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강무
작품명 : 바이발할 연대기
"압도적인 힘과 지식을 가진 바이발할. 그의 행보."
간단한 줄거리 요약이었습니다.
처음 이 소설을 읽으면서 시큰둥한 마음이었습니다. 1권 중반까지도 별 생각없이 읽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차 이야기가 진행될 수록 소설 안의 룰을 알게 되면서 조금씩 빠져들기 시작하더니 나중엔 주인공의 성격과 행동이 너무나 맘에 들어서 남은 페이지 수에 신경쓰느라 슬퍼하며 읽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음에 쏙 드는 주인공.
단호하고 호쾌하면서도 꿍한 면이 있고 욕심을 부리면서도 동시에 집착이 없으며 변화무쌍한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도 그것이 번잡하게 느껴지지 않는 대단히 매혹적인 스타일입니다.
재생의 주인공에게서 느껴지던 것과 같은 압도적이고 위압적이며 엄한 분위기가 있으면서도 상황에 따라 유연함을 갖췄습니다.
홀로 고고하려 하지 않고 자신의 거처를 바람처럼 정하고 그때의 자신의 위치에 만족하며 금방 적응해 이에 충실하는 스타일입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쌓은 인연에 집착해 이를 침범하고 파괴할 경우 광기를 부리는 일이 없습니다. 이러한 류의 다른 소설등에선 광기에 젖는 경우가 잦아 눈쌀을 찌푸리는 경우가 있었지만 놀랍게도 이 소설의 주인공은 초연한 모습으로 깔끔하게 인연을 정리하고 새로운 자리를 찾아 움직이기에 그러한 주인공의 성격이 대단히 특별하고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정말 속 시원하게 파죽지세로 좌중을 압도하고 신분에 굴하지 않으며 자기의 마음에 충실하지만 그렇다고 규율을 위반하지 않습니다. 선을 지킵니다. 그래서 눈쌀 찌푸리는 오버가 없었습니다.
이러한 주인공이 등장하는 이 소설은 제가 가진 여러 취향 중 하나를 정면에서 감싸안아 만족시켜줬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큰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라혼과 수인기는 취향 밖으로 튀어 오르는 것들이 있었지만 바이발할의 경우엔 꽤나 눈에 들었기 때문에 아직 못본 '이그라혼 연대기'에까지 관심이 생겼습니다.
이런 식으로 취향을 자극적으로 만족시켜 주는 소설을 읽게될 때면 다음 권 때문에 목이 마르게 됩니다.
혹자는 압도적인 우위의 상황에서 목숨을 받아내는 그의 단호한 고집에 실망하기도 하지만 이에 적응하고 오히려 그런 단호함이 매력으로 비쳐진다면 이 소설, 다음 권이 읽고 싶어 힘들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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