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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 쌉싸름한 문학소녀 시리즈

작성자
Lv.64 天劉
작성
10.02.15 15:37
조회
1,426

작가명 : 노무라 미즈키

작품명 : 문학소녀 시리즈 1~5

출판사 : 대원

요샌 라이트 노벨 쪽 감상만 쓰는 것 같네요. 하기야 지금 사고 있는 책 중에 라이트 노벨 쪽이 압도적으로 많으니 이렇게 되는 게 당연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저는 책을 고를 때 베스트 셀러를 제외하고 고르는 고약한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잘나가는' 책을 산다면 재밌을까, 라는 이유보다 어떤 책이길래 그렇게 재밌다고 난라냐?, 라는 이유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죠. 그렇게 책을 고르다 보면 '유명한 이유가 있구나'라고 감탄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건 내 취향이 아니네'라고 실망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이 문학소녀 시리즈는 개념작이고 재미도 있다는 소릴 종종 들어왔었지만 군입대 크리를 맞아 전역하고 나서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구입할 때는 반신반의 였습니다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을 고치고 싶을 만큼 멋진 작품이였습니다. 한마디로 제 취향에 크리티컬! 판타스틱한 작품이였던 거죠.

약간만 내용을 소개 해 보자면 책을 찢어서 먹으며 보통 음식의 맛을 못 느끼는 문학소녀 아마노 토오코가 코노하라는 '천재미소녀복면작가'였던 남자 후배와 함께 여러 사람의 일들에 휘말리게 되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사건의 해결은 대부분 토오코 담당이고 코노하는 주인공이면서도 이야기 보급용도로 밖에 안 쓰이는 것 같지만 그런 건 아무래도 좋습니다.(...)

장난스럽게 소개해 놓긴 했지만 글 자체는 진지한 편입니다. 물론 입에 웃음을 띄우고 볼 수 있는 장면도 많기는 합니다만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무겁습니다. 각각의 이야기들에서 다른 사람의 어두운 면을 파헤치게 되고 그걸 풀어나가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 만큼 가벼울 수가 없지요. 대부분의 등장 인물들이 깊은 상처 하나 쯤은 가지고 있게 만들어놓은 설정의 영향도 있어서 등장인물간의 갈등을 해결한 후에도 씁쓸한 뒷맛만 남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들을 해결해 과는 과정에서 등장인물들은 조금씩 상처입기도 하고, 그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고, 약간씩 성장해 가기도 합니다. 씁쓸한 맛만 남기고 가는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놀라울 정도로 행복한 결말ㅡ달콤한 맛ㅡ만을 남기고 끝나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씁쓸함과 달콤한 맛이 섞인 결말도 물론 준비되어 있습니다. 책의 소갯말대로 달콤하지만 씁쓸한 맛이 나는 글입니다.

기본적으로 라이트 노벨은 단권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다양한 결말을 준비하며 권마다 다른 느낌을 준다는 건 정말로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등장인물들이 고정되고 이야기가 장편으로 가다보면 결말이 비슷비슷해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라이트 노벨의 경우 특히나 장편으로 가면 비슷한 느낌의 이야기가 연속되는 경우가 많고, 그래서 매너리즘에 빠지게 되고 질리는 경우가 왕왕있습니다. 대표적인 경우가 어떤 마술의 금서목록 시리즈 일 겁니다. 저는 물론 어마금도 좋아합니다. 하지만 어마금은 비슷비슷한 구성과 결말을 취하고 있고, 보는 사람에 따라 이런 결말에 질려서 책을 보기 싫어지는 분들이 분명 있을 겁니다.

하지만 문학소녀 시리즈는 각권의 분위기가 많이 다릅니다. 각각의 이야기가 유명한 소설들(오페라의 유령이나 인간실격, 은하철도의 밤 정도는 많은 분들이 아실 것 같습니다)을 각색시켜 구성한 탓도 있을 것이고, 약간씩 추리소설의 형식을 취해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게 만든 이야기의 구성도 각각의 이야기들을 다르게 만든데 한 몫 했을 겁니다. 게다가 원작을 소재로 독특한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서 원작을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대로 즐길 수 있고, 모르는 사람은 원작을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게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는 소설입니다.

