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권용찬
작품명 : 신마협도
출판사 :
개인적으로 권용찬 작가님을 좋아합니다. 쓰신 대부분의 글들이 맛깔나고 재미있어 작가님 이름만 보고 바로 빌려볼 수 있는 나름 믿음이 가는 분이십니다. 철중쟁쟁,파계를 아주 재미있게 보았고 이후 칼,상왕 진우몽은 평타정도로 생각하며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러는 중에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고 해서 며칠을 기다려서 간신히 빌려다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호불호가 나뉠 수 있겠지만 분명히 작가님의 세계관이 넓어졌다고 느꼈습니다. 무협이 장르소설이라고 일컬어지며 무시당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쉽게 씌어지고 쉽게 읽혀지고 남는게 없다는 점입니다. 대부분 기승전결의 구조에 에피소드를 짜넣는 식이기 때문에 갈등이라는 것이 무공대결이라는 힘을 통해 해결이 되죠. 내면적 성찰이라던지, 인간적인 고뇌를 깊이있게 다루는 작품들이 많지 않아 무협은 항상 무시당합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도 그 부분이었죠. 일단 무협지에선 90%이상의 작가님들이 흑백을 갈라놓고 시작합니다. 너는 선인이고, 너는 악인이다. 리얼리티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이죠. 물론 저도 그런 거 싫어하지 않습니다. 재미있고 통쾌하고 단순하게 읽혀지니 정말 즐길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건 순간의 기쁨이지 문학으로서의 가치를 가진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한 사람의 성향이 그렇게 티피컬하진 않으니깐요. 하다못해 지금 이 글을 보시는 여러분들도 때로는 버스에서 할머니에게 자리를 양보하는 착한 사람일 떄도 있을 것이고, 때로는 어머니에게 대들며 소리치는 악한 사람일 때도 있을 것입니다. 김용이 작가로 큰 성공을 거둔 가장 큰 이유는 무협에 나름의 현실성을 집어넣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소설 모든 인물이 그렇진 않지만 김용의 소설에서 악인은 분명 악인이지만 나름의 신념이 있고, 약속을 중히 여기며 자신이 뱉은 말을 쉽게 어기지 않습니다. 사실 선과 악의 기준이라는 자체도 애매한 부분이 없지 않지요. 신마협도에서 권용찬 작가님은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십니다. 분명 완숙하게 철학적으로 모든 준비를 갖춰놓으신 느낌은 아니지만 기존의 단순했던 구조에서 한층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단계로 넘어가시는 듯한 느낌입니다.
그런 면에서 권용찬작가님이 쓰고 계시는 이 신마협도라는 책은 이 자체로도 재미있고 즐길거리지만 이 후가 더 기대됩니다. 간만에 글을 쓰려니 뭔가 어색하고 이상해졌네요. 저는 신마협도 추천합니다.
ps.몇 분이 지적하셨던 것처럼 큰 이야기줄기-복수-를 제외하면 에피소드적인 면이 부족해 조금 몰입감이나 속도감이 떨어지는 건 저도 아쉽네요. 3권에선 기대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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