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조철산
작품명 : 오뢰신기
출판사 : 시공사
조철산 이분은 작품활동만 꾸준히 한다면 대가의 칭호가 손색이
없으신 작가님입니다. 특히 데뷔작인 '오뢰신기'는 저에게 엄청난
충격을 준 대작입니다. 분명히 무협이란 가상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인데 글속에서 역사가 숨쉬다니....(비록 중국역사였지만..)
이글의 배경은 명말입니다. 주인공은 진원청이라는 화약창에서
일하는 관원인데 어느날 일어난 화약도난 사건으로 사랑하는 형을
잃고 좌절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이 부분을 읽고 주인공의 단순한
복수극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동창의 첩협인 유비와
조선에서 온 무관 그리고 일본의 낭인무사가 등장하면서 스토리는
복수극을 틀을 넘어서는 격변하는 역사의 한장이 펼쳐지나 4권이란
권수의 압박에 장엄하게 표현되지는 못합니다.
오히려 그런 혼란한 세상속을 살아가는 다양한 인간군상을 그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글의 전체적인 줄기는 명말의 혼란기 속에 백련교
의 비밀세력이 망조가 깃든 명을 전복시키려는 대계를 꾸밉니다.
이런 음모를 파해치는 진원청과 유비, 그리고 조선무관,일본낭인
내용의 시작은 화약창의 도난 사건 이후 이를 조사하기 위해
동창의 첩협인 유비가 나섭니다. 그는 원래 군부의 장군을 꿈꾸던
무인이었지만 권모술수이 넘치는 정국속에서 평소에 지니고 있던
청운의 꿈을 접고 동창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동창의 인물 답지
않게 성격이 담백하고 청렴합니다. 그리고 이름이 잘 생각나지 않는
조선무관은 선도를 닦는 사부밑에서 무술을 수련 했지만 자신의 검을
백성을 위해 쓰겠다는 마음 가지고 사부의 반대에도 등관에 길을
갑니다. 그 후 부국강병에 기치를 든 광해군의 밀명을 받고 정예군을
키우는데 필요한 창봉술을 소림사에서 얻기 위해 명으로 옵니다.
마지막 일행인 일본 낭인무사는 시현류의 전승자로 강자하고의 대결을 낙으로 삼는 전형적인 무광입니다. 이 작품은 여타의 무협과는
틀리게 무공이 글의 전체적인 흐름을 좌지우지 하는 절대적인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당대최고고수도 총에 쓰러지는 지극히 현실적인 세계입니다.
(이것이 총 이름이 이 작품의 제목인 이유입니다..)
다른 무협소설에서는 나라 바뀌든 망하든 강호는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으로 나오는데 이 작품에서는 강호인도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군상중 하나로 나올 뿐입니다. 구성, 개연성, 등장인물간의 갈등구조
스토리간의 매끄러운 진행 어디 하나 흠잢을데 없는 걸작입니다.
(물론 결말부분에서 좀 글의 진행이 빠르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것은
글이 담는 내용에 비해서 적은 편수에 기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 작품은 4권이 아닌 못해도 7-8권으로 나왔어야 하지않나 하는
마음이 들정도로 마지막권을 보고 아쉬움이 남더군요..
독자분께서 이 작품을 읽게 된다면 먼저 이 글의 배경과 설정에 대한
작가님의 철저한 고증에 대해서 절로 감탄이 나올 것입니다.
(전 이 책을 거의 공부하는 기분으로 봤습니다...)
작가님의 필력보다 이 글을 쓰기 위한 노력과 준비가 먼저 보일정도입니다.( 필력도 엄청 좋지만..) 이 작품은 초반부터 끝까지 눈을 때지
못하도록 매력적이지만 특히 끝에 나오는 에필로그 형식의 뒷부분이 묘하게 많이 다가오더군요...(특히 조선무사의 에필로그 장면이...
비운의 광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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