마지막으로 이 소설 최고의 장점! 심리묘사입니다. 일인칭으로 전개되는 글인 만큼 심리묘사가 굉장히 중요한데 상처를 가지고 있는 주인공의 마음을 멋지게 묘사해 내십니다. 그리고 각각의 등장인물들의 독백이 종종 나오는데 그것도 굉장히 멋지죠. 자칫하면 밋밋해질 수 있는 글을 톡톡튀게 만들고 몰입하게 만들어주는 멋들어진 묘사 실력을 가지고 계십니다. 이것만 봐도 안 볼 수가 없더군요.

위에서 칭찬만 했지만 이 소설도 약간의 단점이 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학소녀의 단점은 '구성'입니다. 1권부터 5권을 놓고 보면 공통적으로 문학소녀인 아마노 토오코가 사건을 해결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했듯이 이야기의 분위기나 결말, 내용은 전혀 다른 맛을 냅니다. 하지만 이런 공통적인 구성을 취했기 때문에 이야기를 짐작하기가 조금 쉬워집니다.  문학소녀 시리즈는 추리물의 형식도 빌리고 있어 복선을 많이 던져주기 때문에 이건 치명적일 수도 있는 단점입니다. 하지만 이 작가 분은 권마다 다른 분위기와 독자들이 상상하기 힘든 반전의 반전을 깔아 이야기를 멋지게 빗나가게 하는 재주도 가지고 계십니다. 그래서 이 점이 치명적인 단점이 되진 않았습니다만, 약간의 아쉬움을 느끼게 되는 점인 것도 사실입니다.

마음에 안드는 점도 조금 적어보긴 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문학소녀 시리즈는 굉장히 매력적인 이야기들입니다. 다른 좋은 작품들도 많이 소개(?)하고 있어, 제가 싫어하던 고전으로 저를 이끌어주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비슷한 이야기들에 지친 분이시거나 라이트 노벨을 약간 접하신 적이 있으신 분, 달콤한 이야기(로맨스)를 좋아하시거나, 비극이 좋으신 분. 그리고 약간씩 성장해 내가는 주인공이 보고 싶으신 모든 분들에게 이 이야기를 추천합니다. 라이트 노벨에서 손꼽을 만한 멋진 글입니다. 닥추천!

ps. 각권의 클라이막스는 모두 마음에 듭니다만, 5권 끝에 그 장면은 진짜 멋지더군요. 그래서 이 감상글 썼습니다. 문학소녀는 역시 강해요.


Comment ' 8

  • 작성자
    Lv.17 아옳옳옳옳
    작성일
    10.02.15 16:00
    No. 1

    문학소녀 좋죠!!!!!! 곱씹으면서 읽는 충분히 가치있는 소설입니다. 추천추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2 포필
    작성일
    10.02.15 16:04
    No. 2

    스압크리로 읽어보진 않았지만.. 난 이거 별로던데.
    예전에 전파적그녀나 초인동맹 젼나 사서 읽을당시에
    네이버뉴타입까페에 문학소녀 젼나 재밌다고해서 1,2권 사와서
    1권읽고 2권 반까지 읽다가 냅둿다.. 돈 젼나 아꿔워서.. 이거야원..

    환불하지도 못하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天劉
    작성일
    10.02.15 16:51
    No. 3

    약간 취향타는 작품일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전기활극같은 요소는 없고 판타지적 요소도 거의 없으니까요. 아니 전혀 없나? -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아옳옳옳옳
    작성일
    10.02.15 18:30
    No. 4

    뭔가....... 인물간의 갈등이라거나 심리적인 무언가, 이런곳에 초점을 맞춰야하는 소설이니깐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6 ruryrury
    작성일
    10.02.15 19:30
    No. 5

    감정의 격류를 맛볼 수 있는 멋진 작품이죠.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9 카이혼
    작성일
    10.02.15 21:07
    No. 6

    문학소녀와 죽고싶은 광대 가 이 문학 소녀 시리즈 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4 天劉
    작성일
    10.02.15 21:10
    No. 7

    네, 죽고싶은 광대도 문학소녀 시리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적안왕
    작성일
    10.02.16 04:53
    No. 8

    1권이 문학소녀와 죽고 싶은 광대였죠.
    매번 멍때려서 뒤통수 맞고, 주인공은 사건속에서 허우적 거리며 내구력은 올라가는 형태가되지요.
    문학소녀의 작가 만들기 프로젝트는 결국 성공을 이루는게 멋지더군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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