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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2 무한오타
작성
08.05.29 09:34
조회
744

제목 :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 2001

저자 : 이광주

출판 : 한길아트

작성 : 2007.04.04.

“코르소! 나에게 진실을 말해주오!!”

-즉흥 감상-

  아아. 재미있었습니다. 특히 책의 첫 장을 넘기는 순간 이야기하는 사람을 저자보다도 아르투로 페레스 레베르테 님의 소설 ‘뒤마 클럽El Club Dumas, 1993’에 등장하는 책 사냥꾼 주인공인 코르소를 연상해버렸기 때문에 더욱 흥분해버리고 말았는데요. 한편으로는 앞서 만난 조란 지브코비치 님의 ‘책 죽이기THE BOOK, 2003’, 최정태 님의 ‘지상의 아름다운 도서관, 2006’ 그리고 리사 자딘 님의 ‘상품의 역사 : 르네상스의 새로운 역사WORLDLY GOODS : A New History of the Renaissance, 1996’까지 연상할 수 있어 행복했었던 이번 책을 조금 소개해볼까 합니다.

  으흠! 하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여러 이야기들에 대해 간략하게 내용을 간추리려는 행동을 했다가는 위에서도 짧게 언급한 세권의 내용을 되풀이 해버릴 것 같아 시작하기도 전부터 멀미증상이 올라오려고 하는데요. 그냥 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본 것들을 몇 가지 적어볼까도 했지만, 그래도 신이 나서 주절거려보면 다음과 같겠습니다.

  우선 다양한 고서와 함께 도서관의 그저 웅장하게만 느껴지는 사진에 이어 저자분의 책방 방문의 즐거움과 처음 어떻게 책과의 만남을 가질 수 있었는지는 등의 이야기와 함께 르네상스 시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시대의 흐름 속에서 있었던 책의 변천사와 그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가 수록되어져 있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는 영어사전의 편찬과정과 ‘살롱’과 관련되어 여성들의 독서운동, 소설가와 출판사의 관계, 거기에 최초의 지식인으로 ‘아담’이 거론되었노라 등의 기존의 상식이 뒤집어지는 줄 알았던 이야기 까지 많은 다양한 이야기가 수록되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앞선 작품들과의 차별성을 둘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책일 경우 즐거운 마음으로 쓴 리뷰의 집약체를 만난다는 기분과 함께 앞선 다른 책들의 이야기들과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각도에서의 접근이라는 것이 저자분 특유의 입담, 아니 손 담에 힘입어 눈 굴러가는 기분마저 참 마음에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책 제목마냥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위해 끊임없이 변화를 계속하는 책의 이야기를 읽고 있었다보니 사실 “책은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고, 사람은 그런 행복함으로 또 한권의 책을 만든다.”라는 즉흥 감상을 적어볼까도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즐겁게 읽어볼 수 있었는데 반해 계속해서 머리가 지끈지끈 거리기에 그 이유를 나름대로 찾아보니, 이번 책일 경우 앞선 세권의 책을 만나기 전에 만났다면 훌륭한 길잡이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결론을 만나볼 수 있었는데요. 솔직히 그 책들이 저로 하여금 새로운 지평 만나볼 수 있게 했다는 점에서는 즐거웠을지는 몰라도 읽는 내내, 그리고 감상의 흔적을 작성하는 동안에도 그랬지만, 그에 대한 감상 기록을 읽어주시는 분들의 반응 또한 이때까지와는 다르게 그다지 끌리지 않는다고 할 정도였습니다. 대신 이번의 책은 정말이지 하루 종일 감탄사만 읽는 것 같아 내심 즐거웠기도 했으며 앞서 언급한 세권의 책들을 정리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에 오히려 이번 책을 앞서 읽었다면 살짝 본 요리의 맛에 이끌려 전체요리의 세계를 향한 멋진 안내서가 될 수 있었을 것이라 판단하기에 이르렀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 생각해보게 된 것이 있다면 ‘과연 책이란 무엇일까요?’라는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우선 가장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두 사전에서 찾은 정의를 적어볼까 하니 너무 딱딱해질 것 같아 옮기다가 지워버리고, 개인적으로 판단하고 있는 정의를 적어볼까 하는데요.

