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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추천에 관련된 감상을 쓰는 곳입니다.



작성자
Lv.1 현무성
작성
07.03.26 03:48
조회
1,785

작가명 : 허담

작품명 : 마조흑운기

출판사 : 청어람

아래 '저녁생각'님의 감상글에 대해 조금 다른 감상을 가지고 있어 글을 올립니다.

저의 경우에 본 소설의 주인공 흑운의 강간은 소설내 주인공의 배경을 전제로 했을 때 무리없이 넘어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는 '강간'과 '고의적 살인'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서할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되는 중죄라고 생각합니다. 심지어 사형제도도 반대입장입니다. 하지만 소설 속 배경과 제가 동화되었을 때는 다릅니다. 작은 선은 큰 악과 통한다는 멋드러진 대사를 날리며 교활한 악적을 단숨에 두 동강 내면서도, 후계가 많아야 나라의 틀이 반석에 올려진다는 굳건한 의지로 수 많은 여아들을 궁에 모아놓고 맘에 드는 아이 몇에게 수청을 지우는 왕이 되어서도, 저는 일말의 죄책감을 갖지 않습니다. 필력이 뛰어난 작가가 저를 이끌 때에는 통쾌함을 느끼기도 합니다.

요즘 조아라에서 많은분들이 추천하는 소설인 wirepuller 라는 작품이 저녁생각님께서 허담님의 소설을 계속 읽어가는데 나름대로 도움이 될 수도 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wirepuller라는 작품은 중세시대 남작으로 변한 현대의 주인공이 잔인한 봉건제 하에서 현대와 중세의 가치관의 차이에서 오는 고뇌를 1인칭 주인공시점으로 세밀히 잘 표현한 작품입니다. 만약 허담님도 이처럼 배경과 주인공 행위에 대한 자세한 설명으로 주인공의 행위 변호 했다면 일부 독자의 불쾌함을 조금은 무마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자칫 글이 지루해 질 수 있습니다. 이는 작가의 선택문제라 봅니다.

현대관점에서 보자면 아무리 불의를 보았다고 해도 당장 칼을 뽑아 모가지를 뎅겅 날려버리는 행위는 도저히 이해할 수도 묵과할 수도 없는 잔혹한 범죄행위지만 소설속에서는 되려 그러지 못하면 그 인물을 답답하게 여기는 우리를 종종 발견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그 행위를 그 시대관점에서, 즉 무와 협의 관점에서 우리가 판단하고 있기 때문에 살인에 대해 현실과 분리된 판단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현 장르문학 중 소위 '신무협'나 '퓨전 판타지'는 기존의 '악'으로 정의되었던 '마교'나 '드래곤' 혹은 '마왕'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는 등 그 영역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명대 중원의 정도가 기치로 내걸은 '협과 의에 의한 살인의 정당화'를 우리가 그간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던 것처럼, 동시대의 마도가 내걸었다고 설정된 '강자지존의 법칙'을 받아 들일 수 있다면,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이를 무협이라고 할 수 있냐'라는 '무협의 정의'에 대한 문제는 그간 많이 논의되었고 앞으로도 많이 풀어나가야 할 뜨거운 감자라 생각되어 이 글에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렸듯이 비록 소설속이지만 살인을 용인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여기는 분이 분명 있는 것처럼 후자의 강간 또한 저녁생각님의 입장에서는 불쾌하실 수 있습니다.

다만 한가지, 현재 우리 독자들은 삼처사첩을 거느리는 주인공을 동경할는지, 아니면 여인과 하룻밤 쿨하게 인연을 맺고 그 여인의 마음속에 남는 주인공을 동경할는지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독자가 글에서 느끼는 대리만족의 기준은 분명 변하고 있습니다.

p.s 예전같으면 우리의 주인공 마누라들이 "언니 오늘 밤은 제가 상공을 양보할게요. " 라는 대사를 치며 서로 우애있는 밤순번을 매길 적에 맘속의 뿌듯함이 밀려왔건만, 요즘은 크게 와닿지 않고 '피식'웃게만 됩니다 ㅎ 시대가 변했음이겠지요.. 물론 여성부는 별로 탐탁치 않습니다만 ㅎㅎ


Comment ' 2

  • 작성자
    Lv.41 저녁생각
    작성일
    07.03.26 18:25
    No. 1

    그렇겠군요. 생각해보니 저도 초식명 하나 외치고 수천의 목이 베어지는 무협에 통쾌해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표지에 5공 때 출판금지가 되었던 금서라는 타이틀로 장식되어졌던 소설인데 제목은 기억이 안 나네요.
    어찌 생각해보면 허담님이 흑운의 효웅적 기질을 예쁘게 포장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투정을 해보고 싶은 것뿐이었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그럴듯한 악인은 저에게도 매력적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멸천검황
    작성일
    07.03.27 12:52
    No. 2

    '무림 파천황'이 책 제목 입니다.
    처음으로 음속 돌파하는 신법이 나오죠-그걸 파천황 이라고 불럿던 걸로 기억이 나네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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