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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을 읽고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5.25 10:24
조회
1,115

제목 :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2006

저자 : 최정태

출판 : 한길사

작성 : 2007.03.27.

“도서관은 사실 아름다운 곳이었구나?!”

-즉흥 감상-

  와. 그저 감동이었습니다. 서당 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듯 내용보다도 사진을 통해 만나본 외국의 도서관들이 사실 1년 이상의 건축설계사무소 짬밥을 먹은 저에게 그저 별천지로 보여 버렸는데요. 돈만 두둑이 생기면 여행 삼아 국내의 헌책방을 돌아다니는 저에게 있어 이번의 책은 저로 하여금 더 넓은 세계로 나가볼 것을 강력 추천하는 듯 했습니다!!

  그럼 알찬 내용의 세계도서관 여행기록이 담김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책은 우선 여행을 떠나기 위한 저자의 말로서 그 장을 열게 됩니다.

  그렇게 우선은 저도 영화 ‘투모로우The Day After Tomorrow, 2004’로 안면이 있는 ‘뉴욕의 공공도서관’으로 시작을 하게 됩니다. 이어서는 유럽에 있는 마치 궁전을 보는 듯한 모습의 ‘비블링겐 수도원 도서관’, 말로만 들었지 그 실체를 파악하지 못하고 있던 한국의 고대 도서관인 ‘규장각’, “세계가 어느 날 갑자기 붕괴되더라도 미국 의회 도서관만 건제하다면 복구는 시간문제다.”라는 시작의 말에 강한 자부심을 느껴버린 ‘미국 의회도서관’, 수업 시간에 지나가는 말로 들었다가 가슴속에 맴돌던 ‘위대한 사서 없이 위대한 도서관은 없다’는 말로서 시작하는 ‘마자린 도서관’, ‘사람들은 어디에서 최고의 지식을 얻는가?’라는 구절이 인상에 남는 ‘독일 국립도서관’, 그저 내부가 아름답다 생각해버린 ‘아드몬트 베네딕트 교단 수도원도서관’,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재미있다는 느낌을 받아버린 ‘프랑스 국립도서관’, 그리고 불타버렸기에 그저 안타깝게 만나본 ‘안나 아말리아 공작부인 도서관’, 처음에는 왕궁이었기에 그 웅장함을 자랑하는 ‘오스트리아 국립도서관’, 대학의 도시 그 심장에 있는 ‘하이델베르크 대학도서관’, ‘영혼의 요양소’라는 문구가 인상적인 ‘장크트 갈렌 수도원도서관’, 영화나 기타 작품 등을 통해 잠깐씩 만나본 프라하 그 중심에 있다는 ‘체코 국립박물관’, 스펀지에도 내볼까? 순간 즐거운 상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던 미국 대통령의 이름을 딴 도서관들에 대한 소개가 실린 ‘부시 대통령도서관’, 마지막으로 미스터리에 푹 빠져 살았을 때 정말 좋아했던 팔만대장경판의 이야기를 담은 ‘해인사 장경판전’ 등 정말이지 각 장의 타이틀만으로는 다 말하지 못한 많은 도서관들의 이야기가 작가의 입담과 함께 그 장대한 역사와 숨겨진 재미있는 이야기가 해일처럼 들이닥쳤던지라 정신을 차릴 수 없었습니다(웃음)

  사실 이번 책을 그냥 만났다면 “이 세상에는 평생 한번 가볼까 말까한 아름다운 도서관들이 있구나~”라고 감상을 마쳤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편입을 해서 도서관과 관련된 수업을 들으면서 이 책을 만났다보니 수업 시간에 지나가는 말로 하나 둘씩 들은 도서관의 역사라던가 도서관과 관련된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이 책에서도 착실히 정리되어져 담겨 있다는 사실에 그저 즐거운 기분으로 한 장 한 장 넘겨볼 수 있었는데요. 특히나 저자분이 실제 그 현장을 돌며 느낌 점에다가 직접 촬영까지 한 사진들을 보고 있자니 저 또한 그 현장에 함께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착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거기에 언젠가는 수업시간에도 들을지 모르겠으나 특별 강의를 듣는 기분으로 재미있게 만나본 지식이 있었는데요. 바로 ‘규장각’편에서, 일상생황 속에서 거의 신경 쓰지 않고 사용하던 생활 언어 중 하나인 ‘서방님’의 유래에 대한 것입니다. 아내가 자신의 남편을 서방書房님, 즉 ‘글방에 있는 님’이라고 불렀다는 것을 보면 선조님들께서 책을 좋아하셨다는 것은 일단 둘째 치더라도 저도 진정으로 ‘서방님’으로 불리기 위해 책을 더 많이 사랑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또한 ‘하이델베르크 대학도서관’편에서는 수업시간에 들었던, 분실을 방지하기 위해 사슬로 묶어놓은 책이 사진으로 첨가가 되어있었으며, ‘부시 대통령도서관’편에서의 바버라 부시 여사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앞서 읽은 적 있던 도서 ‘우리아이 우등생 만드는 기적의 도서관 학습법, 2005’을 연상해볼 수 있었기에 비록 국적은 다르지만 비슷한 생각과 행동의 실천을 보여주는 사례가 있구나 라며 입체적인 감상의 시간을 가져볼 수도 있었습니다.

  덤으로 직접 손으로 만든 고대의 필사본에 대한 이야기 중에서는 ‘움베르토 에코’ 님의 이야기가, 도서관과 장미에 대한 이야기 속에서는 ‘덴 브라운’ 님의 이야기마저 거론 되는 것이 그저 황홀한 기분이 드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잠깐. 지금 우리들에게 처해있는 도서관의 현실은 과연 어떨까요?