  제가 생각하기로 책이란, 새로운 세상으로 갈수 있는 시공간마저 초월할 수 있는 문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재미있어야하는 것은 물론이겠거니와 많은 생각을 같이 해볼 수 있는 책이면 더 좋겠고, 대부분의 책을 그저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버리는 저에게 있어서는 그동안의 삶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해소해줄 수 있으면서 새로운 무엇인가를 해볼 수 있는 활력까지 충전해줄 수 있는 것을 책이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악서와 양서라는 끝나지 않는 딜레마에 시달리곤 하는데요. 그만큼 책등에 보이는 제목만큼 첫 만남을 결정하는 것이 없다는 것인지, 제 개인 서재를 방문하는 가족을 포함한 대부분의 지인들은 어둠의 힘이 느껴진다면서 잔소리가 심합니다. 하지만 제목만 보고 판단하는 것은 책이 담고 있는 내용과 작가의 생각들에 대한 선입견이 심겨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고 판단되는바. 각 분야에서 나름의 최고의 이야기이자 최고의 책을 만들기 위한 수많은 시도를 새싹부터 밟아버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책의 제목에서도 말하고 있듯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이란 과연 어떤 책을 말하는 것일까요? 책 에서는 책의 어원을 ‘biblion’으로 개인적으로 현재 최고의 베스트셀러로 생각중인 ‘성경Bible’의 어원이라고도 말하고 있었는데요. 책에서 소개하고 있던 르네상스 시대의 성경은 글씨는 물론이요 그림까지 아름답게 전부 손으로 만든 ‘필사본’임에 심히 아름다움에 대해 공감을 해볼 수 있었다지만, 인쇄술의 계속되는 발전 중 그 정점이라 말할 수 있는 현대에서의 성경은 살짝 넘겨보기만 해도 무슨 사전도 아니고 그저 빽빽하기만 한 것이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위한 노력은 너무나도 옛날이야기가 된 것은 아닌가 실망감을 가져볼 수 있었습니다. 물론 시대에 따라 ‘가치’라는 것이 그 기준을 달리한다고는 하지만 요즘은 한권의 최고의 책을 만들기 위한 특별한 노력 같은 것이 없나 그저 궁금해지기만 하는군요.

  앞선 감상기록들에서도 잠깐 지나가듯 설명한 것이지만 저는 산책이나 여행을 핑계로 일명 ‘전국 헌책방 순례’를 다니곤 합니다. 금전적 여유만 생기면 가까이로는 제가 살고 있는 고장의 헌책방을 한 번씩 돌아보고 멀리로는 지도 한가득 그동안 조사한 각 지방의 헌책방을 표시해두고 탐험을 다니곤 하는데요. 요즘은 인터넷이 발달되어 중고서적까지 On Line시대가 열려버렸다곤 하나 Off Line으로 운영되는 헌책방에서 소문 하나에 의지한 채 방문해 그토록 찾아다니던 책을 발견할 때의 그 절대적인 감정은 감히 무엇이라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동내의 서점은 물론이고 이런 중고서적마저 하나 둘씩 문을 닫아가는 현실에서는 책 이라는 것을 만나보기가 여간 힘들어진 것이 아닌데요. 그렇다고 공공도서관이 집에서 가까운 것도 아니고 현재의 삶이라는 것이 정신적으로 그다지 여유가 없다 느껴지는 것이 저를 메말라가게 하는 것만 같습니다. N.EX.T의 노래 ‘도시인’을 리메이크한 데프콘의 ‘CITY LIFE’의 가사 일부분에서도 나오듯 ‘이 치열한 도시, 똑같은 성공의 법칙’이 지배하는 콘크리트 정글 속에서 과연 정신적 문화의 유산이라 말할 수 있는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을 위한 꿈은 과연 언제 즘이나 재현될 수 있을 것인지 심심한 고민에 빠져보며 이번 감상기록은 여기서 마쳐볼까 합니다. 아니면 역시나 ‘아름다운 지상의 책 한권’의 추구 기준 또한 흘러가는 세월 속에서 그 모습이 바뀐 것은 아닐까 모르겠습니다(웃음)

[추가]

  언제부터 새로 나온 것이 무조건 좋다는 인식이 일반화 되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책 또한 그런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들어버렸는데요. 그렇다고 큰 서점에 가서 이미 소장중인 책에 대해 새롭게 재 출판되어 나오는 책을 만나봤을 때 이전보다 좋아졌다는 생각을 가진 경우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것 또한 제가 경험한 문제입니다.

  예를 들어 외국 번역서적일 경우 요즘처럼 한 작가의 이름으로 사실은 단행본임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랍시고 묶어 파는 경우 그 묶음에 부분적이나마 몇 권의 책을 미리 가지고 있을 때 그러한 나머지 책들을 보면 하염없이 답답하기도 하며, 출판사를 다르게 하여 책이 새롭게 나온 경우 번역자분의 실력 때문인지 읽어 들어가면서 열 받는 경우도 없진 않았습니다. 물론 시간을 두고서 새롭게 나올 경우 더욱 훌륭한 번역본이 나오거나 완역본 같은 것이 나오기도 해서 기분이 좋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이미 대부분 절판되어버린 예전 책들을 일일이 찾아가며 구입하기도 그렇고 새롭게 출판되어진 책들을 사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은 경험을 저 말고도 많은 분들이 하셨을 것이라 생각이 드는바. 저만의 책 수집 노하우를 조금 소개해보자면 각 장르문학에 대한 커뮤니티 홈페이지를 찾아보실 것과 중고서적 검색 포털사이트가 존재함을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저보다도 심하게 헌책방을 사랑하시는 분들이 모여 조직을 이뤄낸 곳 등을 찾으신다면 중고서적에 대한 다양한 정보가 존재한다는 것을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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