레(?) 알토스, 그리고 갈수록 존재감이 사라지고 사정이랄 것도 별로없는 평범한 귀족 히로인 리리. 이 모든 주연들은 정말 읽다보면 그들이 나의 친구처럼 느껴지질 않나, 그들의 위기가 내 위기인냥 느껴지질 않나, 등 정말 매력적이고 개성적인캐릭이고 높은 필력으로 잘 표현된 캐릭터 들이였다.
그리고 이글의 주연 악역들은 처음엔 정말 싫지만 갈수록 동정심가고 이해가 가는 부르크하르트, 그리고 끝까지 이해안되는 대놓고 찌질하고 짜증나는 인물인 높은 귀족의 아들 샌드버그. 작가도 직접 '이 인물은 대놓고 찌질하게 만든 인물'이라고 소개를 할 정도다. 샌드버그는 하는 행동을 볼때마다 짜증이났다...
이 글은 성장물이다. 여러가지 일들을 겪으면서 성장하는 데일 일행의 모습은 정말로 읽을 적마다 가슴넘치는 뿌듯함을 느끼게 했다. 이 글의 교훈들은 글 속에 녹아있다기 보다는 아에 겉으로 들어나서(드래곤 라자와는 다르다) 그 점이 약간 아쉬운 점이었지만, 드래곤 라자처럼 숨겨져 있는 것보다는 오히려 들어나 있어서 이해하기 편한 부분도 있었다. 그러나 작가가 설명하는게 워낙 어려운 개념들이라...(작가가 잘난 척 하려고 일부러 어렵게 쓴다는 느낌 마저 받았다.) 솔직히 철학부분은 대충대충 넘긴 부분도 있다. 거기다가 논술의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작가의 농담이 농담으로 안들릴 정도로 정말 높은 수준의 논술이 많이 나온다.(특히 알렉의 말빨...)
인상깊은 부분은 데일의 일화다.
'증오 하고 싶지만 증오 할 수 없고 고마워 하며 처절해져야 하는 비극'
'자신의 고통이 누군가에의 기쁨과 웃음거리가 절실하게 느끼게 되는 비극'을 느끼는 일화다. 왜 세상이 그런 것인지 자문하며 고통을 느끼며 생활하다, 결국에는 그 고통을 마음속 깊은 곳에 묻고 친구을 사귀는 모습. 그리고 그 과정에 일어나는 모든 일화들은 정말 인상 깊었다.
지금까지 난 이글을 찬양만 했지만, 이 글의 문제점 또한 없지 않다. 첫째는 학원물에 하렘 주제에 난해 하다는 것이다. 하렘 학원물을 찾아온 수준 낮은 독자들도 만족시키지 못했고, 수준 높은 독자들은 중 일부는 애초에 하렘 학원물에 거부감을 느끼고 편견 때문에 읽어보지도 않았다. 작가는 초등학교 4학년도 읽을 수 있는 쉬운 소설을 쓰고 싶다고 했지만, 쫌 어이없었다;; 둘째는, 앞에서도 잠깐 언급했듯 철학적인 이야기들이 너무 대놓고 들어나 있기만 하다는 것이다. 물론 철학과 관련된 수만은 일화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드래곤 라자같은 숨겨진 철학따윈 없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 글은 아쉽다. 약간 묻혔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읽게 할 수도 있었는데, 못한것도 아쉽고, 중간에 출판사 사정으로 출판 중단 된 것도 아쉽다. 인터넷 연재분으론 완결이 났지만 말이다. 그리고 작가의 가난한 집안사정도 아쉽다.
박은주작가의 전작이라는 마법서 이드레브도 언젠가는 읽어보고 싶다.(현재는 너무 읽어볼 것이 많다) 그리고 이 글을 보는 사람들도 이 글을 찾아서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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