  도서관이 지식의 보고이자 아름다운 곳이며 영혼의 휴식을 담당하는 곳이라 열심히 듣곤 있다지만 과연 저는 지금 어디에 앉아있는 것일까요? 수업시간에도 하나 둘씩 듣게 되는 도서관의 이야기가 그동안 경험한 한국의 공공도서관에 대한 상식을 조금씩 정화시켜주곤 있다지만, 이렇게 노트북을 꺼내들고 열심히 손가락을 굴리는 저는 그저 탁한 기분의 공기와 답답함이 드는 침묵 속에 앉아있다는 기분이 드는 이유란 과연 무엇 때문일까요? 분명 공백의 시간이 길었던 도서관에서의 생활이 많은 차이점과 개선점을 보여주는 듯도 했지만 아직은 현실과 이론들, 그리고 도서관을 찬양하는 이런저런 책들과는 그 합치점을 발견하지 못한 체 혼란의 바다 위를 정신없이 표류하는 기분이 들고 말았습니다. 아니면 이 책을 읽음으로서 특히 이런 기분이 들었으니 역시나 ‘남의 떡이 더 맛있게 보인다.’라는 심리상태를 반증하는 것은 아닐까도 생각해보게 되었는데요. 그것도 아니라면 이런 그저 재미없게만 보이는 도서관에 대한 반발 심리로 제가 멋지고 아름다운 도서관을 하나 만들고 싶다는 욕망이 꿈틀거리고 있는 중일지도 모르겠습니다(웃음)

  으으. 그나저나 책을 읽으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이렇게 ‘감기록’을 작성하면서도 약간의 멀미 증세에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비록 ‘도서관’이라는 공통의 코드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곤 해도 각 지역과 문화에 따라 그 성질을 다르게 하는 장시간의 여정을 이렇게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 안에 읽어들어 간다는 것은 정말이지 적응하기 힘든 여행길을 경험한 기분이 들었는데요. 그러고 보면 저 또한 이때까지 살아오면서 필리핀과 일본, 금강산 등을 방문한다고 이런저런 교통편을 이용해봤다지만, 꼭 이렇게 장대한 여행길의 안내서와 같은 책을 읽을 때만이 금방이라도 구토를 일으킬 것 같은 기분에 빠지곤 하는 것으로 보아, 그만큼 저라는 사람은 책을 통한 상상적 이미지에 더욱 민감한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건물의 시각에서 먼저 바라본 도서관의 시작. 그것은 수도원을 중심으로 생성된 것이라고 하며, 초창기에서는 요즘과 같이 인쇄기술 보다도 한 글자 한 글자 직접 써가며 그림까지 그렸다는 ‘필사본’이 만들어 진 장소라는 것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앞서 만나본 미국 도서관의 역사를 담은 ‘도서관, 세상을 바꾸는 힘Civic Librarianship, 2001’이 연상되면서 좀 더 확장된 영역의 감상의 시간을 가져볼 수 있었는데요. 거기에 현재 읽고 있는 ‘상품의 역사 : 르네상스의 새로운 역사WORLDLY GOODS : A New History of the Renaissance, 1996’까지 머릿속에서 소용돌이치는 것이 심히 알딸딸한 기분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빠른 시일 내로 ‘규장각’과 ‘해인사’를 방문해볼 것을 다짐하며 이번 기록을 마쳐볼까 합니다.

[첨가]

  작년 3월에 방문해 지인분과 맛있는 술자리를 가졌던 안면도에 도서관이 하나 없다는 사실을 어제야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인분과 의논해본 것이 공공도서관 설립이 무리라면 둘 중 하나가 로또 1등에 당첨되어 개인도서관을 하나 만드는 것이 어떻겠냐는 것으로 많은 계획들이 일단 귀결되고 말았는데요. 그분도 나름대로 글도 쓰시고 작품 감상을 좋아하시던 중 서울에 사시다가 안면도로 갑자기 내려가셨던지라 많이 적적하시다고 하시니, 마침 저 또한 한적한 시골의 도서관 사서를 꿈꾸는 중 이었다보니 그 계획이 사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모르는 것이 더 많으니 일단은 공부를 더 열심히 해보고자 마음먹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에 나오는 여러 멋있는 도서관까지는 무리일지는 몰라도, 제가 꿈꾸는 그런 멋진 도서관을 만들기 위해서라도 말입니다!!


Comment ' 3

  • 작성자
    여름안에서
    작성일
    08.05.25 17:00
    No. 1

    엄청난 양의 책을 읽으시고 그 속에 도서관에 관한 책이 많은지라 저는 무한님이 문헌정보학을 전공하시고 그쪽 계열에서 일하시는 분인지 알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감상 서두에 보니 건축설계쪽에 몸담고 있으신 분이시군요. 열정적인 독서량에 감탄만 나옵니다. 와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6 [탈퇴계정]
    작성일
    08.05.25 20:31
    No. 2

    오늘 도서관에 다녀오고 나서야 이 감상문을 보다니 흑흑 ;ㅅ;
    1주일을 어찌 기다리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일
    08.05.26 00:20
    No. 3

    여름안에서 님의 답글에 대해서... 건축설계쪽은... 이미 지난 이야기가 되어버렸습니다^^

    액시움 님의 답글에 대해서... 시간이라는 것은... 바쁘게 살다보면 금방 가는 법이지요 뭘~ 하하하하핫^^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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