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4, 2009
저자 : 장은호, 김종일, 이종호, 황태환, 우명희, 유선형, 최민호, 권정은, 전건우
출판 : 황금가지
작성 : 2010.07.14.
“아아. 귀엽살벌(?)하구만.”
-즉흥 감상-
의도치 않은 재미를 선물한 단편집. 그리고 그것의 이어달리기를 한지도 어느덧 네 번째 책이 되어버렸다는 것으로, 다른 긴말은 생략하고 소개의 시간을 조금 가져볼까 합니다.
작품은 정체를 알 수 없는 회사에 취직해 의도를 파악할 수 없는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다는 청년의 모험(?)인 [첫 출근]으로 시작의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흩어진 조각들을 열심히 끌어 모았지만 결국에는 참극을 마주하게 되었을 뿐이라는 이야기에 이어, 첫 만남의 추억에서부터 비극적 마침표를 마주하게 된 것에 복수를 다짐하게 되었노라 말하는 여인의 이야기인 [도둑놈의갈고리]로 계속되는 장이 열리게 되는 작품은, 결혼을 앞둔 한 쌍 중 남자 쪽이 가진 악몽의 기억을 회상하는 [플루토의 후예], 어느 날 갑자기 지구를 덮치기 시작한 운석군의 영향으로 아비규환의 삶을 마주하게 된 청년 [폭주], 남편을 잃고 어린 딸과 함께 홀로 고생 중이신 시어머니를 찾게 되었다는 [불귀(不歸)], 늦은 밤의 퇴근. 술에 취해 집에 들어선 남자는 아내의 주검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런데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도축장이었으며, 영문도 모른 체 그 일에 점점 빠져 들어가게 되지만 [도축장에서 일하는 남자], 자신의 분신과 마주하게 된 여인의 생존투쟁 [더블(Double)], 자살을 결심했다는 소녀. 그런데 그런 결심에 이어 그동안 자신을 괴롭혔던 고뇌들이 차례로 해결되어 자살을 철회하게 되었지만, 네티즌들은 약속을 지키라며 그녀의 정체를 추적하게 되는데 [배심원], 어느 날 갑자기 사람이 사람을 잡아먹기 시작했고, 전염병마냥 그것이 확산된다는 사실에 살아남기 위한 발버둥에 임하게 되는 가족 [행복한 우리 집에 어서 오세요], 피곤함과 외로움에 찌들어 있는 중년의 남자. 그리고 기러기 아빠임을 말하던 그는 언젠가부터 배수관을 통해 살인에 이르는 폭력을 청취하게 된다는 [배수관은 알고 있다]와 같은 이야기를 두툼하게 묶어놓고 있었는데…….
스티븐 킹 님을 통해 단편집을 읽기 시작했으며. 히가시노 게이고를 통해 단편집 읽는 재미를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20대의 반이 지나가는 순간까지 국내 작가진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는데요. 그러던 중 붉게 충혈 된 눈의 검은 고양이가, 아아아! 너무나도 귀엽게 냐옹~거리고 있는 표지에 그만 ‘앙증맞은 손바닥까지 살짝 보여 달란 말이야!’를 외칠 뻔…했다는 것을 일단 옆으로 밀어두고, ‘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이라는 이름으로 묶인 네 권의 책을 만나보게 했는데요. 음~ 세 번째 책은 솔직히 그저 그런 기분으로 만나보았지만, 이번 책은 한층 진화된 이야기로 저의 밤을 빼앗아버리고 말았습니다.
진화라. 그러고 보니 제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은 이번 책을 어떤 기분으로 만나 보셨을까나요? 빨리 다섯 번째 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구요? 이런 게 공포라면 나도 쓰시겠다구요? 네?! ‘공포특급’은 어디서 구할 수 있냐구요? 으흠. 마지막 물음표는 중고서적이나 도서관을 적극 추천해봅니다. 그리고, 글쎄요. 글이라. 한번 써보시고 저에게도 살짝 보여주시지 않으시겠습니까? 당당하게 마침표까지 찍은 ‘작품’을 들고 오신다면 기꺼이 감상해드리고 싶으니 말입니다! 크핫핫핫핫핫핫!! 그리고 이번 ‘메드클럽’을 방문해보니 다섯 번째 책도 조만간 나올 예정이라는 정보를 확인해 볼 수 있었는데요. 다함께 두근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기다려보십시다.
아무튼, 앞선 묶음들과는 달리 나름의 ‘사회현상’을 마주한 기분이 들어 재미있었는데요. 익숙한 이야기인 듯 하면서도 그저 새롭게 와 닿는 이야기들의 만찬. 어느, 하나 가릴 것 없이 다 맛있었다는 것으로, 이번 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TEXT No. 1257
[BOOK CAFE A.ZaMoNe]
[아.자모네] A.ZaMoNe's 무한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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